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회계연도 유동비율 84.3%, 보유 현금성자산도 111억 불과

[수입자동차 시장을 보다 ⑤] 지난해 ‘알티마’에 이어 최근 ‘패스파인더’ 차량에서도 녹 부식 결함이 확인되면서 한국닛산(대표 야마모토 신고, 허성중)의 브랜드 이미지가 바닥을 치고 있다. 국내 수입차 시장의 파이가 확연히 커졌지만 한국닛산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배경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단기지급능력이 충분치 않다 보니 녹 부식 결함에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터라 2019 회계연도는 2018년보다 재무지표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부분이다.

▲ 사진 속 인물: 허중성 한국닛산 대표,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한국닛산은 2018 회계연도(2017년 4월~2018년 3월)에 마이너스(-) 38억 원의 영업활동현금흐름(현금흐름)을 기록했다. 한국닛산이 마이너스 현금흐름을 기록한 것은 2013 회계연도 이후 4년 만이다.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영업활동을 통해 실제로 현금을 벌어오기는커녕 오히려 까먹었음을 의미한다. 남는 장사를 하지 못했던 셈이다.

2017 회계연도 553억 원에 달했던 현금흐름이 2018년 마이너스로 전환한 것은 순이익이 같은 기간 422억 원에서 111억 원으로 73.6%나 줄어든 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나마 차입금 상환으로 이자비용 및 외환차손 등이 줄어든 덕에 순이익 감소가 이 정도 수준에서 그쳤다. 차량 판매(인피니티 포함)가 이 기간 8632대에서 8842대로 늘면서 매출은 2017 회계연도 대비 12.2% 늘어난 2831억 원을 기록했지만 ‘배보다 배꼽’이 컸던 탓에 –8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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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매출채권과 매입채무도 현금흐름에 악영향을 미쳤다. 한국닛산의 매출채권은 이 기간 46억 원에서 62억 원으로 36.7% 늘어난 반면, 매입채무는 651억 원에서 451억 원으로 36.3% 줄었다. 재고자산이 2017 회계연도에 비해 36.7% 줄면서 운전자본(매출채권+재고자산-매입채무) 부담이 6.2% 줄었지만 받을 돈은 못 받고 줄 돈은 갚다 보니 현금창출능력이 악화된 것이다.

기업의 단기지급능력을 판단하는 지표 중 하나인 유동비율도 84.3%에 그쳤다. 유동비율은 유동자산을 유동부채를 나눈 값이다. 유동자산은 현금성 자산을 포함해 1년 이내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이고, 유동부채는 1년 이내에 갚아야 하는 채무다. 일반적으로 유동비율이 200%를 넘어야 지급능력이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닛산의 경우 장기간 유동비율이 100% 아래에 머물러 있다. 회계연도 기준 2014년 29.6%, 2015년 42.7%, 2016년 49.4%, 2017년 79.4%, 2018년 84.3%를 기록했다. 개선추세에 있긴 하지만 단기차입금은 330억 원에 달하는 반면,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13억 원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기유동성이 충분하다고 보기 어려운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국토요타와 혼다코리아가 녹 부식 결함에 발 빠르게 대처했던 것과 달리 한국닛산은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또 유형자산 취득 등 투자를 하는 대신 곳간에 현금을 쌓는 보수적 재무전략을 택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한국닛산의 2018 회계연도 투자활동현금흐름은 4억 원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한국닛산의 유동성에 이처럼 ‘빨간불’이 켜진 상황에서 녹 부식 결함 문제가 또다시 불거졌다는 점이다. 물론 수익성이 개선된다면 유동성 위험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현재까지 추이를 보면 이마저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녹 부식 이슈가 불거진 이후 차량 판매가 현저히 줄었기 때문이다. 한국닛산(인피니티 포함)은 올 4월부터 7월까지 총 2341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간 대비 976대 감소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닛산에 수차례 연락을 했으나 끝내 어떤 답변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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