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완 RE멤버스 대표 / 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과 특임교수

가을 이사철 매매하락속, 전세값 상승폭은 커지고 있습니다.

가을 이사철을 맞아 매매가는 여전히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공급 부족에다 신혼부부등 계절적인 요인에 의한 수요증가로 인해 서울지역의 전세가격 상승폭이 커지고 있습니다.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대비 0.1% 하락했으며. 특히 재건축 단지가 몰린 강남4구의 집값은 낙폭이 확대되는 양상입니다. 매수세 실종으로 강남구(-0.3%), 서초구(-0.3%), 송파구(-0.2%), 강동구(-0.4%)가 하락세를 주도하였으며 소위, 박원순표 재건축 정책리스크가 여전히 시장을 짓누르는 분위기가 여전합니다.
반면에, 서울의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대비 0.1% 올랐습니다.

송파구는 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 이주 수요로 인해 전세가격이 전주대비 0.4% 급등한 것을 비롯하여 중랑구, 광진구, 서초구도 집 주인들의 월세 선호와 기존 세입자들의 재계약으로 수급 불균형이 심화돼, 전주대비 0.3% 올랐습니다.

한편 올 하반기는 작년보다 서울지역의 경우 입주물량이 40%이상 감소가 예상돼 가을 이사철이 종료되는 10월까지는 전세값 강세 현상은 이어질 전망입니다. 다만, 예년보다 강남권 학군이전수요감소, 재건축이수기간 조정정책, 전세값 급등에 따른 수요층 분산 등으로 작년과 같은 급등가능성은 적어 보입니다.

분양시장은 곳곳에서 회복신호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주택시장이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기록한 가운데, 일부지역의 아파트 신규 분양 시장은 활황장세를 보이고 있어서 주목됩니다. 특히나 5년 가까이 침체 지속중인 서울 등 수도권에서 순위 내 청약 마감이 잇따르고, 지방도시의 분양도 청약자들이 대거 몰리는 과열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최근의 분양시장 동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30일과 31일 청약이 진행됐던 동탄 2신도시의 5개 건설사 4103가구가 청약 평균 경쟁률은 4.82:1로 마감되었습니다. 3.3㎡당 1007만~1042만원의 저렴한 분양가와 시범단지의 입지가치 그리고 중소형 아파트라는 점이 수요자를 끌어당긴 것으로 분석됩니다.(지난 7월25일 삼성동 섬유회관에서 개최된 분양설명회 강연을 통해 동탄2신도시는 분양가만 적정하면 실수요자가 관심을 가질 만 하다는 내용을 강조한바 있습니다)
둘째, 최근 청약을 마친 대우건설의 ‘위례신도시 송파 푸르지오’의 청약도 총 526가구 모집에 2710명이 몰려서 최고 124:1, 평균 5.2:1의 경쟁률을 기록하였습니다. 그간 선호도가 낮았던 40평형대 이상의 중대형 아파트가 분양 완료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생태형 택지개발지구라는 빼어난 입지가치와 평균 3.3㎡당 1810만 원대(최저 1693만원)의 가격 경쟁력이 성공요인으로 풀이됩니다. 지방도시에서는 세종시와 부산광역시에서도 청약돌풍이 눈에 띕니다.

그간 넘치는 대규모 아파트 분양으로 공급 과잉 우려가 컸지만, 포스코건설이 지난달 30일 실시한 ‘부산 더샵 파크시티’의 1,2순위 청약 결과, 1532가구 모집에 1순위에만 1만5604명이 몰려 평균 10.19: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세종시 모아엘가’도 412가구 모집에 총 1348명이 신청해 평균 3.27: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 주택 형이 1순위에서 마감됐습니다.

따라서 최근의 분양시장만 놓고 보면 수도권, 지방도시 할 것 없이 자가 주택 잠재수요는 풍부하다고 하겠으며 투자목적보다는 오래된 중고주택에서 새주택으로 바꾸려는 교체수요가 시장을
받쳐주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또한, 최근에 분양되는 아파트를 보면 실수요자가 선호하는 입지, 가격, 소형이라는 3박자의 필요충분조건을 갖췄다는 점에서 실수요자의 청약통장 사용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반기 주택시장은 거래량 회복여부가 최대 변수가 될 것입니다.

