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중시’ 경향↑…경제적 보상 있다면 근로시간 연장 가능 57%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세대별 직업의식 및 직업윤리 조사

과거에도 본업 외 부업을 통해 수입을 얻는 ‘투잡족’이라는 말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부업의 수가 두 가지를 넘는 의미를 내포한 ‘N잡러’가 등장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5월 기준 부업을 하고 있는 인구수는 62만 9610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경영상 어려움을 겪은 회사들이 직원들의 정리 해고에 나선 것도 부업 인구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평생직장에 대한 개념이 흔들리며 위기에 대비해야한다는...<본문 중에서>
과거에도 본업 외 부업을 통해 수입을 얻는 ‘투잡족’이라는 말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부업의 수가 두 가지를 넘는 의미를 내포한 ‘N잡러’가 등장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5월 기준 부업을 하고 있는 인구수는 62만 9610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경영상 어려움을 겪은 회사들이 직원들의 정리 해고에 나선 것도 부업 인구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평생직장에 대한 개념이 흔들리며 위기에 대비해야한다는...<본문 중에서>

[뉴스워커_경제의 시선] 국민들의 직업의식이 변화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유행 전후로 차이를 보인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지난 1일 개최한 한국인의 직업의식 및 직업윤리최종 세미나에서 지난 4년간 국민들의 직업의식 변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변화가 두드러졌다. 코로나 이전과 대비해 개인의 소득이 증가하지 않았다는 항목에 대한 응답이 83%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물가 상승으로 실질소득이 줄거나 제자리인 상황에서 대출 이자는 늘면서 변동금리대출을 받은 소비자들의 실질가처분소득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직장인의 직업관에 대한 변화에는 코로나 19도 한몫했다. 코로나를 기점으로 이전엔 일과 삶의 균형인 워라밸이 중요한 가치였다면, 이후는 소득을 더욱 우선시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경제적 보상이 있다면 야근이나 주말출근도 마다하지 않는 직장인이 늘었다. 즉 일에서 찾는 성취감이나 보람 등 정신적 가치보다는 승진이나 월급 인상등 보다 현실적인 보상을 추구하는 경향도 뚜렷해 졌다고 볼 수 있다.

직장인의 57.5%는 돈을 더 벌 수 있다면 근로시간을 늘릴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2018년 발표된 조사에서는 32%만 그렇다고 답했었다.

10년 만에 기준금리가 3%를 넘어섰다. 불과 1년 사이 3배가 늘면서 대출 이자도 빠르게 늘면 소비도 투자도 얼어붙을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은 수출 둔화세 속에 물가와 금리가 오르면서 내년 소비와 투자 모두 부진할 것이하고 전망했다.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 경제위기까지 겹치면서 세대별로 을 대하는 직장인들의 자세는 많이 달라졌다

고물가 속 저성장 국면에서 금리까지 뛰면서 내년 내수 경기도 좋지만은 않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물가 상승으로 실질소득이 줄거나 제자리인 상황에서 이자는 늘면서 변동금리대출을 받은 소비자들의 실질가처분소득이 급감하고 있다.

한은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잠재성장률(2%)보다도 낮은 1.7%로 내놓으며 경제둔화를 예고했다. 한은이 다음해 성장률 전망치를 2% 이하로 제시한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국민들은 대출 이자 감당에 생활비까지 돈 들어갈 데는 많은데 실질소득이 줄다보니 일을 더 해서라도 현금마련과 생활비 충당을 바라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팬데믹 이전엔 워라밸이 대세였다면 지금은 일해서 소득을 증가하는 추세로 변했다.


