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김태연 기자] 안드로이드 산업 혁신을 주도하며 세계적인 IT기업을 표방해온 구글의 한국 법인인 구글코리아가 게임 업체 갑질 등 불공정행위로 사정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복수매체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구글코리아 본사를 방문해 약 3주 간 강도 높은 현장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코리아는 독점적 지위를 남용해 국내 게임업체에 자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플랫폼인 ‘구글 플레이스토어’에만 앱을 출시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 그래픽_황성환 그래픽 담당

공정위는 앞서 지난 4월엔 게임 개발, 유통 업체들을 대상으로 ‘모바일 게임 유통 플랫폼 공정거래 실태 조사’를 통해 모바일 게임 안드로이드 버전을 출시하며 앱마켓이나 제 3자로부터 다른 앱마켓에 올리지 말라는 요청이 있었는지를 조사했다.

또 특정 앱마켓에 먼저 출시해달라고 했는지, 요청에 따르거나 따르지 않으면 대가나 불이익을 받았는지 등도 조사했다.

즉 이번 구글에 대한 현장조사는 4월 조사의 연장선상이 된 셈이다.

실제 작년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1~2위였던 엔씨소프트 ‘리니지M'과 넷마블 ’리니지2 레볼루션‘은 앱스토어, 구글 플레이에 출시됐지만 원스토어에는 출시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원스토어는 국내 이동통신 3사와 네이버가 각 사의 애플리케이션 마켓을 통합한 안드로이드 기반의 앱 마켓이다.

이 외에도 구글 플레이 출시 시기에 상당한 차이가 있거나 넥슨 ‘오버히트’, 컴투스 ‘서머너즈 워’, 넷마블 ‘테라M' 등의 인기게임 상당수도 원스토어에는 출시되지 않았다.

한국무선인터넷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구글플레이는 국내 앱 마켓 시장 점유율 61.2%를 차지하며 시장 지배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

또한 구글플레이스토어의 지난해 거래액은 5조 3300억원으로, 올해는 6조~7조원대 시장으로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매년 조 단위 매출액이 늘어나면서 거의 독점적 지위를 누려온 가운데 원스토어의 점유율은 13.5% 수준에 그쳐 구글의 독과점에 손을 쓰지 못 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이번 공정위 조사는 통상 1주일이면 끝나는 데 반해 3주나 진행한 점을 미뤄 새로운 혐의나 증거가 발견됐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구글의 시장 지배력 남용은 세계적으로도 논란이 되고 있는 추세다.

앞서 유럽연합(EU)집행위원회는 지난해 7월 구글에 독점적 시장 지배력을 남용했다는 이유로 우리 돈 5조원이 넘는 역대 최대 규모 과징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러시아도 2016년 구글에 반독점 위반 혐의를 적용해 680만 달러 과징금을 부과했기에 구글의 독과점을 견제하고 있는 모습이다.

공정위는 이번 현장조사에서 확보한 증거물을 통해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하고, 혐의가 확인될 경우 검찰 공소장에 해당하는 심사보고서를 작성하게 된다.

이런 연장선상에 관해 업계 안팎에선 우리 정부도 세계적으로 벌어지는 구글의 독과점 규제에 초점을 맞춰 과징금 철퇴를 내릴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오면서 업계 내의 위상 변화가 있을 지 비상한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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