올해 들어 부동산 불황이 더욱 깊어지면서 주택 매매 거래량은 사상 최저치로 추락했습니다. 부동산써브가 2006년~2012년(매년1~7월) 기간의 주택 거래(매매)량을 분석한 결과, 올해 1~7월 전국 주택거래량은 40만799건으로 지난 2006년 47만여 건, 2010년 44만 건보다 감소한 가운데, 지난해 동기 57만3999건에 비해서는 30.2%나 급감하였습니다.

거래량 변화추이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주택유형별로는 1년 전에 비해 아파트가 41만7065건에서 26만9130건으로 35.5%, 연립주택(-19.7%), 다세대주택(-16.4%), 단독주택(-16.0%), 다가구주택(-9.3%) 등으로 아파트의 감소폭이 단연 큰 편입니다. 이는 소득감소 및 주거트렌드변화와도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추측됩니다.
둘째, 지역별로는 수도권의 단독, 다세대, 연립, 아파트 유형의 거래량이 역대 최저치를 나타냈습니다. 1년 전 동기대비 올 1~7월 거래량이 아파트 -36.6%, 단독 -26%, 다세대 -22.9%, 연립 -20.7%, 다가구 -15.9%로 줄었습니다.

지난 해 1~7월 거래량이 35만7743건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방 역시 같은 기간 25만3681건으로 29.1% 감소해 매수세 둔화 움직임이 뚜렷해졌습니다. 아파트 -34.9%, 연립 -18.9%, 단독 -12.9%, 다가구 -5.6%, 다세대 -3.6% 순으로 지방 역시 아파트의 감소폭이 가장 컸습니다.
현재의 주택거래량 추이를 살펴볼 때 수도권과 지방 할 것 없이 부동산 경기는 거래마비로 인해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특히 아파트 거래량의 급감은 중산층의 자산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적 위기감도 증폭되고 있습니다. 아파트 거래량 감소는 부동산침체, 실질 소득감소 , 주거트렌드변화, 자산인식변화등과 관련성이 높은 것으로 추측됩니다. 따라서 올 하반기 주택거래량이 평년도 거래량을 회복하지 못할 경우 올해 말까지 부동산 불황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입니다. 다만, 주택 거래량은 실수요자의 투자심리 회복여부 및 정부의 규제완화정책과의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움직이는 특징으로 인해, 오는 9월 20일 이후 시행되는 DTI일부 규제완화 및 하우스푸어 금융특별대책이 가시화될 경우 올 하반기시장은 심리바닥-거래바닥-가격바닥이라는 선순환 궤적을 그릴 가능성도 높아 보입니다.

빠른 시일 내에 취득세감면조치와 하우스푸어 대책 그리고 서울시 재건축정책의 유연성을 기대해 봅니다.

(※부동산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여러 지표의 움직임으로 판단컨대, 현 시장은 매매약세, 거래감소, 실물경기둔화, 대외 요인불안 등 부정적 지표가 다소 강함에도 불구하고 금리인하 및 DTI 일부완화, 분양가상한제 및 다주택자양도세중과폐지 등 금융 및 세 부담 완화에다 분양시장회복, 국지적 아파트 가격상승 등 긍정적인 지표도 출현하고 있는 점으로 보아 거래량만 30%정도 증가할 경우 올 하반기는 거래바닥-가격바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입니다)

하우스푸어 대책은 가급적 빨리 나와야 합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보고서에 의하면, 2011년 기준으로 국내에는 현재 약 157만가구가 넘는 하우스푸어가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자기주택을 가지고 있지만 대출 원리금의 상환부담으로 경제적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 전 국민의 10%, 수도권의 17%에 이르고 있습니다.

급기야 얼마전 새누리당은 금융권의 공동출자로 배드뱅크(부실자산 매입 기관)를 세워 하우스푸어의 주택을 매입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민주당은 공적자금을 직접 투입해 재원으로 활용하자는 방안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논란도 여전합니다. 왜냐하면 금융회사의 일반 주주들이 공동출자 참여에 동의할지, 공적자금을 넣을 경우 이미 원리금을 갚은 사람들과의 형평성 및 대출자들의 도덕적 해이 문제에다 개인의 부동산 투자실패에 따른 채무문제를 국가가 개입하여 해결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등에 대한 비판이 큰 때문입니다.
이런 와중에 우리은행은 금융권 중에서 가장 발 빠르게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9월 중 ’세일 앤드 리스백’ 방식에 대한 구체안을 내놓겠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세일 앤드 리스백’이란 은행이 특수목적회사(SPC)를 통해 하우스푸어 주택을 사들여 집주인에게 월세를 받고 다시 임대를 놓는 방식을 말합니다)

