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10개국 중 우리와 교역이 가장 많은 나라, 베트남

문재인 대통령은 아세안과의 교류, 협력 관계를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4대 강국 수준으로 높이고자 아세안과의 교역량을 오는 2020년까지 현재 중국과의 교역 수준인 2000억불 정도의 규모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을 갖고 신남방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 그래픽_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 담당

그 가운데 베트남은 신남방정책의 중심국가라 할 만큼 베트남과 한국과의 교역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한국과 베트남과의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섬유의류산업은 물론 환경협력포럼, 전자정부 전수 등 다방면에서 베트남과 협력하고 있다. 

아세안 10개국 중 우리와 교역이 가장 많은 나라, 베트남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4월 “베트남은 한국의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이고,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신남정책의 가장 중요한 핵심 국가 중 하나”라고 말한 바 있다. 이는 정부서울청사에서 딩 띠엔 중 베트남 재무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밝힌 것으로,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이 베트남을 국빈 방문해 쩐 다이 꽝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후 양국 간에 경제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후속 작업으로 만들어진 자리였다.

김 장관이 이렇게 말한 이유는 베트남이 아세안 10개국 중 우리나라와 가장 많이 교역하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1992년 12월 수교한 이래 2014년에는 우리나라 4대 교역국 중 하나가 됐으며, 지난해에는 중국(26.5%), 미국(10.5%)에 이어 3위(8.4%)로 상승했다. 아세안 국가 중에서 교역액 1위, 투자액 1위로 무역액 693억 달러 규모, 300억 달러 흑자를 내고 있는 핵심 교류국가이다. 또한 지난 3월 문 대통령은 꽝 주석과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과 베트남이 2020년까지 교역규모를 1000억 달러까지 늘리기로 뜻을 모으기로 한 바 있는데, 그만큼 베트남은 성장이 기대되는 나라이기도 하다. 지난해 베트남은 경제성장률 6.8%를 달성해 중국 6.9%에 이은 세계 2위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베트남 정부가 2035년 국내총생산(GDP) 1조 달러를 목표로 삼고 있어 향후 베트남 인구 절반 이상이 하루 15달러 이상 소비하는 중산층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뿐만 아니라 베트남 인구가 1억 명인데, 평균 국민연령은 28~29세여서 차세대 소비시장으로도 떠오르고 있다.

베트남과의 협력 분야는?

지난 3월 문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 당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베트남 쩐 뚜엉 아잉 산업무역부 장관과 자동차, 섬유, 전력 등의 분야애서 정부간 협력을 강화하고 민간 협력을 지원키로 한 5건의 양해 각서에 서명했다. 그 가운데 섬유의류산업은 베트남 경제의 효자산업으로 꼽히고 있어 기대되는 분야이기도 하다. 

베트남의 섬유의류산업에는 약 7000개의 기업에서 275만명의 근로자들이 근무하면서, 지난 2015년에는 약 226억 달러를 수출했다. 2020년에는 수출액이 약 3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은 베트남을 대상으로 한 섬유의류 수출액이 지난해 29억8000만 달러로, 중국 19억 7000만 달러보다 많다. 이렇게 베트남의 섬유의류산업 성장으로 우리나라의 500개 면방업체들이 진출해, 투자건수 대비 베트남 섬유의류산업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이 외에도 건설사들도 베트남으로 진출했고, 한-베트남 환경협력포럼을 통해 국내 환경기업들이 진출할 예정에 있다. 또 우리 정부는 전자정부 노하우를 베트남에 본격 전수하기 위해 나섰다. 
우리나라 건설사들은 문 정부의 신남방정책 기조에 맞춰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인프라 공사 수주뿐만 아니라 민간 주택시장에도 진출하고 있다. SK건설과 포스코건설이 지난 2월 베트남 석유화학단지 프로젝트를 수주했으며, 특히 SK건설은 베트남 ‘롱손 석유화학단지’ 프로젝트 중 20억 달러 규모의 ‘에틸렌플랜트’ 공사를 프랑스 테크님과 공동 수조했다. GS 건설의 경우는 베트남 민간주택 시장에 진출해 있는 상태다. 

환경분야의 경우 국내 기업이 환경산업기술원의 해외진출 지원사업을 통해 베트남 호치민시의 하수처리 시설 건설 프로젝트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환경부와 환경산업기술원이 지난 4월부터 베트남 하띤성 하수관리 및 하천수질개선을 위한 마스터플랜 착수회의 등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달 25일에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 마이 띠엔 중 베트남 총리실 장관은 ‘전자정부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베트남은 우리 전자정부 법·제도 인프라 정비와 국가데이터센터 구축, 중앙·지방정부 간의 전자문서 유통, 중앙·지방의 데이터 베이스(DB) 통합과 표준화, 사이버 보안에 관심을 보여 왔고, 우리 정부는 이 분야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한다는 계획이다. 향후에는 베트남 주변 국가인 캄보디아, 라오스,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아세안 국가로 전자정부 진출을 넓힌다는 전략도 있다.

이렇듯 우리나라는 베트남과의 교역을 다양한 분야로 넓혀가고 있어서 2020년까지 교역규모1000억 달러 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베트남을 비롯해 주변 아세안 국가로 진출하는 신남방정책이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한-아세안 경제공동체 설립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있다. 박번순 고려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는 지난 달 21일 열렸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세미나에서 “현재 아세안은 한·중·일 각축장이 되고 있기 때문에 중국과 일본 등 아세안 진출 국가들과 차별화된 한국형 협력 모델 구축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베트남에 집중돼 있는 현재의 교역을 타 아세안 국가로 넓혀 가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요약>

신남방정책의 중심 국가, 베트남
- 아세안 10개국 중 우리와 교역이 가장 많아
- 섬유의류산업, 환경분야, 건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하기로
- 신남방정책 성과를 위해서는 ‘한-아세안 경제공동체 설립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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