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이 8월 말로 확정되면서 한반도 비핵화의 시계가 가쁘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방북은 9월말까지 숨 가쁘게 이어질 ‘한반도 빅 이벤트’의 시발점이기에 한반도 정세는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23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주에 북한을 방문한다”고 직접 4차 방북 계획을 발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한 지난 2월 조셉 윤 대표가 은퇴함에 따라 공석이던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에 스티븐 비건 부회장을 임명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스티븐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 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을 함께할 것”이라며 “우리는 목표를 향한 더 많은 외교적 진전을 이루기 위해 다음 주 북한을 방문한다”고 말했다.

▲ 그래픽_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 담당

그는 “외교를 통해 북한의 안보 위협을 영원히 해결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고 비핵화 대화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은 구체적인 방북 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北 비핵화 신고-종전선언 협상 이뤄질까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스케줄이 드러남에 따라 교착상태에 빠진 북한의 비핵화 신고와 종전선언간의 협상이 이루어질지 눈길이 끌린다. 우선 전문가들은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긍정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신중해야 할 때라는 것을 강조하는 모양새다.

3차 방북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해 ‘빈손 방북’이란 비판을 받은 폼페이오 장관이 또 한번 북한을 방문하는 것은 북미간의 상당한 조율이 물밑에서 이루어졌다는 해석이다.

여기에다가 북한이 다음 달 9일 정권수립 70주년 행사를 앞두고 폼페이오 장관을 초청한 것은, 큰 행사인 9·9절을 앞두고 북미관계에서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두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번 방북에서 북한이 핵 폐기 프로그램 시설에 대한 목록 제출과 종전선언의 합의가 이루어 질 것이라는 장밋빛 예측도 나온다. 반면 일각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언급했기 때문에 이번 방북에선 실무 차원의 의견 교환을 한 뒤 구체적 합의는 정상회담에서 이뤄질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또 주목되는 것은 이번 방북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가시적인 시간표가 나올 수 있느냐다. 이번 방북의 성패 여부에 따라 향후 북미관계와 더 나아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결과에도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폼페이오 장관의 행보에는 더욱 눈길이 끌릴 수밖에 없다. 

폼페이오 방북 성패에 달린 한반도 정세…중대 분수령

방북의 성패는 남북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청와대는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이후 ‘가을 남북정상회담’의 과정이 명확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4일 브리핑을 통해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이후에 남북정상회담 일정과 안건 등이 구체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해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에 큰 진전을 이뤄내길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워싱턴은 폼페이오 방북과 관련해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분위기다. 워싱턴 포스트(WP)의 외교·안보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은 ‘폼페이오가 진실의 순간에 맞닥뜨렸다’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폼페이오는 김정은으로부터 양보를 얻어낼 수 있는 수단이 거의 없다”고 단정지었다.

또한 미 국무부가 4차 방북에서도 폼페이오 장관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만남은 없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워싱턴 내의 회의론이 힘을 받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여전히 ‘극적’인 면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폼페이오 장관이 카운터파트인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등과의 회담을 통해 김 위원장을 만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다양한 관측 속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어떤 ‘선물’이 될지, 또는 그가 어떤 카드를 안고 올지 한반도는 또 다시 기대감에 휩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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