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신남방정책] 문 대통령이 8일, 5박 6일 일정으로 인도·싱가포르 순방에 나섰다. 인도·싱가포르와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세일즈 외교’가 이번 순방의 목표이며, 이를 통해 신남방정책을 가속화 하겠다는 의지다. 8일 인도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9일에는 인도 수시마 스와라지 외교장관으로부터 양국 관계에 관한 보고를 받았고,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인도 노이다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것은 단연 주목이 되고 있다. 10일인 오늘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11일에는 싱가포르로 이동한다.

▲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담당

◆ 인도서 본격 세일즈 외교에 나선 문 대통령

취임 후 서남아시아 지역에 첫 방문한 문 대통령은 8일 출발해 9일 본격적인 일정을 시작했다. 오전 인도 뉴델리 시내의 한 호텔에서 수시마 스와라지 외교장관을 접견하고, 신남방정책과 비전 등을 밝히면서, 양국 관계를 ‘한반도 주변 4대 강국’ 수준으로 격상시키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인도는 동양의 정신 문명을 이끈 아주 위대한 나라이며 그 위대함이 과거에 그치지 않고 수년 내 G3, G4 의 위상을 갖춘 세계 최고의 나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취임 전부터 이러한 잠재력에 주목해 인도와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미·중·일·러 등 한반도 주변 주요국 수준으로 격상, 발전시키고자 한다”며 “한국의 신남방정책과 모디 총리님의 신동방정책을 바탕으로 경제분야 뿐 아니라 인적·문화·관광 분야 등으로 교류를 확대하고 외교·안보·국방분야까지 넓힘으로써 양국 관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스와라지 장관은 “대통령님의 신남방정책과 모디 총리님의 신동방정책간 적극적 공조를 말씀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양국간 교류가 많아지고 있지만 양국간 잠재력에는 못 미친다. 한국이 이같은 잠재력을 활용하는 첫 번째 국가가 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에는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통해 신남방정책의 핵심인 사람(People), 상생번영(Prosperity), 평화(Peace) 3P에서 더 나아간 인도 특화 ‘3P 플러스’를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역동적으로 발전하는 인도와 미래를 함께하겠다는 대한민국의 의지다. 한국은 인도의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정책에 적극적으로 기여할 것”이라며 “현재 500여 개의 한국 기업이 인도에 진출해 투자를 늘리고,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그동안 자동차, 전자, 섬유가 중심이었지만, 앞으로 조선, 의료기기, 식품가공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인도 정부가 추진하는 스마트 시티 100개 건설 주요 도시 간 산업 회랑 건설 같은 대규모 인프라 사업에도 참가하길 희망한다”며 “한국은 산업화 과정에서 인프라와 신도시개발 분야에 우수한 기술력과 풍부한 경험을 쌓아왔기 때문에 한국이 인도에게 최적의 파트너”이고, 이를 위해 100억 달러 규모의 한-인도 금융패키지를 활성화해 인프라 사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문 대통령은 인도의 정보통신기술(ICT) 강화 정책인 ‘디지털 인디아’를 언급하면서 인도가 강한 세계적인 과학기술과 소프트웨어 기술, 한국이 강한 응용 기술과 하드웨어가 서로 만나면 양국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함께 주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인도와 함께 하는 4차 산업 혁명에 무게를 두고 있어서인지 이번 순방에는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도 동행했다. 벤처기업이나 스타트업, 중소기업이 개척해야 하는 부분이 많이 때문이다.

오늘(10) 정상회담에서는 이러한 과학기술 협력을 산업 기술까지 확대한 ‘미래비전 전략그룹 설립’ 양해각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 문 대통령, 삼성전자의 인도 노이다 신공장 준공식 참석

문 대통령의 이번 인도 방문 일정에서 주목을 끌었던 것은 삼성전자의 인도 노이다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것이다. 노이다 공장은 삼성전자가 6억5000만 달러를 투자한 인도 최대 휴대전화 생산 기지다. 이번 6억 5000만 달러를 포함해 총 8000억원을 투자해 기존 연간 6800만대였던 생산능력을 2020년까지 1억 2000만대 수준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단일 공장 규모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13억 인구의 인도는 중국, 북미에 이은 세계 3위의 스마트폰 시장으로, 지난해 스마트폰 판매량이 1억2680만대이다. 그런데 인도의 인구 44%가 24세 이하일 만큼 젊은 데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아직 25%에 불과해 여전히 가능성이 많은 시장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이 2022년에는 2억54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으로서는 이번 신공장 준공으로 스마트폰 생산량을 현재 월 500만대 수준에서 1천만대로 늘려, 작년 4분기에 샤오미에 내줬던 인도 내 점유율 1위를 재탈환하겠다는 각오다.

이러한 삼성전자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문 대통령은 이 부회장에서 “삼성전자 노이다 신공장 준공을 축하한다, 인도가 고속 경제 성장을 계속하는데 삼성이 큰 역할을 해줘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도 더 많이 투자하고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어제에 이어 인도 방문 세 번째 날인 문 대통령은 모디 인도 총리와 오늘 정상회담을 갖는다. 한국의 신남방정책과 인도의 신동방정책의 접점을 찾는 자리에 될 것으로 보여 기대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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