평생직장개념 옅은 MZ세대, 능력개발은 중요시해


평생직장에 대한 개념은 전세대에 걸쳐 인식이 낮아졌다. 특히 2030으로 대표되는 MZ세대에서는 평생직장의 개념이 거의 사라지고 있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에서 전국의 성인 남녀 4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세대별로 우선순위가 조금씩 달랐다. YTN1129일 보도에 따르면 기성세대인 40·50·60대는 가족관계가 1순위로 나타났고, 일이 그다음, 여가생활은 3번째라고 응답했다. 30대는 가족생활이 1순위, 2위 여가생활, 3위가 일이라고 답했다.

20대 직장인들에게 삶의 가장 중요한 영역은 여가 생활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는 가족생활이나 보다 여가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직업에 열정을 쏟기보다는 언제든 이직을 할 수 있는 것이 이들의 특징이고, ‘능력개발의 중요도가 다른 세대에 비해 높았다.

연구진은 MZ세대의 직업관이 현재형미래형으로 나뉜다고 진단했다. 당장의 경험과 소비를 중요시하는 현재형과 자기 개발·저축을 중시하는 미래형으로 나뉜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20대를 제외한 나머지 세대들에서는 가족과 일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일단 늘어나는 대출이자를 감당하면서 가계도 꾸려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돈이 개인과 가족의 안전을 담보한다는 것을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더 깊이 느낀 이유도 있다.


‘N잡러’·‘부캐공고해져다양해진 직장인들의 생존전략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의 4대 원장을 지냈던 이원덕 노사공포럼 공동대표는 지난 9월 열린 심포지엄에서 디지털 시대전환 시대의 선도주자는 이에 따른 선점효과를 얻을 것이라며 디저털 전환 격동기에 따른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디지털 전환으로 생산성 급증과, 노동력 수요가 감소하면서 새로운 직업이 생기고, (기존) 직업은 사라질 것이라며 산업화 시대의 중간계층 일자리가 몰락해, 중산층의 위축으로 이어져 사회 안전망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평생 직장 대신, 한 명이 여러 직업을 갖는 일명 ‘N잡러부캐개념이 등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과거에도 본업 외 부업을 통해 수입을 얻는 투잡족이라는 말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부업의 수가 두 가지를 넘는 의미를 내포한 ‘N잡러가 등장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5월 기준 부업을 하고 있는 인구수는 629610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경영상 어려움을 겪은 회사들이 직원들의 정리 해고에 나선 것도 부업 인구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평생직장에 대한 개념이 흔들리며 위기에 대비해야한다는 인식도 퍼졌다.

부업을 알아보기 전에 어떤 점을 고려하면 도움이 될까. 전문가들은 인공지능(AI)에 대체되기 쉬운 반복적인 업무 수행보다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부업 활동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또 시장의 수요를 보고, 본인의 흥미와 동기 수준을 고려해야 한다. 부업 활동은 수입을 높이기 위한 활동이기도 하면서 주체적인 커리어 형성의 기회이기도 하다. 자신이 좋아하는 부업 활동을 하며 개인적으로도 실력을 쌓고 성장하는 게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서울에 사는 30대 주부 이 모씨는 얼마 전 집안의 모든 신용카드를 없앴다고 한다. 올해 들어 대출 이자 부담이 커져 나가는 돈을 관리해 위기에 대비할 필요성을 절감했다. 지금부터라도 지출을 최소화해 돈을 더 모으고 내집 마련에 성공하기 위해서다. 직장인들이 고금리와 고물가 경기 침체기에 소비를 줄이고 소득을 늘리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꾸리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욜로(YOLO·YOU ONLY LIVE ONCE)워라밸을 중시하는 분위기에 칼 퇴근은 필수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젠 연장근무, 주말출근도 마다하지 않는다. 대출이자 갚느라 생활비가 빠듯하기 때문이다. 주중에는 본업에 충실하고 주말을 이용해 부업에 임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나 자신을 계발시키고 자기 자신에게 투자함과 동시에 소비를 줄일 수 있는 곳에서는 확실히 줄인다. 빠르게 변화하는 이 시대에 직장인의 현생을 위한 생존기는 박수를 보내고 싶을 정도로 진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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