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주의 조카, 대한유화 이순규 회장 : 창업주-> 법정관리-> 창업주 동생-> 창업주 동생의 4남

▲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담당

[뉴스워커_김준식 기자] 국내 유화산업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평가 받는 대한유화의 창업주는 故 이정림 명예회장이다. 고 이정림 회장은 황해도 개성상인 출신으로 1950년대 초 개풍상사를 설립하여, 석유화학 사업에 뛰어들어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고무와 화학, 섬유 원료를 수입·가공·판매를 하였다.

1960~70년대 석유화학 산업의 성장과 함께 대한유화는 성장가도를 달렸고, 1990년에는 유화업계의 경쟁심화로 경영난에 빠져 결국 1994년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됐다.

하지만, 고 이정림 회장의 동생인 고 이정호 회장이 경영권을 넘겨받아 성공적으로 법정관리에서 벗어난 대한유화는 1999년 8월 거래소에 상장했다.

이후 대기업들로부터 지속적인 M&A 위기를 겪었지만, 현재 고 이정호 회장의 4남인 이순규 회장이 개인 소유회사를 이용해 대한유화에 대한 지배구조를 견고히 다져 안정적인 경영권을 구축해 놓은 상태다.

▲ 정리_뉴스워커

이외에 이순규 회장 본인지분 2.55%과 특수관계인인 친인척들의 지분 7.71%로 분포 되어있어, 이 회장의 본인지분 및 우호지분과 개인회사 지분을 모두 합하면 41.27%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피아이씨코포레이션(이하, KPIC)은 부인인 김미현씨가 6.65%, 이 회장이 93.35%를 보유해 사실상 이 회장이 100% 소유하고 있는 개인회사다.

▲ 자료_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자료_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2013년 12월 KPIC, 대한유화의 최대주주 등극…이전 최대주주 ㈜ 유니펩 지분 다소 분산되어 있어

2012년까지만 해도 대한유화의 최대주주는 지분 25.11%를 보유한 ㈜유니펩이란 계열사였다. 이 유니펩은 (2007년 기준) 이순규 본인지분 52.75%, 재정경제부 8.14%, 기타 개인주주 39.11%로 다수 유니펩에 대한 경영권이 견고하지 않았다.

하지만 돌연, 2008년 유니펩의 주주구성에 이 회장의 개인회사인 KPIC가 24.25%로 2대 주주로 자리를 잡으며 점차 지분을 늘려 결국 KPIC가 유니펩을 흡수합병하게 됐다.

▲ 자료_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일감몰아주기로 성장시킨 KPIC로 경영권 공고히 다져

KPIC는 2005년 3월 무역업, 복합운송 주선 및 용역업을 주요사업으로 설립된 회사로 2017년 연결기준 매출액이 2조가 넘는 우량한 기업이다.

KPIC는 2007년 이후부터 대한유화와 특수관계자로부터의 내부거래가 급격히 증가를 하면서 매출이 급성장했다. 2006년 매출액 1,000억원 대비 2017년 매출액은 2조로 20배 가량 증가한 것이다.

2017년 KPIC의 개별기준 재무제표를 보면 작년만 해도, 매출액 1조 1,471억 원 중 대한유화로부터 일감 8,523억 원을 받아 74%를 차지했다.

▲ 자료_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자료_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개인 현금창구 사용(?)

이순규 회장은 KPIC로 6년간의 배당금만 199억 원이며, 이러한 배당금은 부인과 함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이 회장의 주머니로 고스란히 들어갔다.

여기에 대한유화로부터 매년 회장직에 대한 보수를 받고 있는데, 2017년 기준 이 회장은 33억 4,900만원을 보수로 챙겼다.

이처럼 이순규 회장은 대한유화의 본인 지분은 2.55%이지만, 개인회사를 내세워 간접적으로 회사를 지배하고 있으며, 이 개인회사를 일감몰아주기로 몸집을 불려 개인의 현금창구로 이용하고 있다.

▲ 자료_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이는 경제민주화를 요구하는 현 정부와도 맞지 않는 시대역행적인 개인사익추구이며, 지난 10여 년간 이 회장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벌여져 왔다.

현재 공정위가 자산규모 5조원 이상의 재벌들을 대상으로 일감몰아주기를 전방위적으로 조사하고 규제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이 규정에 부합되지 않는 중견기업들 오너일가들은 법의 사각지대에서 공공연히 사익편취를 행하고 있어 경제질서 확립을 위해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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