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염정민 기자] 지난 8월 8일 우정사업본부는 강원도 영월군에서 산간지역 우편물 배송용 드론의 시범 운용을 실시하였다.

드론에 5kg의 우편물을 적재한 후 영월 우체국에서 영월군 봉래산 꼭대기에 있는 별마루 천문대까지 약 2.7km를 비행하는 방식으로 드론 시범 운용이 실시되었다. 오후 1시 31분에 영월 우체국을 출발한 드론은 1시 38분 목적지인 별마루 천문대에 무사히 도착하여 우편물을 배달하는데 약 7분 정도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

▲ 그래픽_황성환 그래픽 담당

기존 차량으로 별마루 천문대까지 우편을 배송하는데 20분이 소요되는 것과 비교할 때 이번 시범 운용으로 소요된 시간이 약 7분에 불과하다는 점, 별마루 천문대까지의 도로가 급경사를 가지고 있어 비교적 피로도가 높고 위험하다는 점에서 드론 사용이 본격화되면 업무 효율도 높일 수 있고 집배원들의 근무 환경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범 운용에 사용된 드론은 현재 20~30kg 무게의 우편물을 적재하고 운용될 수 있는 수준으로 알려지기 때문에 2022년까지 드론을 이용한 산간지역 우편물 배송 시스템 구축은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 화물 수송용 드론의 대두

화물 수송용 드론의 개발은 민간 뿐 아니라 군에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미육군이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지는 JTARV(Joint Tactical Aerial Resupply Vehicle, 합동 전술 공중 보급기)는 작년 11월 프로토타입(prototype) 중 일부가 공개되기도 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의하면 JTARV는 200~800lb(약 91~363kg)을 적재하고 200km 이상 비행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고 전해지는데 이번에 공개된 프로토타입은 1회 연료 주입으로 90km를 운행할 수 있고 270kg 화물을 적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JTARV는 적재할 수 있는 중량이 90kg 이상으로 사람을 태우고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호버 바이크로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화물 수송용인 동시에 특수 부대의 잠입 작전에도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도 2024년부터 드론 수송병을 도입할 계획으로 있는데 2016년 한국 육군과 항공대가 공동 개발한 드론이 20kg의 보급품을 적재한 채로 5km를 비행하기도 하였으며, 관련 연구 개발이 진행 중에 있기 때문에 계획 달성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군은 기존 수송용 헬기를 이용하는 방식이 운용비가 비싸고 헬기가 드론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적에게 발견당할 위험이 커 생존성이 낮다고 평가한다. 물론 한 번에 수 톤 이상의 대규모 화물을 즉시 수송할 수 있는 헬기 수송의 장점이 있기 때문에 드론 수송이 단기간 내에 주류로 자리 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우정사업본부의 산간 지역 우편물 배송처럼 산간지역이나 도서 지역 등 기존 교통수단으로 접근하기 쉽지 않은 지역에 주둔하고 있는 소규모 편제의 부대에 대한 보급 방법으로서 드론 수송은 강점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드론에 탑재된 모터의 출력이 강화되고 배터리 충전 용량이 증가함에 따라 무게가 많이 나가는 중량물의 수송이 가능해진 관계로, 과거 촬영, 농약 방제 등 비교적 제한적 용도로 사용되던 드론이 현재 물류 수송의 주요 수단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 융합 기술의 발전, 드론이라는 호랑이에게 날개를 달다

현대 과학 기술은 어느 한 분야만 고립, 독자적으로 발전되지 않는 것에 그 특징이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이와 같은 특징을 잘 나타내는 예로 드론과 AI의 융합을 들 수 있다.

기존의 드론은 조종자가 원격조종으로 움직이는 것이 보통이었다. 인간이 조종기로 드론을 움직였기 때문에 무선 통신이 닿을 수 있는 곳에서만 운용이 가능한 점, 반응 속도 등 인간 조종자가 가진 생물학적 한계가 드론에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은 기존의 드론이 뛰어넘을 수 없는 한계로 작용하였다.

