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자승자박으로 이미지 실추… GS·대림 구도도 가능할 정도(?)

“우리 말고는 할 수 있는 회사가 없기 때문에 GS·대림은 안 들어온다.”
“우성3차는 예가가 440(만원)정도 돼야 우성1‧2차아파트 보다 높은 품질이 될 수 있다.”
삼성물산이 우성3차재건축아파트 조합원을 상대로 홍보했던 내용이다. 이미 시공권을 확보한 우성1‧2차재건축아파트와 예가(공사 예정가격)를 맞추려는 ‘삼성의 꼼수’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우성3차아파트는 건축심의를 받은 시기부터 GS건설과 대림산업, 삼성물산의 두드러진 행보로 주목된 곳이다. 대형건설 3사는 이곳 우성3차아파트 재건축 조합원을 대상으로 각사가 건립한 아파트의 단지투어를 하는 등의 적극적인 홍보를 펼친 바 있으며, 공공관리자인 서초구청에서 과다 홍보로 인한 경고조치도 받은 바 있다.

특히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삼성그룹 사옥이 위치한 서초동 일대를 ‘래미안 타운’으로 조성하는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우성1‧2차에 이어 우성 3차, 신동아, 무지개아파트 등을 통합하는 ‘타운화 전략’을 내세워 초기부터 조합원의 표심 잡기에 나섰다.

지난 6월 1일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우성3차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시공자 입찰공고를 8월말로 예고했다.

그런데 건설사들 사이에서 ‘삼성이 조합원들을 상대로 (삼성이 유리한 쪽으로)입찰지침서 내용을 조장하고 다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우성3차아파트 재건축 조합원 A씨는 “예가결정을 앞두고 대의원회의에서 390만~410만원으로 결정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삼성은 예가가 440만 원 이상 되지 않으면 저 품질의 아파트가 된다며 홍보했다”고 말했다.

삼성남부사업소 홍보담당 배유강 과장은 “조합원들에게 기존에 수주한 프로젝트가 있어, 그것과 비교해 일반적인 상황을 합리적으로 설명했을 뿐”이며, “조합에서 기준을 정했을 때는 그 기준에 따라 입찰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합은 시공사선정에 관해 서초구청 공공관리팀과의 1차 협의를 마무리한 상태에서 지난 17일 대의원회를 열었다. 조합관계자가 밝힌 입찰지침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됐다. ‘예가는 410만원이며 입찰보증금으로 현금과 보증보험증권 각10억으로 한다.’

우성3차대의원 B씨는 “삼성이 우성2차와 비교하면서 (예가)440만 원 이상 돼야 최고의 품질이 된다고 홍보했는데 대의원회의에서 터무니 없음이 밝혀졌다”면서 “2년 전 우성2차재건축아파트의 시공사선정에서 삼성은 올 6월 착공기준 공사비를 414만원으로 제시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우성3차와 예가를 맞추려는 듯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의 배 과장은 “최종지침이 결정된다면 그 기준에 맞춰 입찰할 것이며, 기존에 수주해 놓은 프로젝트와의 형평성에 맞춰 최적화된 조건으로 들어가도록 계획을 세울 방침”이라고 전했다.

우성3차 시공권에 관심을 갖고 있는 대부분의 건설사들은 “삼성처럼 바로 옆에 수주한(우성1‧2차)곳이 없다”며 “조합이 정한 예가에 맞춰 나오면 된다”는 입장이다.

이에 배 과장은 “만약 기존에 수주한 곳에서 문제가 생기더라도 내부에서 풀어갈 숙제이며, 내부적으로 보강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해결해 나가면서 우성3차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조합관계자는 신중한 어조로 귀띔했다. “우성3차 조합은 34명의 대의원들이 있다. 이중에 특정한 곳을 좋다고 생각하는 대의원은 절반도 안 된다. 자유롭게 들어와서 공정하게 경쟁하라는 주의이기 때문에 삼성이 의도한 바 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다. 대의원들이 괘씸해 보였는지 삼성의 주장은 안건에도 올리지 않았다. 대의원은 정해진 대로 하려는 입장인데, 만약 예가가 410만원으로 결정되면 더욱 불리해 지는 삼성이 수주에 참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한편, 건설사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삼성은 우성1‧2차만 수주했는데 이미 우성3차도 끝난 것처럼 언론플레이하고, 조합원들에게는 GS·대림은 안 들어온다며 홍보하고 다닌다.”

삼성은 억측으로 모함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건설관계자는 “H신문 등의 기사를 보고 서초 우성3차의 시공사가 삼성물산인 줄 알았다”고 반박했다. 또한 “래미안타운 프로젝트를 설명하면서 일대 재건축사업을 불분명하게 프로젝트에 포함시키는 기사들을 인터넷으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며 “의도적으로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리웍스 리포트|신지은 기자]

▲ 삼성물산건설부문이 본사 인근에 위치한 우성3차아파트재건축을 수주하기 위한 행보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기 수주한 인근 재건축아파트 우성2차와 공사비를 유사하게 맞추기 위해 꼼수를 부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삼성의 아파트 브랜드 래미안의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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