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기자수첩] 글로벌 기업인 로레알 한국지사 내에서 한 간부가 인사 보복과 언어폭력 등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세계적 윤리 기업으로 거듭난 ‘로레알’의 윤리 의식 가치와는 거리가 먼 갑질 행태가 기업의 민낯으로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 뒤따르고 있다.

로레알 한국지사의 한 사업부 간부급 인사는 직원들을 상대로 수차례 폭언을 일삼았다.

이 사업부에서 16년간 근무한 A씨는 직속상사이자 문제의 이 간부가 “휴가를 사용할 거면 차라리 3개월치 급여를 줄테니 퇴사하라”라는 압박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또한 A씨는 “주말에 일 시키고 밤늦게 카톡하고 전화하고, 노트를 찢어서 얼굴에 뿌리고, 노트로 뒤통수를 가격하고”라며 추가 폭로를 덧붙였다.

▲ 그래픽_뉴스워커 진우현 그래픽 담당

이 간부는 다른 직원들에게도 인격 모독성 발언을 서슴치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간부는 “'개x 같은', '잉여 인간', '발가락 때만도 못한 인간'” 이라는 등의 욕설을 줄곧 직원들에게 가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10년 가까이 이어진 해당 간부의 폭언과 갑질로 인해 부하 직원들은 정신과 상담을 받거나 퇴사하는 사례도 속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 피해자의 폭로로 인해 문제가 불거지자 로레알 코리아는 사태를 급하게 마무리하려 한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로레알 코리아는 이 간부에게 감봉 6개월의 징계를 내리는 데 그쳤고, 2014년 이사로 승진하는 등 오히려 승승장구했다.

또한 로레알 코리아 인사부는 가해자와 피해자를 격리하기는커녕 업무 배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직원들을 고립시켰고, 육아 휴직을 사용한 직원에게 괘씸죄를 물어 2개월 이상 대기발령 인사 보복 조처를 했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이는 갑질과 2차 가해가 로레알 내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져 왔음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이번 사건 이후로도 갑질 폭로는 계속되고 있어 로레알의 ‘윤리경영’은 그저 허울에 불과했던 것이 되고 있다.

로레알이 표면적으로 윤리경영을 지향해 온 것이라면, 로레알의 ‘착한’ 이미지에 무한한 신뢰를 표하며 탄탄한 구매력을 선사해온 소비자들 또한 우롱한 셈이 된다는 점을 부인하기 힘들다.

로레알은 6년 연속 세계적 윤리기업으로 선정된 사실을 기업의 영예로 자부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이번 사건 이후로 어떤 누가 이를 수긍할지 의문스럽다.

경영성과를 통해 글로벌 기업이라는 영예를 쌓아갈지라도, 윤리경영에 실패하면 한 순간에 고객과 사회의 신뢰를 잃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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