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7개 상장사 직원 1인당 매출은 416만원↑, 영업이익은 35만원↓

[뉴스워커_이호정 기자] 신세계그룹은 올 1월 1일부터 주당 근로시간을 35시간으로 단축했다. 국내 대기업들이 매출 감소와 경쟁력 약화 우려로 엄두조차 내지 못하던 일이었다. 당시 시장에서는 우려의 시선과 함께 파격적인 실험에 적잖은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결과만 보면 절반의 성공에 그치고 있다. 이마트 등 일부 계열사의 직원 1인당 생산성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 자료: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3월말 기준 신세계그룹 7개 상장사에 근무하고 있는 정규직(단시간근로자 제외)은 3만 7865명이고, 이들이 올린 매출은 4조 62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직원은 460명 늘었고, 매출은 2119억 원 증가했다.

직원 대비 매출이 더 큰 폭으로 늘어난 덕에 직원 1인당 매출도 같은 기간 1억 1700만 원에서 1억 2200만 원으로 416만 원 늘었다. 하지만 매출 증가에도 원재료와 인건비 등 판매관리비를 제외한 영업이익이 줄어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 7개 상장사의 영업이익은 올 1분기 2627억 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99억 원 감소했다. 이로 인해 직원 1인당 영업이익이 같은 기간 729만 원에서 694만 원으로 35만 원 줄었다. 신세계그룹이 생산성 향상을 위해 근로시간 단축에 나섰던 것을 고려할 때 절반의 성공만 거두고 있는 셈이다.

계열사별로 보면 직원 1인당 매출은 신세계푸드와 신세계I&C, 신세계건설 등 3곳이 줄었다. 이중 신세계푸드와 신세계I&C의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직원을 대폭 늘린 게 생산성 감소로 이어졌다. 신세계푸드의 경우 매출(3141억 원)은 2017년 1분기 대비 355억 원 늘었고, 직원수(4482명)는 601명이나 증가했다. 또 신세계I&C 역시 매출(801억 원)과 직원수(647명)가 이 기간 각각 34억 원, 66명 늘어났다.

반대로 신세계건설은 말 그대로 장사를 못했다. 이 회사는 지금까지 그룹 계열사에 의존해 성장해 왔다. 2017년만 해도 매출 1조 644억 원 가운데 계열사에 받은 일감이 6549억 원에 달해 내부거래 비중이 61.5%에 달했다. 이처럼 자체경쟁력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부거래 압박을 강화하자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고, 이로 인해 올 1분기2017년 1분기보다 981억 원이나 줄어든 195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직원 1인당 영업이익이 줄어든 곳 역시 이마트와 신세계I&C, 신세계건설 등 3개 계열사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는 올 1분기 직원수(2만 7490명)가 전년 1분기(2만 7765명)보다 275명이나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같은 기간 226억 원(1841억 원→1615억 원)이나 감소하면서 직원 1인당 영업이익도 76만 원(663만 원→588만 원) 감소했다. 이외 신세계I&C와 신세계건설은 영업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직원을 늘려 1년 전보다 생산성이 각각 148만 원, 1606만 원씩 줄었다.

한편 신세계그룹이 지난해 발표한 주 35시간 근무제 골자는 ▲하루 7시간 근무(출근시간에 따라 탄력 적용) ▲임금 하락 없는 노동시간 단축 ▲선진국 수준으로 업무 생산성 향상 등이다. 그러나 이마트 노동조합 등은 근본적인 인력충원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인 만큼 총임금을 깎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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