그런데, 하우스푸어 문제는 단순히 주택이나 부동산문제로 한정하거나 투자자 개인들의 책임문제로 치부하거나 한정하여 해결책을 강구할 일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하우스푸어가 발생한 책임이 어느 정도 개인에게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1주택자의 경우에는 전문 투기꾼과는 달리 실수요자로서 보호받아야 명분과 가치가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서둘러야 합니다. 하우스푸어 문제를 지금 해결하지 못할 경우 앞으로 신용불량자양산-개인파산-가계부도-금융부실-복합불황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하우스푸어 문제 해법의 핵심으로 등장하고 있는 두 가지 사항, 즉 매입가격 기준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 세금은 어떻게 감면해줄 것인가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하우스푸어 문제는 부동산투자실패차원을 넘는 즉, 가계부채급증, 실물경기둔화, 부동산 경기 침체와 맞물린 그야말로 우리경제의 시한폭탄문제로 시각을 넓혀 시스템적으로 접근해야 근본적 해결이 가능합니다. 따지고 보면, 작금의 하우스푸어는 지난 5년간 MB경제정책의 실패로 기인된 우리사회 양극화현상으로 인한 최대 피해자가 아닐까요?

그렇다면, 현 정부는 결자해지차원에서 중산층 붕괴, 양극화정책에 대해 속죄하는 마음으로 하우스푸어 문제 해결에 책임감을 갖고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미국 주택시장은 확실한 회복신호가 출현하고 있습니다.

매일경제신문의 지난 8월 30일자 기사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6월 케이스-실러지수가 1년 전 같은 달에 비해 0.5% 상승, 미국 주택시장이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케이스-실러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상승세를 보인 것은 2010년 9월 이후 1년9개월 만에 처음 있는 일로서, 부동산 전문가들은 케이스-실러지수의 오름세 반전을 집값 하락세가 바닥을 찍고 상승세로 돌아선 확실한 신호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 참고로 케이스-실러지수는 뉴욕, 시카고 등 20개 대도시 주택 가격 동향을 보여주는 부동산 지표로서, 부동산 전문가들이 미국 부동산시장 침체와 활황을 판단할 때 가장 많이 활용하는 지표입니다.)

그렇다면, 미국 주택 가격이 오름세로 돌아선 이유는 무엇일까요?
모기지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점이 주택 매입 여력을 키웠고, 그동안 시장 불확실성 탓에 미뤄 놓은 주택 매입 잠재 수요(pent-up demand)가 주택 매입 기반 확대에 도움을 줬다는 점, 금융회사가 압류해 매물로 내놓은 소위, 압류주택이 대부분 소화되면서 급매물이 대폭 줄어든 점에다 떨어질 만큼 떨어진 주택가격이 주택매입수요를 자극해 집값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입니다.

한편, 부동산정보제공업체 코어로직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담보대출자가 원리금을 갚지 못해 압류된 주택은 5만80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만9000건)보다 1만 건 이상 줄었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유력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 주택시장이 안정적으로 회복되고 있다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예컨대, 수전 왁터 펜실베이니아대 와튼경영대학원 교수는 "주택 가격 상승은 실제 상황이다. 주택시장이 돌아섰고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집값상승이 소비심리 회복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내다 봤습니다.
하지만, 주택 가격 상승이 아직 소비심리 회복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주택 가격 상승이 부의 효과(wealth effectㆍ자산가격 상승이 소비를 늘리는 현상)를 유발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으로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필자의 견해로는 올 하반기 미국 주택시장의 회복여부가 국내 주택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관측됩니다./

 

 

고종완 RE멤버스 대표이사, 고고자산관리 대표이사 겸 건국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건국대학교 행정대학원 부동산학과 졸업했고 한양대 도시대학원 도시공학박사이며, 고려대 성균관대 건국대 등의 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고종완대표는 철저한 현장 중심의 살아있는 강연으로 유명하며 폭넓은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는 전문 컨설턴트다. 현재는 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과 특임교수로 활동하면서 후대양성에 힘쓰고 있는 부동산멘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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