[뉴스워커_기자수첩] 최근 신한카드 한 여직원이 직장 내 따돌림을 당했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신한카드 사장이 취임사를 통해 강조한 바 있던 ‘막힘없는 소통 경영’이 공염불에 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담당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달 27일 신한카드 여직원 A씨는 사내에서 업무상 따돌림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었다.

A씨 유족이 밝힌 유서에는 “2014년 하반기 지점으로 발령받은 이후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했다”며 “본사에서 지점으로, 다시 센터로 발령이 나는 과정에서 집단 괴롭힘에 시달리다 죽음을 당했다”라고 적혀 있었다.

또한 A씨 유서에는 “파견직 직원 밑에서 6개월간 연수를 받는 일도 있었다”며 “X신 만들기, 배제, 배제 결국엔 가맹으로. 온 몸이 바늘로 찔리는 고통의 시선” 등 사내 왕따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로 인해 A씨는 1년간 정신과 치료를 받았으나 결국 극단적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신한카드 사내 왕따를 주장하며 직원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임 사장이 평소 주장해온 ‘소통 경영’이란 경영철학이 결국 보여주기 식에 불과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른다.

임 사장은 작년 취임사를 통해 직원들에게 “곡선이 직선을 이기는 것처럼 고객을 대할 때, 협력사와 업무를 진행할 때, 동료와 함께 할 때 항상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대해야 한다”라는 경영철학 3CS를 전파했다.

실제 임 사장은 취임 직후 과감한 인력 감축으로 비용을 줄이는 등 효율화 전략을 밀어 붙였고, 취임한 지 1년 만에 신한카드 순이익 증가율을 업계 평균치 2배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 ‘호실적’을 내고 있다

카드업계는 오로지 ‘최고의 성과’를 유도하도록 손질되어 있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성과를 유도하는 기업의 제도만이 성공의 조건은 아니다.

최고의 성과를 유도하기 위해서라면 노동의 유연성을 보장해 올바른 사내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직원들의 입장에서 귀 기울이는 리더십은 필수적이다.

따라서 이번 사례를 통해 임 사장의 ‘소통 경영’은 성과지상주의 사고방식의 방편에 불과했던 게 아닌가를 고찰해봐야 할 때다.

직원 간에도 경청과 소통이 필요함은 물론, 역지사지 입장에서 리더가 직원들의 곤경과 고충을 이해하고 협력하는 분위기도 올바른 경영의 강조점이라 할 수 있다.

직원과의 ‘원만한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성과주의 방식은 이번 사례와 마찬가지로 또 다른 참혹함으로 직원을 곤경에 빠뜨릴 수 있으며, 내부는 물론 외부에서도 외면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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