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치킨 가맹점, 방문포장에도 ‘마진 낮아 할인 제한’…피자 업계는 저항 덜해 대폭 할인 정책

프랜차이즈 치킨 가맹점 1위 ‘교촌치킨’이 지난 5월부터 배달료 2000원 인상 제도를 도입하면서 프랜차이즈 업계 ‘배달료 인상’이라는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여타 치킨 피자 프랜차이즈 업계도 제도 편승 의지를 보여 배달 비용 인상 및 추가금 제도를 갖추고 있으나 소비자들의 반응이 냉담하다.

▲ 그래픽_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 담당

이에 일부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은 수수료 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방문 포장을 유도하거나 할인 혜택을 선보이고 있으나 정작 본사 차원 할인 정책이 실시되지 않아 ‘안 하는게 아니라 못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는 가맹점도 있다.

배달료 유료화 등 제품 가격이 전반적으로 인상되자 소비자들은 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포장구매를 선호하는 한편, 배달료를 받지 않는 업체를 선호하는 등 소비 형태도 변화되고 있는 시점이다.

◆ 배달료 추가 및 인상 신호탄 쏘아 올린 ‘교촌 치킨’

치킨 가맹점 1위 교촌치킨은 5월 1일부터 건당 2,000원의 배달료 추가금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그동안 치킨을 비롯해 프랜차이즈 업계 일부 가맹점이 별도의 배달료를 받은 사례는 있었으나 가맹 본사 차원에서 배달료 유료화를 공식 제도화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배달 운용비가 인상된 것에 비해 당시 교촌치킨 측은 ‘어쩔 수 없는 조처’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미 가맹점들이 주로 이용하는 배달서비스 전문 업체들이 올해 들어 수수료를 대거 인상했기에 가맹점주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들어, 당시 교촌치킨은 “배달 인력난과 비용의 증가가 가맹점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주된 요인으로 판단해 배달료 인상 정책을 추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교촌치킨 메뉴 가격 자체는 변동이 없으나 배달료까지 더할 경우 가격은 10%나 인상된 것이 된다.

◆ 배달비 유료화 바람 불지만..할인 정책은 가맹점주 ‘재량’

교촌치킨이 배달료를 도입해 실질적 가격 인상에 나선 데 이어 치킨·피자 업계 등 전반적인 배달 메뉴 모두 배달비가 오르거나 유료화 바람이 일고 있는 추세다.

지난 5월 피자업계 1위인 도미노피자도 피자 가격을 500(미디엄 사이즈)~1000원(라지 사이즈)로 인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일부 치킨 피자 프랜차이즈 업계는 본사 정책상 갈수록 늘어나는 배달 비용에 매출에 타격을 입고 있다는 입장도 있다.

또한 배달료 인상에 방문포장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피자업계는 멤버쉽 할인, 방문 포장 할인 정책을 실시하고 있지만 치킨 업계는 방문 포장을 유도할 수 있는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제공할 여력이 안 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피자업체는 배달 비용을 줄이고 방문 포장을 하는 소비자들에 대해 보통 10~30%, 최대 40%까지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반면 치킨은 방문 포장을 해도 할인이 적용되지 않는다.

일부 가맹점주들이 재량으로 방문포장 시 할인해 주는 경우가 있지만 본사 차원에서 할인 정책을 실시하고 있어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치킨 업계와 달리 피자 업계가 방문포장 할인 정책을 실시하고 있는 이유는 피자가 치킨에 비해 원가가 저렴해 이윤이 많아 가격 인상에 대한 저항이 덜 하다는 분석도 있다. 

프랜차이즈 피자 가맹점 ‘피자헛’은 가맹점주가 주문앱 수수료를 내고 있는 제도를 실시하며, 프리미엄 피자 품목에 대해 레스토랑 배달 주문 30%, 방문 포장 40%를 할인해주는 ‘3040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피자헛은 가맹점주들의 30% 이상의 명시적 반대가 있을 경우 전국 단위 프로모션을 진행할 수 없으나, 해당 프로모션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찬성율은 73%에 달했다. 또한 가맹점이 주문 앱 수수료와 더불어 할인 비용을 부담하고 있는데 순 매출은 오히려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양한 할인 혜택을 선보여 방문 포장을 유도하고 배달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였기 때문이다. 반면 치킨업계는 가맹점의 마진율이 적어 할인 프로모션으로 추가되는 비용을 감당하기 힘든 구조가 할인 정책을 실시하고 있지 못하는 이유라는 점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제공하는 신선육에 각종 재료비가 추가되면 실질적인 치킨 원재료 비용은 8000원 수준인 데다, 각종 재료비, 임대료, 카드 수수료, 공과금, 인건비가 추가된다면 ‘남는 장사를 하기 힘들다’라는 게 업체 측 하소연이다.

◆ 여론, “배달료 인상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건 적절치 못해”…불만 감지되기도

한편, 치킨 업계가 배달료 인상이라는 제도를 줄줄이 도입하자 여론은 식자재 및 인건비 비용 인상에 대한 부담을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방문 구매를 할 경우 배달료 할인 혜택을 적용하지 않는 일부 치킨 가맹점 업체들로 인한 소비자들의 불만도 증폭되고 있다.

여론에 따르면 “치킨 시켜 먹으려다 배달비가 든다길래 방문 포장해간다니까 그래도 2천 원을 받아야겠다더라. 이건 신고감 아니냐”, “배달료라는 명목으로 받아먹으면서 배달 안했을 때는 배달료 안 받기는 어렵다? 그럼 망해야지 뭐”, “왜 포장해서 직접 들고 간다는데 배달료만큼 할인 안 해주는데”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치킨 업계 배달료 인상을 향한 불만이 곳곳에서 감지되면서 소비 형태 또한 변화되고 있다.
배달앱을 사용하는 업체는 이용하지 않고 전단지, 책자 등을 사용한 배달 방식, 또는 테이크아웃 제도 이용 시 할인혜택을 실시하는 가맹점을 공유하거나 찾는 ‘꼼꼼한 소비’ 형태가 배달료 보이콧에 대한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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