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김태연 기자] ‘아시아나 기내식 대란’이 납품업체 대표의 자살로 이어지면서 박삼구 아시아나 그룹 회장의 금호그룹 재건에 대한 집착이 이번 사태 근본적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아시아나항공 국제선 항공기 51편의 기내식 수급이 원활하지 못해 한 시간 이상 출발이 지연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 중 일본과 중국 등 근거리 노선 상당수는 기내식 없이 무리하게 운항에 나서면서 승객들은 불편을 겪어야만 했다.

▲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담당

업계에선 이번 항공기 기내식 사태를 불러일으킨 원인으로 금호그룹의 금호타이어 인수 실패를 꼽는다.

지난 2015년부터 박삼구 회장은 금호그룹 재건을 위해 금호홀딩스를 통해 금호타이어 인수를 추진해왔다.

하지만 자금부족으로 인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11월 우선매수청구권 포기라는 난관에 봉착한다.

앞서 금호그룹은 금호타이어 지분 42%를 확보하기 위해 기내식을 납품하는 LSG 스카이셰프에 금호홀딩스가 발행한 1600억 원 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사 달라며 투자를 요구하자, LSG측은 ‘배임의 우려가 있다’라는 이유로 거절하며 양사의 관계는 틀어졌다.

이에 금호그룹은 돌연 LSG와의 계약을 6월 30일부로 파기하기로 하고, 중국 하이난항공과 합작회사 방식을 통해 ‘게이트고메코리아’를 세워 기내식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기에 이른다.

더불어 같은 시기 중국 하이난그룹은 금호홀딩스의 BW 1600억원 어치를 인수했기에 박삼구 회장의 ‘금호그룹 재건’이라는 목적에 순조롭게 도달하던 터였다.

그러나 지난 3월 ‘게이트고메코리아’가 건설 중이던 기내식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악재가 아시아나를 덮치면서 상황은 손 쓸 수 없이 뒤틀렸다.

공장 완공이 어려워지면서 정상적으로 기내식 납품을 맞추지 못할 것으로 보이자 아시아나 항공은 중소규모 업체인 ‘샤프도앤코’와 3개월짜리 단기 계약을 맺게 된다.

문제는 샤프도앤코는 중소규모 업체로 일일 기내식 분량을 3000인분만 생산해오던 업체였기에 아시아나항공이 필요로 하는 약 3만인 분을 모두 대체할 수 없었고, LSG와의 납품계약도 끝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선 기내식 대란을 맞고 말았다.

이처럼 아시아나 항공의 무리한 판단과 주먹구구식 경영으로 인해 승객 불편을 초래하면서 여론의 비판은 거세지고 있다.

특히 납품업체인 LSG에 투자를 요구하고 거절당하자 돌연 납품업체를 바꾼 것에 대해 경영자로서 윤리 경영을 간과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계 등에서는 이번 ‘기내식 대란’이 올해 9월까지 지속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는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은 기내식을 받지 못한 승객들에게 상품권을 지급하고 있는 등 수습에 나선 상황이지만 분개한 여론과 이용객들의 불편을 달랠 턱이 없어 아시아나는 나락의 살얼음 길을 내딛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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