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 고위직에 ‘낙하산 인사’ 의혹

지난 2월, 7개월 여 동안이나 수장을 찾지 못했던 코레일이 새롭게 수장을 맞이하면서 새단장에 들어갈 채비를 했다. 새 사장으로는 오영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철도와는 크게 상관이 없던 오영식 사장의 코레일 낙점은 노조를 중심으로 ‘낙하산 인사’라는 의혹을 남겼고 그 의혹은 좀체 수그러들지 않았다.

이에 오 사장은 “결과로 낙하산이라는 오명을 씻어내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한데, 불과 1개월여도 안된 상황에서 ‘낙하산 인사의 또 다른 낙하산 인사’를 만들어 냈다는 의혹이 불거졌고 그 논란이 지금에까지 이르고 있다. 그 의혹이 더욱 짙어진 이유는 해당 직무에 걸맞지 않은 인사를 자리에 앉혔기 때문이다.

해당 인사는 코레일 ‘홍보실장’이다. 홍보실장 자리를 꿰찬 인물은 ‘홍 모씨’로 홍 실장은 오영식 사장과는 대학 동창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문재인 정부가 적폐라고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학연 지연’과도 다르지 않는데, 오 사장은 결국 그러한 적폐를 저지르고 있는 모습이다.

그래픽_황성환 그래픽 담당

◆ 오영식 코레일 사장 ‘왜 낙하산 인사’라 평가 받나

오영식 사장의 경력을 보면, 왜 이 사람이 코레일 사장이 됐을까에 의문을 남긴다. 오 사장은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의원을 지냈으며, 16대부터 19대까지 국회의원을 지낸 3선 의원이기도 하다. 또 오 사장은 의원 활동시기에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이었다. 결국 철도와도 그리고 코레일과도 과거의 경력을 보면 연관성을 크게 찾기 어려운 인물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관련 노조에서는 ‘낙하산 인사’로 낙점하고 사장 취임을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오 사장은 “결과로 평가 받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아직까지 또 다른 낙하산 논란을 일으킬 뿐 국민이 납득할 만한 평가가 내려지지 않은 상태다.

◆ 홍 실장의 낙하산 논란 왜?…오 사장과는 대학 동기동창 관계

그러면 낙하산 채용 논란이 일고 있는 홍 모실장은 어떤가. 우선 홍 실장과 오 사장은 같은 대학 85학번 동기동창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또한 지난 19대 국회 시절 홍 실장이 있던 회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창당대회’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던 전력이 있다.

◆ 이것만으로 ‘낙하산 채용’이라 할 수 있나

사실 우연의 일치 일 수 있다는 것도 배제할 수 없다. 실력 있는 인물을 채용하려는 욕심은 어느 기관에서건 당연하다 할 수 있다. 더구나 사장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서는 더더욱 노력해야 하는 것도 당연하다.

때문에 정규 공모 절차를 거쳐 뽑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우연의 일치로 그동안 오 사장과는 많은 친분이 있던 인물 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에 대한 가능성은 극히 낮다. 하지만 가능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한데, 코레일에 대한 채용비리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는 것 쯤은 우리 국민은 다 안다. 위에 언급된 채용인사가 낙하산이든 낙하산이 아니든 코레일은 이미 많은 채용비리를 저질러 왔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3월 조선일보 등 다수 매체는 코레일의 자회사 코레일네트웍스는 지원자 전형결과를 조작하고, 임직원 친인척 채용 등 사뭇 다양한 형태의 불법 채용을 저지른 바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3월 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코레일네트웍스에 대한 감사를 5일~9일까지 벌인바 있다. 이 결과 모두 4차례에 걸친 불법 채용이 코레일네트웍스 내에서는 이뤄진 것으로 감사 결과가 나왔다.

국토부의 감사결과에 따르면 코레일네트웍스는 운수관리원(정비)을 채용하면서 서류전형 결과를 조작해 3순위 지원자를 2순위로 올려 합격시킨 반면, 정작 1순위 지원자는 3순위로 내려 앉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번 코레인의 채용인사 낙하산 논란은 오 사장의 낙하산 논란과는 또 다른 문제다. 정부의 낙하산 인사문제지만, 이번 문제는 채용비리 문제로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채용비리는 지난해 겨울부터 사회면 탑을 만들어내고 있는 핫이슈다. 채용비리는 취업을 준비하는 취준생에게 절망을 안겨주게 되며, 결국 “이 사회는 살아갈 만 한 가치가 없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에 코레일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명하고 또 처리할지 국민으로써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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