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고 쫓기는 재개발 먹이사슬, 이곳은 지금 대자연 속...

▲ 응암10구역은 지난 4월 기존 조합장의 사퇴로 새로운 조합장을 선출하는 과정을 겪었다. 왜 전 조합장이 사퇴를 하게 되었는지...그리고 이곳 사업이 지지부진한 이유는 무언인지 파헤쳐 보았다.
정비사업최초 뉴스채널 한국건설근로입니다.
2003년 재개발 사업을시작한 응암10구역은 현재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하는 단계에 와 있지만 언제하게 될지 모호한 실정입니다. 지금까지 각종 소송과 시공사와의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사업이 지연 됐기 때문인데요,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또 앞으로 응암10구역의 사업은 어떻게 될 것인지 한국건설근로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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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은평구 응암동 419번지 일대에 총 1139세대를 짓는 응암10구역은 2003년 D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했습니다.

당시 D건설은 대치 주공아파트, 홍은 12구역 등 서울의 내로라할 만한 곳들을 수주한바 있습니다. 하지만 건설경기의 악화로 응암10구역도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더구나 2007년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후 응암10구역은 2009년부터 조합설립무효 소송, 2010년 효력정지가처분 소송, 2011년 사업시행인가취소 소송 등 각종 소송에 휘말리게 됐습니다. 사업시행이 늦어지면서 집행부에 대한 불신도 깊어졌습니다.

[라동호 은평구청 주택과 주무관]
2009년 10월 1일 사업시행인가가 났는데요. 그 이후에 조합원들한테 소송이 제기돼 지금 계속적으로 소송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지금 3심이 대법원에 가있는데 그것은 아직 결과가 안나와있는 상태입니다.

소송을 제기한 비대위 측은 “추진위 결성 전부터 시공자를 선정한 것이 현행법상의 문제”라고 주장했습니다.

[최재연 응암10구역 비대위 위원장]
추진위원회를 결성한 전 조합장(김00 조합장)이 전에 D건설과 사전 (가)계약을 해놓고 (이러한 것들이) 현 법에 맹점으로써 남아 있습니다. 현재상황은 재개발 자체가 조합원들을 위한 재개발이 되어야 하는데..

이에 조합은 2003년 당시의 법으로 선정했기 때문에 위법이 아니라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김윤택 응암10구역 재개발 조합장]
우리조합은 그 당시에 조합정관 12조에 보면 단 법(도정법) 시행 전에 주민총회에서 ‘경쟁 입찰로 선정된 시공자는 조합총회에서 선정한다’라고 돼있기 때문에 규정에 따라서 정당하게 시공사를 선정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것은 불법이 아니고 지방법원에서 승소를 했고 대법까지 올라가 있는데 곧 판결이 날 것으로 알고 있지만 저희는 절대 불법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응암10구역은 2011년 사업시행 변경인가를 받고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하는 단계에 왔습니다. 그러나 현 집행부에 대한 불신이 고조되는 가운데 2012년 3월 해임총회가 열렸습니다. 총회는 직접참석률 미달로 부결됐지만 前조합장 김모씨는 ‘조합의 사업지연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며 자진사퇴했습니다.

[응암10구역 조합관계자]
기존집행부에 대한 불신이 많았고.. 새로 해임발의한 사람들은 집행부를 교체하고 사업을 정상궤도에 올려놓겠다...

현재 조합장은 김윤태씨입니다. 지난 7월 19일 열린 임시총회에서 총 세 명의 후보가 경합을 벌였고, 우열을 가리기 힘든 박빙의 선거전에서 7표차로 선출된 것입니다.

응암10구역은 이제 관리처분을 앞두고 있습니다. 시공자와의 본 계약과 설계변경 등이 이뤄져야 진행되는 사항입니다. 그러나 또 하나의 걸림돌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바로 “시공자로 선정된 D건설의 신용평가등급은 BB+로 PF(project financing)를 일으키는데 문제가 될 것”라는 ‘조합원의 불안’이었습니다. [한국건설근로ㅣ신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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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자의 신용도와 재개발 사업은 어떤 관계일까요? 응암10구역 재개발 사업은 시공자의 신용도 하락과 맞물려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됐는지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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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란 project financing. 즉, 프로젝트에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말합니다. 일반적인 금융권이 대출해줄 회사의 신용등급 전체를 두고 대출여부를 판단하는 것과는 달리, PF는 회사의 신용을 보지 않고 회사와 사업을 별도로 분리해 특정 사업의 사업성만을 분석해 자금이 공급됩니다.

그러나 정비사업에서 PF등의 사업비 대출은, 시공사의 보증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사업성은 물론 시공사의 신용등급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즉, 신용등급에 따라 대출되는 금융부담이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D건설 상무]
요즘PF되는 회사가 있나요?
모든 회사들이 pf가 되는지 반문하고 싶네요.