하지만 드론의 자율 주행이 가능한 수준까지 AI 역량이 향상되자 이와 같은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언급했던 우정사업본부의 드론, 미육군의 JTARV, 한국군의 드론 수송병 역시 자율 주행 모드를 탑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지만, GPS 좌표를 설정할 경우 그 좌표를 향해 운행하는 등의 비교적 높지 않은 유도 기술로 알려져 일반에서 상상하는 높은 수준의 AI가 적용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편 지난 6월 13일 방효충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팀이 딥 러닝 인공지능(AI)을 이용해 가상 시뮬레이션 학습을 거쳐 드론의 이착륙 관련 정확도를 극대화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하여 관련 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방 교수팀의 딥 러닝 방식은 기존의 ‘제어법칙(Guidance Law)’ 방식을 따르지 않았다는 것에 그 특징이 있다.

기존 방식은 GPS 좌표를 설정하면 드론이 탑재된 자이로컴퍼스 등을 이용하여 단순히 설정된 좌표로 찾아 가는 것이었던 것에 반해서, 딥 러닝 방식은 알파고가 이 세돌 9단과의 대국에서 다른 기사들의 수 싸움을 학습해서 사용하였듯이 AI가 여러 상황을 가정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그 상황에 맞는 드론의 운전 기술을 습득하는 방식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지정된 좌표로 이동만을 하는 기존 방식은 돌풍, 갑작스런 악천후와 같은 돌발 상황에 대응할 능력이 부족한 반면, 딥 러닝 방식은 AI가 여러 상황을 상정한 드론의 운전 기술을 습득하고 있기 때문에 돌발 상황에 대응할 능력이 비교적 높다고 평가를 받는다.

즉 드론이 내려진 지시만을 기계적으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운전 기술을 습득한 AI가 드론이 처해있는 상황을 파악하여 드론을 움직이기 때문에 여러 상황에 대응할 수 있고 복잡하면서 정밀한 움직임도 구현해낼 수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AI 기술 관련 발전으로 현실화 가능성이 높아진 미국 물류 기업 아마존의 ‘공중물류 센터’ 개념이 주목을 받고 있다.

아마존이 제시한 공중물류 센터 개념은 공중에 화물을 대규모로 적재할 수 있는 거대한 모선(비행선)을 띄운 후 소형 드론을 이용하여 모선에 적재된 화물을 지상의 배송지로 운송하는 개념이다.

현재 물류 수송 개념과 비교한다면 모선이 지상 물류 센터의 역할을 대신하는 것이고 소형 드론은 물류 센터에서 각 배송지로 운송을 하는 택배 기사, 우체부의 역할을 대신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기존 방식은 도로 정체로 인한 시간 지연이나 배송 구역의 중복으로 인한 효율성 저하 같은 단점이 발생하는데 공중물류 센터 개념 적용 시에는 기존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공중물류 센터의 개념이 구현되기 위해서는 드론의 성능이 기존처럼 단순히 설정된 좌표로 움직이는 정도에 제한되어서는 안 되고, 중앙 혹은 자체 AI의 지시에 따라 비교적 다양하고 정밀하게 동작하는 것이 요구된다. 따라서 KAIST가 최근 개발한 딥 러닝 AI를 포함한 AI 기술 개발이 드론 개발 영역에서도 중요하게 평가를 받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5월 28일 ‘혁신 성장 동력 시행계획’이 확정되었다고 발표했는데, 드론 분야에는 4천 550억 원을 투자하고 AI 분야에는 4천 120억 원을 투입하여 관련 산업 분야에 국가적 투자가 있을 것임을 분명히 하였다. 이는 한국이 미래 먹거리 중의 하나로 드론과 AI를 선택했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드론, AI 더 나아가서는 5G 기술의 관련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각 분야 기술의 융합 기술력이 상승되면, 아마존의 공중물류 센터와 같은 개념도 가까운 시기 내에 구현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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