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남북정상회담 준비와 4·27 판문점선언의 이행상황을 점검할 남북고위급회담이 13일 판문점에서 열린다. 특히 남북 정상이 이르면 이달 말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알려지면서 조기 회담이 개최되는 배경에 이목이 끌리고 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수석대표로 하는 우리 측 대표단은 이날 오전 7시 30분께 판문점으로 출발했다. 우리 측 대표단에는 천해성 통일부 차관,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안문현 국무총리실 심의관이 대표단으로 회담에 참석한다. 

▲ 뉴스워커_황성환 그래픽 담당

북측에서는 조명균 장관의 카운터파트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단장으로 한다. 박용일 조평통 부위원장, 김윤혁 철도성 부상, 박호영 국토환경보호성 부상, 박명철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위원장이 나올 예정이다. 

조명균 장관은 이날 판문점으로 떠나기 앞서 남북회담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상회담 일정을 논의하나”라는 질문에 “판문점선언 이행에 대해 전반적으로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할 일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북측 입장을 들어보고 우리 측이 생각하는 바도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조 장관은 북한의 비핵화를 유인하기 위한 정부의 전략에 대해선 “판문점선언에 합의한 것처럼 완전한 비핵화와 핵 없는 한반도를 목표로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선순환 구조를 바탕으로 비핵화와 남북관계 개선을 상호 촉진해나가는 역할을 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물밑 접촉으로 3차 정상회담 공감대 이뤄온 남북…합의될까

남북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회담을 갖는다. 이번 회담에서는 3차 정상회담의 장소와 일정 등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남북은 그동안 물밑접촉을 통해 시기와 장소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이뤘다. 현재까지 3차 정상회담 시기로는 8월 말로 예정되어 있고, 늦어도 9월 초에는 열릴 것으로 보인다. 장소는 평양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의제가 충분한 숙성이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남측의 입장에서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북미 관계가 진전되어 대북 제재 등이 유연화 된 후에 정상회담을 진행하는 것이 좋지만, 현재는 교착화 된 북미 관계를 풀어내기 위한 ‘환경 조성’ 회담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의제에 대한 논의가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고위급회담에서 정상회담의 의제까지는 논의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북미 줄다리기 팽팽한데…文 대통령 ‘중재력’ 또 한번 발휘되나

현재 미국은 구체적 비핵화 로드맵 제시를 북한에 요구하고 있다. 그 첫 조처로 보유중인 핵과 미사일 시설 목록을 제출해 줄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에 비해 북쪽은 체제안전을 위해 선 종전선언을 촉구하며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측에서 먼저 손을 내밀어 정상회담을 진행하자고 요구해온 만큼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관계를 돌파할 우리 측의 속도전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력’이 또 한번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문가들은 조기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선 양측이 북미대화의 교착을 원활히 풀어야 할 필요성에 공감했기 때문인 것이라고 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5월 26일 열렸던 ‘깜짝’ 2차 정상회담처럼 정세 돌파를 위한 회담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시기와 관련해선 9월 말 유엔총회 때 종전선언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북한 내 정치적 상황인 북한 정권수립 70주년을 맞는 9월 9일(구구절)을 감안할 때도 8월 말에 개최될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열리는 남북고위급회담의 결과와 합의사항에 따라 3차 남북정상회담의 대략적 윤곽이 잡혀지기 때문에 한반도 정세에 쏠리는 눈길은 회담이 열리고 있는 판문점으로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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