D건설의 담당상무는 “조합원들이 걱정하는 PF는 D건설 뿐 아니라 다른 어떤 건설사도 어려운 실정인데 D건설에만 국한하는 건 잘못됐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의 신용도에 따라 대출이자가 높아 사업비가 더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응암10구역 건설사 관계자]
D건설에는 문제가 있다는 게, D건설은 그 당시에 자금조달은 해야 하는데 1% 정도가 높았다. 1%면 사업비가 천억이면 이자가 10억이다.

이에 D건설은 ‘금융회사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지금 단정 지어 더 비싸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전했습니다.

[D건설 상무]
사업비대출에 대한 이자는 금융기관하고의 이야기잖아요. 그걸 싸다 비싸다는 건 알 수가 없다. 은행마다 금융기간마다 다르다. 개인도 다 신용도에 따라 대출이자가 다르고 거래 실적마다 달라지는 것에 무슨 근거로 1%가 높다(고 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응암10구역의 사업진행에 있어 D건설의 입장이 명확하지 않아 사업진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설명합니다.

김윤태 조합장은 지금까지 지연된 사업을 빠르게 진행시키고자 지난달 27일 D건설에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김윤택 응암10구역 재개발 조합장]
포괄적으로 얘기하면, 귀사가 시공사로써 도와주시고 했는데...
왜 (사업진행을 미루는)그런 이유를 말씀해 주시고..... 그 다음에 ‘만약에 귀사가 사업을 접는다면 대여금 관계라던가 보조사업비문제에 대해 어떻게 협상할 것이며 언제 협상에 들어갈 것인지 구체적인 날짜를 명시해 주십시오.’(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조합은 추석 전에 보낸 공문이라 다음 주 쯤 답변을 받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D건설 관계자는 “조합이 보낸 공문에 아직 답변서를 준비하고 있지 않은 상태” 라고 전했습니다.

[D건설 상무]
Q. (조합이 보낸 공문에 대한)답변이 언제쯤 나오는가?
A. 그건 우리가 언제 만들어야 될지 지금(은) 아직 모르겠어요.

또한, 건설경기가 어려운 시점이기 때문에 조합과 의견조율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D건설 상무]
사업장이 요새 시황이 어려우니까 설계변경하고 사업성 개선합시다. 이런 정도죠

응암10구역의 사업진행에 관해 D건설은 “설계변경하고 사업성을 개선하기 위해 설계변경을 위한 논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조합 및 조합원 관계자들은 설계변경의 문제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응암10구역 관계자]
D건설이 비단 여기뿐만이 아니라 역촌1구역도 넘어갔고, 홍은12구역도 넘어갔다. 사업이라는 게 안정적으로 끌 고가야 하는데 과연 D건설이 해낼 수 있느냐(는 것이 문제다)

D건설은 지난해 홍은12구역재개발 사업의 시공권을 포스코건설에 내어준 일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응암10구역이 타 시공사의 수주 목표물로 물망에 오른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D건설이 응암10구역의 시공자로써의 기강이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수주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지목된 건설사 관계자를 통해 사실여부를 확인해봤습니다.

[응암10구역 건설사 관계자①]

Q. 00건설 에서도 꾸준히 활동을 했다고 알고 있어요.
A.예.
D가 어려운 부분이 있고 아직까지 입장표명을 안했기 때문에 전격적으로 수주 전에 돌입한다고 보기엔 어렵다. (조합 측과) D건설 쪽하고 약간의 문제가 있어서 시공사 교체 이야기가 나와서 인원을 일정 투입해서 활동했던 것이다.

[응암10구역 건설사 관계자②]

Q. 언제부터 활동했는가?
A. 우리가.. 금년 초에.
시공사를 교체한다는 것에 대해서 일정부분 주민들의 여론으로 돌아선 거지
시공사를 교체하는 거에 대해서 조합원들의 전체 민심은 크게 반감이 없다. D건설보다는 00나 00이 가는 게 좋고...

건설사 관계자들은 ‘응암10구역 조합원들의 사이에선 이미 시공사 교체가 기정사실화 된 이야기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D건설이 시공사로써의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D건설은 건설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적극적인 입장을 취하기 어려운 처지라고 토로했습니다.

[D건설 상무]

Q.(시공사 교체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오는데)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나?
A.우리야 정상적으로 (응암10구역조합)저쪽하고 계속 대화하고 그런 상황에 있어요. 시장상황 보면서

조합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D건설이 조합에게 내비친 또 다른 입장을 전해들을 수 있었습니다.

[김윤택 응암10구역 재개발 조합장]

자기네들(D건설 측 입장)은 조합이 가는 길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 조합이 우리(D건설이 시공하는 것)를 싫다고 하면 우리(D건설)는 거기에 협조할 것이고 그런......

[한국건설근로ㅣ김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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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지 않는 D건설은 현재 갈들의 골이 깊어져가고 있습니다. 이전 응암10구역에서는 조합장에 대한 불신이 깊어 결국 조합장이 교체됐었습니다. 지금은 그 도마에 D건설이 올라가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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