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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 갈 길 먼 한반도 비핵화의 길, 6~7일 북미 첫 고위급 회담 성과없이 이견 부각
박경희 기자  |  2580@newswor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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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09  16:5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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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박경희 기자] 북-미가 지난 6일과 7일 이틀간 평양에서 가진 첫 고위급 회담에서 비핵화와 종전선언 등에 대해 이견을 보여 한반도 비핵화의 길이 쉽지 않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비핵화 신고, 검증을 논의할 ‘워킹그룹(실무그룹)’을 구성하고, 곧 후속 협상을 열기로 하면서 한반도 비핵화 협상 가능성은 열어 두었다.

6일과 7일 평양에서 있었던 고위급 회담은 사실상 아무런 성과없이 끝났다는 평가가 나왔다. 오히려 이견만 강조되는 듯 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7일 평양을 떠나면서 “비핵화 시간표에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지만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폼페이오를 비난하는 담화문을 발표한 것이다. 북한은 외무성 담화문에서 “북-미 고위급 회담 의제로 정전 65주년(7월 27일) 종전선언 발표, ICBM 엔진 시험장 폐기, 미군 유해 발굴 실무협상 등을 제기했지만 미국은 비핵화 대상 핵시설의 신고와 검증을 일방적으로 요구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러면서 “합동군사연습을 한두 개 일시 취소한 것을 큰 양보처럼 광고했지만 지극히 가역적인 조치로, 우리가 취한 핵시험장의 불가역적인 폭파 폐기 조치에 비하면 대비조차 할 수 없는 문제”라고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즉 불가역적 폭파 폐기에 걸맞는 보상 조치를 내놓으라는 의미다.

   
▲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담당

이에 폼페이오 장관은 “비핵화가 완전히 이뤄질 때까지 재재 이행이 계속 될 것이다. 북한이 필요로 하는 안전 보장을 달성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것들이 있겠지만 경제 제재는 전혀 다른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북한은 종전선언을 요구했지만, 미국은 ‘비핵화가 먼저’라는 입장을 분명히 보이면서 북-미 간 극명한 의견 대립을 보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한 “(대북) 제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동의한 대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가 이뤄질 때까지 유지될 것”이라며 “(북미) 대화의 진전은 고무적이지만 이것만으로 기존 제재 조치의 완화를 정당화하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 비핵화를 위한 대화 이어갈 듯

북한의 담화와는 다르게 미국 폼페이오 장관은 “모든 부분에서 진전을 이뤘다”고 기자들에게 밝혔다. 논의의 상당 시간을 북한의 비핵화와 핵·미사일 시설 폐기 선언 일정을 논의하는 데 보냈다며 이번 협상이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어 “양측이 이 논의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 실무협상을 여는 길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사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으로 가기 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대신에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로 표현을 바꾸면서 협상의 초점이 사찰·검증에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그러나 비핵화 로드맵이나 사찰·검증에 대한 합의는 나오지 않았고, 이는 북한은 폼페이오 장관이 꺼내 든 ‘FFVD’에 대해 거부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대화의 끈은 여전히 이어져 있다는 점은 고무적인 일이다. 오는 12일 판문점에서 미군 전사자 유해를 송환하기 위한 논의 열릴 예정이며, 북-미가 비핵화 신고, 검증을 논의할 ‘워킹 그룹(실무그룹)’을 구성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워킹 그룹을 이끌 대표로는 지난 북미정상회담 의제 조율을 이끌었던 성 김 필리핀 미국 대사가 미국 측 대표로, 북한 측 대표로는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다. 핵 협상과 북미 관계에 있어 실무경험이 풍부한 성 김 대사와 최선희 부상이 다시 후속 협상을 위한 실무를 맡기는 셈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북미간 입장 차가 크기 때문에 실무 ‘워킹 그룹’에서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디테일이 논의되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아직은 정상간 정치적 의지 교환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 엇갈리는 평가

이렇게 북미 고위급 첫 실무회담에서 눈에 띄는 성과없이 다음 ‘워킹 그룹’으로 논의의 공이 넘어가자 언론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다양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대표적 입장은 미국의 워싱턴포스트이다. WP는 “비핵화에 대한 공유된 이해를 형성하는 데 있어 돌파구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조지프 윤 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도 “이것이 끝인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나쁜 신호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들(북한)은 미국이 기대를 완전히 낮추기를 원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에번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수석부차관부도 “북한은 미국이 원하는 방식의 비핵화 의도가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번에 있었던 북미간의 고위급 실무협상을 북-미 간의 기싸움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력연구원 수석 연구위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비핵화와 대북 안전보장의 방법을 둘러싼 양측의 기싸움이 본격화했다”고 평가했다. 또 정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의 7일자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대화하지 않겠다는 말 대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신뢰를 가지고 있다고 밝힌 만큼 이번 실무협상을 통해 자신들이 느낀 바를 대외적으로 확인시키기 위해 담화를 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와 비슷한 논조로 빌 리처드슨 전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북한이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판돈을 올리면서 우리가 원하는 것을 깎아내리고 있다. 이것은 전형적인 것이다. 그들은 이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고 매우 대가가 클 것이며 내놓을 것을 준비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즉 북한의 이러한 방식은 어디까지나 그들이 해왔던 협상의 한 방법일 뿐이라는 견해다.

북한은 체제 보장이 가장 간절한 상황이다. 결국 이를 쟁취하기 위해 강경책과 온화의 방법 사이를 오갈 것이며, 이를 잘 아는 미국도 북한의 전략에 쉽게 말려들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당분간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협상은 지루하게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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