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기자의 窓] 삼성전자가 ‘반도체 백혈병’ 사건의 분쟁 해결을 위해 조정위원회 제안을 무조건 수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07년 이후 11년여를 끌어온 삼성 반도체 백혈병 발병 등 직업병 협상이 종결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22일 재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위원장 김지형 전 대법관)가 내놓은 공개 제안을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전날 통보했다.

▲ 그래픽_황성환 그래픽 담당

시민단체인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도 이를 받아들이며 ‘조정위의 제안에 동의한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조정위원회는 지난 18일 삼성전자와 반올림 측에 ‘2차 조정을 위한 공개 제안서’를 발송했다.

21일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2차 조정안을 내용과 상관없이 전격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조정위원회는 삼성전자와 반올림이 만든 조정안에 대한 동의 의사를 결정하는 방식 대신 양측 주장을 고려한 중재안이 나오면 반드시 따르는 강제 조정 방식을 채택했다.

특히 한쪽이라도 이를 거부할 경우 조정위원회 활동을 공식 종료하겠다는 강경 의사를 밝혔다.

중재안에는 ▲새로운 질병 보상안 ▲반올림 피해자 보상안 ▲삼성전자 측의 사과 ▲반올림 농성 해제 ▲재발 방지 및 사회공헌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중재한 합의를 두고 재계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자 한 결단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된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의 신뢰를 수습하는 유일한 방책으로 11년 이상 끌어온 백혈병 분쟁을 사회적 합의로 해결하고자 한데 따른 결과라는 해석이다.

11년여를 끌어왔던 반도체 백혈병 분쟁은 삼성에게 있어 치명적 ‘오점’으로 작용했다.

지난 2011년 백혈병 피해자들과의 합의가 진전을 보이지 못 하면서 여론에서는 삼성을 향한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고, 매년 끝을 보이지 못 하는 사회적 이슈로 거론돼오면서 글로벌 기업 평판에 치명적인 악조건을 발휘했다.

이에 이번 중재안은 이재용 부회장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돼 지난 11여년간 이끌어 온 고질병을 해결하려 직접 나섰다는 분석이다.

조정위원회는 양측의 합의가 이뤄질 경우 오는 10월 초까지 반올림 피해자 보상을 모두 완료하겠다는 방침을 알렸다.

이로써 2007년 삼성 반도체 생산라인 직원 황유미 씨의 백혈병 사망 계기가 된 11년 분쟁은 완전한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예상돼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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