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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 일자리 남아도는 일본, 일자리 부족한 한국
박경희 기자  |  2580@newswor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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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03  14:5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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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박경희 기자] 주52시간 근무제가 지난 1일부터 종업원 300인 이상의 사업장과 공공기관에서 본격 시행됐다. 문 대통령은 어제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노동시간이 단축됐다”고 언급한 뒤 “과로 사회에서 벗어나 나를 찾고 가족과 함께 하는 사회로 나아가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고용없는 성장 시대에 일자리를 나누는 가장 확실하고 효과적인 대책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근로시간 단축은 일자리도 늘릴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자리에서 일자리를 언급한 것은 5월 현재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실업률 때문이다. 반면 이웃나라 일본은 1992년 이후 최저수준에 이르렀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상반된 수치, 무엇 때문일까.

   
▲ 그래픽_뉴스워커 진우현 그래픽 담당

◆ 일본 26년 만에 최저 실업률, 우리나라 실업률 2000년 이후 최고

지난 달 일본 실업률은 경제호황으로 1992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달 29일 일본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5월 고용지표에 따르면 일본의 5월 실업률이 2.2%로 전월 2.5%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일본은 실업률이 최저를 보였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구직자보다 일자리가 더 많은 일손 부족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1인당 일자리 수를 보여주는 ‘5월 유효 구인배율’은 전월 대비 0.01포인트 상승한 1.60배에 달했으며, 이는 1974년 1월의 1.64배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현재 일본의 상황과 우리나라는 정반대다. 지난 달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5월 취업자는 2706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7만2000명 증가에 그쳤다. 또 취업자 증가폭은 올해 1월 33만4000명에서 2~4월 10만 명대를 유지하다가 지난달엔 취업자 수가 7만2000명으로 8년4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또한 실업자는 112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2만6000명이 증가했다. 이로써 실업률이 4.0%로 전년 동월 대비 0.4%포인트 상승했고, 5월 기준 2000년 5월(4.1%) 이후 가장 높은 실업률을 보였다. 또한 한국고용정보원이 집계하는 구인배수는 2013년 6월 0.87배에서 올 3월 0.60배로 떨어졌다.

청년실업률은 더 심각하다. 1990년대 6.7%에서 지난해 9.8%로 증가했고, 전체 실업률과의 격차는 1990년대 3.1%에서 지난해 6.1%로 늘었다. 올해는 상황이 더 나빠져 통계청이 발표한 올 5월 청년실업률은 10.5%로 역대 최악을 기록했다.

◆ 일본은 일자리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을까

일본의 올해 대졸자 취업률은 98%로, 체감 실업률이 사실상 0%다. 이에 비해 지난달 발표한 한국 청년층 체감실업률은 23.4%이다. 일본이 이렇게 청년실업 고민에서 해방하게 된 것은 2012년 아베 신조 총리가 경제 활성화 정책인 ‘아베노믹스’를 본격 추진한 이후로 분석된다. 투자 확대 정책 등에 힘입어 실적이 좋아진 기업들이 채용을 늘린 것인데, 즉 제조업 일자리 증가가 주원인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일본 제조업 고용자 수는 1006만 명으로 7년 만에 1000만 명을 넘어섰고, 도요타, 파나소닉 같은 대기업은 지난해 대졸 채용 인원을 10% 가까이 확대하여 8년 연속 채용을 늘렸다. 또한 2000년 대형마트 규제를 풀면서 서비스업을 키워 서비스업 고용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웃 일본뿐만 아니라 OECD 회원국의 청년고용은 금융위기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 조사국 국제경제부 미국유럽경제팀에 따르면 미국의 청년고용률은 2010년 55.0%에서 지난해 60.6%로 회복했고, 독일은 2004년 51.4%로 1970년대 이후 최저수준이었다가 지난해에는 58.7%로 상승했다.

문재인 정부도 우리나라의 청년실업 및 일자리 문제의 심각성을 익히 파악하고 131만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을 공약 1호로 내걸면서 일자리에만 34조원을 투입했지만 상황은 나아질 기미가 없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실업 문제 해결 방법과 같은 시각에서 우리나라 실업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높은 실업률은 단순히 일자리 개수가 문제가 아니라 산업구조와 노동시장의 경직성, 중소기업 기피 현상 등 다양한 문제가 얽힌 결과라고 분석한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한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전기·전자나 철강, 화학, 자동차, 조선 등 우리나라 성장을 주도했던 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를 대신할 산업이 없어 신규 일자리 창출이 어렵다고 말했다.

김영한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역시도 “청년고용 위기는 민간부분에서 노동수요가 감소한 것이 원인이며, 우리나라 주력산업 자체가 경쟁력을 잃어간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민간 기업을 압박하거나 정부 예산으로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산업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즉 단순히 일자리 개수 늘리는데 집중할 것이 아니라 산업경쟁을 개선하여 질적인 부분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조언이다. “최저임금이나 근로시간단축 등으로 한계선상에 있는 중소기업이 줄도산 위기에 처하면 청년고용 문제가 더 악화되기 때문에 단기적인 고용지표만 보고 접근할 게 아니라 산업구조의 근본적인 개선과 중소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가 청년 실업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일본의 오랜 경기 침체를 타석지석으로 삼아야 하기 때문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일본의 장기 침체 징조는 심각한 청년실업에 있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청년 취업은 이후 차를 사고, 결혼하고, 집을 사는 내수 소비의 출발점인데, 그렇지 못하면 내수 위기가 올 수 있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최근 일본 경제가 내수를 중심으로 20년만의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일본 실업률은 26년 만에 최저치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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