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연 기자_기업진단] 한때 로드샵 화장품 업계의 성공 신화를 달성했던 네이처리퍼블릭이 오너리스크로 인한 실적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 하고 있는 모습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자연주의 콘셉트의 대성공으로 중국 진출 확대 등을 위한 판로를 설정하는 등 업계에서 단번에 입지를 굳혔던 기업이다.

그러나 지난 2015년 네이쳐리퍼블릭 정운호 대표가 원정도박, 면세점 비리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게 되면서 기껏 쌓아놓은 기업 이미지가 추락해 각종 사업 성장은 정체기를 맞이했다.

결국 오너의 비윤리적인 일탈은 개인의 추락에 그치지 않고 기업 이미지와 직원들에게도 막대한 타격을 준 셈으로, 오너리스크는 호종환 대표 도입 이후로도 최근까지 지속해서 경영상 악조건을 발휘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 사진 속 인물_네이처리퍼블릭 정운호 전 대표 / 그래픽_뉴스워커 진우현 그래픽 담당

오너리스크로 붕괴된 네이처리퍼블릭 성공신화

2015년 10월 정운호 전 대표로 인한 오너리스크 발생 전 네이처리퍼블릭의 2015년 매출 규모는 2800억원에 달했다.

이는 더페이스샵, 이니스프리, 미샤, 잇츠스킨에 이어 5위 브랜드숍 순위에 어깨를 나란히 한 규모다.

당시 업계에선 네이처리퍼블릭의 높은 실적 성장세에는 정운호 전 대표의 경영 능력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는 시각이 즐비했다.

정 전 대표는 2003년 더페이스샵을 창업하면서 미샤와 함께 중저가 화장품 신드롬을 일으켰고, 2010년 취임한 이후 화장품 업계에서 관철한 직관력과 다년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했다.

창립 2년 만에 흑자를 달성했고 자연주의 콘셉트의 대성공으로 국내 1,2위 화장품 브랜드숍인 더페이스샵과 이니스프리와 나란히 경쟁 구도를 형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015년 10월 네이처리퍼블릭은 중국 진출 확대를 위한 자금을 마련하려고 상장을 추진하던 과정에서 정 대표가 도박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모든 성장은 정체되는 위기를 맞았다.

오너의 비윤리적 일탈에 실망한 직원들은 줄퇴사하면서 성장 동력을 달성하던 조직 전체의 사기 역시 바닥을 치닫게 된다.

결국 오너 개인의 일탈은 기업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정 전 대표가 써내려간 성공 신화는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됐다.

호종환 대표 전격 영입에도 경영실적은 여전히 난항

오너리스크로 인해 경영 실적이 급락하자 네이처리퍼블릭은 아모레퍼시픽 출신 호종환 대표를 도입하는 한 수를 뒀다.

데이터뉴스 인맥연구소 리더스네트워크 조사 등에 따르면 호종환 대표는 1983년 아모레퍼시픽에 입사한 뒤 35년 간 재직해왔던 화장품 업계 전문가다.

에뛰드하우스 영업 사업부장과 2010년 에뛰드하우스 영업 상무이사 등을 거쳐 2016년 말 에니처리퍼블릭의 구원 투수로 발탁된 셈이다.

하지만 호 대표의 경영 실적도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으로, 정 전 대표 이후 선임된 전문경영인 역시 난항을 겪고 있는 모습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은 국내 적자 점포 50여 곳을 정리하고 실적 호전과 가맹점 이탈로 인한 매장 수 감소를 막기 위한 조치인 직영점 확대 전략을 펼쳤다.

현재 기준 701개 점포 중 3분의 2 이상인 454개를 직영점으로 두고 있다.

그러나 직영점 확대 전략에도 불구 경영 실적은 호전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네이처리퍼블릭은 2016년 3분기까지 1976억여 원의 매출과 33억여 원의 영업적자를 나타냈다.

이는 전년 동기(2020억여 원의 매출, 139억여 원의 영업이익) 대비 부진한 결과를 보인 셈이다.

이 기간 동안 네이처리퍼블릭이 지급한 임차료는 2015년 111억 원에서 2016년 171억원으로 늘었다.

점포 수 확대 전략을 시행했음에도 불구 매출은 오히려 감소된 셈이다.

업계에서는 네이처리퍼블릭의 지속된 부진의 주요 요인으로 한·중 당국의 규제 강화에도 초점을 맞춘다.

중국 당국이 지난해 3월 15일 한국행 단체관광 상품판매를 금지하면서 브랜드숍 업체들이 서울 상권과 면세점에서 직격탄을 맞은 데다, 중국 현지에 제품을 대량으로 판매해온 수출 채널도 한·중 당국의 규제로 판로가 막혀 대내외적 악조건에 휩싸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브랜드숍 경쟁이 치열해진 점도 부진의 요인으로 손꼽힌다.

최근 CJ 올리브영·롭스 등으로 대표되는 헬스 & 뷰티샵이 최근 제품 다양화에 주력하고 있고 아리따움, 네이처컬렉션 등 화장품 편집숍이 부흥하면서 네이처리퍼블릭의 로드숍 순위 지키기가 매우 빠듯해진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기업 내실 강화·신규 시장 확보로 도약 기회 엿보는 네이처리퍼블릭

업계 등에서는 대내외적 악재로 하락세를 맞이한 네이처리퍼블릭이 호 대표의 중축적인 역할을 바탕으로 실적 회복을 위해 기업 내실 다지기에 매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이처리퍼블릭 등에 따르면 호 대표는 직원들의 출퇴근 시간을 엄격히 준수하도록 하고, 자유 연차·휴가제 시행과 연휴가 사이에 낀 ‘샌드위치 데이’를 휴무로 지정하는 등 직원 중심 경영에 힘써 기업 내실 강화와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처럼 기업 내실 강화로 인한 체제 정비를 완성하고 있는 호 대표는 브랜드 재기를 위해 해외 신규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해 성장 동력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매일경제에 따르면 현재 네이처리퍼블릭은 미국,일본,중국,미얀마,태국,몽골,인도네시아 등 17개국에 진출한 상태다.

해외 단독 매장 170여개 중 70여개가 집중된 중국 시장은 올해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에 유통망을 확대에 온라인 쇼핑 시장 트렌드에 맞춰 자사몰과 제휴 쇼핑몰 협약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처럼 호종호 대표의 경영능력이 기업 실적 회복에 모든 동력을 투여하고 있는 가운데, 네이처리퍼블릭은 오너리스크의 늪에서 벗어나 사업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2018년 실적에 모든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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