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지주 및 롯데칠성 “갈등 없다”, 일각 “감사 시점 등 애매모호”

[진단_롯데그룹] 롯데칠성음료(롯데칠성)가 다른 계열사와 달리 현재도 롯데지주의 감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칠성은 10년 만에 진행된 감사라 기간이 많이 소요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과 이재혁 식품BU장(부회장) 간 갈등으로 감사가 길어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롯데지주는 지난 2월 중순부터 롯데제과와 롯데칠성, 롯데푸드 등 식품계열사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감사는 지주사와 함께 출범한 컴플라이언스위원회가 맡아 진행했고 준법경영 실태 점검뿐만 아니라 재무, 회계, 인사, 영업 등 전 영역에 걸쳐 이뤄졌다.

▲ 그래픽_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 담당

계열사별로 진행됐던 해당 감사는 지난 5월말께 모두 종료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확인결과 롯데칠성에는 감사 인력이 여전히 상주하고 있는 상태였다. 또 인사와 재무적인 부분을 들여다보고 있다는 후문이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감사 인력이 상주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보고서 작성 등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며 “10년 만에 받는 정기 감사다 보니 다른 계열사보다 길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른 계열사의 경우에도 계획된 종료시점보다 2~3개월 길게 감사를 받은 경우가 종종 있어 왔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롯데칠성은 오랜만에 받는 감사라 기간이 길어진 것이란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황각규 부회장과 이재혁 부회장 사이에 갈등이 불거진 게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황 부회장과 이 부회장이 앙숙 관계로 알려져 있는 데다 감사를 시작한 시점 역시 황 부회장이 비상경영위원장이 된 직후 진행됐기 때문이다.

업계관계자는 “신동빈 회장 구속 후 황각규 부회장이 그룹 내 1인자로 부상한 것에 대한 이재혁 부회장의 불만이 상당했던 것으로 들었다”며 “황 부회장이 이런 사실을 알게 되면서 롯데칠성에 대한 옥죄기에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감사 과정에서 인사와 실적 부진에 대한 지적이 있었고, 이를 바탕삼아 이재혁 부회장 인사들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관계자는 “이재혁 부회장이 경영권 분쟁 당시 신동빈 회장의 편에 서긴 했지만 2011년부터 롯데칠성과 주류를 이끌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신격호 명예회장의 대표적 가신이었기 때문”이라며 “10년 간 없었던 정기 감사가 그룹의 수장이 구속된 상황에서 진행된 것도 의아하지만 롯데칠성만 유난스럽게 들여다보고 있는 것을 볼 때 일정부분 목적성을 가지고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롯데지주와 롯데칠성은 그러나 ‘루머’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계열사의 감사와 관련해서는 어떤 것도 알려줄 수 없다면서도 황각규 부회장과 이재혁 부회장의 갈등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롯데칠성 관계자 역시 “감사를 더 일찍 받긴 해야 했지만 계열사가 워낙 많고 이런저런 이슈가 불거지다 보니 늦어진 것뿐”이라며 “만약 황각규 부회장과 이재혁 부회장 사이에 갈등이 있었다면 이미 해당 사실이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지지 않았겠냐”고 반문했다.

한편 롯데칠성은 올 1분기 연결기준 5226억 원의 매출과 86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0.7%, 영업이익은 68.3% 감소했다. 또 순이익은 같은 기간 82억 원에서 마이너스(-) 19억 원으로 적자전환 됐다. 외형보다 수익성이 더 큰 폭으로 악화된 것은 용기 등 원자재 가격상승 및 차입금 증가에 따른 이자비용 등이 증가한 게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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