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김태연 기자] 강원랜드 부정채용에 이어 노골적 부정채용 실태가 계속되면서 청년들에게 끊임없는 박탈감을 안기고 있다.

수서고속철도를 운영하는 주식회사 ‘SR’에서 직원들의 자녀와 친인척을 무더기로 부정 채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수서고속철도 SR은 정부의 철도 경쟁 체제 도입을 명목으로 만들어져 코레일과 분리돼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오히려 경쟁 체제 도입이 부정채용 주 무대가 셈으로, 공정한 경쟁은 고사하고 코레일의 임원 자녀들을 점수를 조작해가면서까지 뽑아온 사실이 드러났다.

▲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담당

SR은 이런 식으로 2015년부터 1년여간 9차례에 걸쳐 신입과 경력사원 24명을 부정 채용으로 선발해왔다.

부정채용의 중심이 된 편법 과정도 노골적이었다.

SR 영업본부장 김 모 씨는 지인들로부터 자녀 채용청탁을 받아 당시 인사팀장이던 박 모 씨에 특정인 채용을 지시했고, 이에 박 모씨는 청탁받은 사람을 합격시키기 위해 서류 및 면접점수를 조작해 점수가 더 높은 지원자 수십여 명을 무더기로 탈락시키기도 했다.

또한 회사 임원이 단골식당의 주인으로부터 자녀 채용청탁을 받고 이를 인사팀장에게 전달해 채용 지원서 접수시간이 종료된 후에도 부정 채용을 강행했다.

SR의 ‘노사합심’이 검은 채용을 위해 발휘된 것도 지적된다.

SR 노조위원장 이 모 씨가 1억 230만원 상당의 뒷돈을 받고 지인 11명에게서 채용청탁을 받아 노조위원장 지위를 이용해 채용비리에 앞장섰다는 것.

이러한 편법과정으로 인해 부정 채용된 이는 24명이나 되고, 2년간 영문도 모르고 피해를 본 지원자는 100명이 넘었다.

이는 신의 직장이라 불리는 공기업에서 강원랜드 못지 않게 큰 채용비리와 편법이 우리 사회에 얼마나 횡행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SR 부정 채용은 코레일 자회사에 대한 불신으로까지 번지고 있으나 정작 코레일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부정 채용에는 한통속이었으나 그저 관계사의 문제로만 치부하고 있는 코레일의 속내 앞에 수십만 청년 취업자들은 박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실력으로 정당히 입사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이 완성되어야 한다는 소리는 모두 헛구호가 되고 있을 만큼, 부정 채용 문제는 사회 도처에 깔려 편법이 횡행하고 반칙이 구조화되는 문제를 낳고 있다.

취업난에 좌절하는 청년층을 위해 정확하고 공정한 채용 구조 시스템, 책임 있는 대안을 내놓아야만 사회 전반의 뿌리 깊은 부패까지 해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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