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질병 관리 본부의 ‘한국인 유전체 역학 조사 사업’으로 대표되는 게놈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데, 질병 관리 본부에 의하면 2001년부터 시작된 이 사업은 2014년 24만 5천여 명의 유전체 관련 자료를 확보하였고 2012년부터는 전면적 추적 조사를 통해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고 알려졌다.

해당 사업은 당뇨병, 고혈압, 비만, 골다공증, 고지혈증, 대사증후군과 같은 만성 질환과 유전 환경적 요인이 어떤 상호작용을 갖는지 알아내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24만 5천여 명의 자료에 대한 코호트 분석(Cohort Analytics)등을 통한 분석으로 향후 의료 현장에서 사용될 수 있을 정도의 유의미한 연구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그래픽 황성환 그래픽 담당

코호트 분석이란 사회조사 방법 중의 하나로 코호트 분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코호트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코호트란 ‘특정 기간 동안 공통된 특성을 가졌거나, 동종의 경험을 체험한 집단’을 의미한다고 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당뇨병에 걸린 환자, 고혈압에 걸린 환자들은 각각 당뇨병 환자란 코호트, 고혈압 환자란 코호트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코호트 분석이란 ‘동질 집단 분석’이라고 말할 수 있다. 즉 해당 사업은 당뇨병 환자의 유전체를 분석하여 당뇨병과 관련한 특정 유전체 변이를 찾아내려고 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또한 당뇨병 환자 코호트와 흡연, 음주 코호트 등과 비교 분석하면 이 두 요인 사이의 상관관계도 찾아낼 수 있어 질병의 유전적, 환경적 요인을 찾아내는 것이 가능하다.

질병 관리 본부의 한국인 유전체 역학 조사 사업을 통해 축적된 데이터 외에도 국립 암 센터에 4만 건의 데이터, 각 병원의 EMR(Electronic Medical Record, 전자 의료 기록)을 고려한다면 한국이 보유한 유전체 관련 데이터가 적다고 보기는 힘들다.

그러나 의료계와 의료 정보를 활용하는 산업계에서는 한국의 게놈 관련 프로젝트 수행에 개선점이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윤형진 서울대 의과 대학 교수는 질병 관리 본부, 국립 암 센터, 각 병원의 EMR 등에서 얻은 데이터를 서로 연계할 필요가 있고, 데이터 표준화 등을 통해 환자로부터 얻을 수 있는 데이터의 질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EMR 관련하여 연구보다는 진료에 집중하여 폐암 환자의 진료 시에 흡연 여부를 묻지 않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기 때문에 이와 같이 수집된 데이터를 신뢰하기 어렵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는 현장 의료진들은 부족한 일손으로 인해 질병에 대한 연구보다는 질병 치료에 우선적으로 역량을 집중하기 때문으로 풀이되어 현실을 고려하면 현장 의료진들에게 데이터 수집에 더 집중하라고 주문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게놈 관련 프로젝트의 수행도를 높이기 위해서 윤 교수의 데이터 질을 높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은 검토되어야 할 필요가 있고, 이와 관련해서는 연구 인원을 현장에 투입하거나 현장 의료진이 데이터 수집 시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과 같은 방안을 검토해 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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