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 기획_솟아라 우리 산업] 달의 자원을 지구로 운송하는 방식이 경제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것은 분명하지만, 이와 같은 사실이 달의 자원 활용 자체가 경제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Space Dock 혹은 보급 기지로 활용될 때에는 달의 자원 활용은 지구보다 경제성을 확보하기 훨씬 용이하다고 볼 수 있다.

Space Dock은 천체의 위성 궤도에 건설된 일종의 조선소로 우주선(Space Ship)을 건조하거나 수리할 수 있는 시설이다. 이와 같은 Space Dock이나 보급 기지를 달 궤도에 건설할 경우 화성 탐사를 비롯한 향후 우주 개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달에는 티타늄, 헬륨3 등의 희귀 자원이 지구에 비해 비교적 풍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헬륨 3는 핵융합 발전의 연료로 주목받고 있는데 반해 지구상에는 자연적인 헬륨 3가 거의 존재하지 않아 달이 헬륨 3의 공급원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많이 나오고 있다. <그래픽_황성환 그래픽 담당>

이때 물리의 ‘탈출 속도’라는 개념을 이해하면 달 궤도에 Space Dock, 보급 기지와 같은 시설을 건설할 때 가질 수 있는 이점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탈출 속도는 ‘어떤 물체가 천체의 중력권을 벗어날 수 있는 속도’를 의미하고 수식으로는 로 나타낸다. 이때 G는 만유인력 상수, M은 지구 질량, R은 물체와 지구 사이의 거리를 의미한다.

이 수식을 기반으로 지구와 달의 탈출속도를 구해보면 대략 지구 표면에서는 11.2km/s, 달 표면에서는 2.38km/s가 나오며 이는 물체가 지구 중력권을 벗어나려면 11.2km/s, 달의 중력권을 벗어나려면 2.38km/s의 속도가 필요하다는 의미와 같다.

따라서 달 탈출 속도는 지구 탈출 속도의 약 1/5에 불과하고 이 사실을 기초로 운동에너지가 속도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사실에 대입하면 달 탈출에 필요한 운동에너지는 지구 탈출에 필요한 운동에너지의 1/25에 불과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게다가 지구는 두터운 대기가 있어 로켓으로 위성 궤도상에 물체를 운송하려 할 때는 막대한 마찰에너지를 걱정해야 하지만 달에는 대기권이 없기 때문에 마찰에너지에 대한 고민도 접어놓을 수 있다.

즉 달에서 달 위성 궤도에 있는 Space Dock에 화물을 운송하는데 필요한 운동에너지는 지구에서 지구 위성 궤도에 있는 Space Dock에 화물을 운송하는데 필요한 운동에너지의 1/25라고 볼 수 있고 여기에 대기에 의한 마찰 에너지까지 고려하면 달 위성 궤도에 Space Dock을 설치하는 것이 지구 위성 궤도에 설치하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임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달 자원을 지구로 운송하는 것이 아니라 달 위성 궤도에 있는 Space Dock에 운송하여 우주선을 건조하거나 수리하는데 사용한다면 경제성을 확보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과학적 배경을 이해하면 미국을 포함한 우주 개발 선진국들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여 ISS, 텐궁 같은 우주 정거장을 지구 위성 궤도에 건설하고, 2024년까지 달 위성 궤도에 우주 정거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물론 현재 위성궤도에 설치된 ISS, 텐궁과 같은 우주 정거장이 당장 Space Dock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Space Dock을 건조할 때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우주 개발 선진국들의 역량 투입을 이해할 수 있다. 즉 우주 개발을 위한 기술 축적에 목적이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향후 달 개발이 본격화되었을 때 한국의 우주 개발 기술 수준이 열강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면 열강은 달에 Space Dock을 설치하여 화성을 포함한 외계 천체에 대한 탐사, 개발을 비교적 수월하게 할 수 있는 것에 반해 한국은 지구에서 로켓을 쏘아 올리는 비경제적인 방법을 고수할 수밖에 없게 되고 이는 곧 우주 개발 경쟁에서 뒤처지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사실은 대항해시대가 도래했을 때 스페인과 포르투갈, 영국은 갈레온, 카라벨, 프리기트 급의 외양 선박을 개발하여 전 세계를 상대로 해상 무역을 해서 국력을 향상시킨데 반해, 명나라, 조선은 정크선, 판옥선과 같은 근해 선박에 안주하여 이후 벌어진 아편 전쟁, 병인양요, 신미양요 등과 같은 유럽 열강들의 전쟁에서 고전한 결과를 상기시킨다.

따라서 현재적 가치만 따진다면 우주 개발의 경제적 가치는 결코 높다고 볼 수 없지만, 향후 벌어질 수 있는 우주 대항해 시대에 대비하지 않으면 근대화 초기에 쇄국정책으로 열강들의 먹잇감에 불과했던 조선의 처지가 재연될 수 있으므로 적어도 우주 개발 선진국들의 기술에 뒤처지지 않을 정도의 기술력 확보는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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