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덕 정림건축 소장
올 상반기 서울 및 경기 지역의 아파트 청약실적은 극과 극으로 달리고 있다. 1순위에서 23.5대1이라는 성적과 3순위까지 청약률이 제로에 가까운 단지도 나타나고 있다. 또한 한 단지에서도 주택의 크기 및 형태별로 청약률이 큰 차이가 나타나기도 한다. 과연 잘 팔리는 아파트의 특징은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최근 분양하는 아파트의 분양경쟁률을 통해서 잘 팔리는 아파트의 트렌드를 살펴보도록 하자.

 잘 팔리는 아파트의 특성

첫 번째는 발코니(서비스) 면적이 최대로 확보된 아파트가 잘 팔린다. 그 이유는 보통 아파트를 사는 소비자가 발코니를 확장하는 것이 일반화 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발코니 면적이 클수록 확장해서 쓸 수 있는 실질적인 전용면적이 그만큼 커진다는 결론이다. 최근 김포 한간신도시 Aa-09블록 반도유보라 단지에서 전용 59㎡을 최대 90㎡까지 확장하는 강점을 내세워 분양에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요즘 같은 부동산 불경기와 건설사의 브랜드 파워를 고려한다면 대단한 성과임에 틀림이 없다. 더욱이 재미있는 사실은 발코니 면적이 최대로 나온 59A와 59C 타입의 평면이 청약이 마감이 된 반면에, 발코니 면적이 상대적으로 작은 59B와 59D 타입은 3순위 청약에도 마감을 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이것을 반증하고 있다.

 
두 번째는 커뮤니티 시설이 제대로 확보된 아파트가 잘 팔린다. 요즘 아파트 내에 커뮤니티 시설은 기본이고, 수영장과 사우나 등 기존에 몇 년 전만에도 상상할 수 없었던 시설이 많아지고 있다. 그 이유는 소비자들의 삶의 질이 예전보다 많이 향상되었기 때문에 소비자의 NEEDS가 그만큼 상승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개인의 가치관과 개성이 중시되는 사회가 되면서 각종 동호회의 활동을 할 수 있는 단지를 선호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세 번째로는 소형 아파트가 잘 팔린다. 예전에 중대형 아파트가 대세인 형상에서 최근에는 중소형아파트가 잘 팔리는 추세이다. 이 이유를 살펴보면 기존에는 시세차익을 고려한 투자용으로 중대형 아파트를 생각하지만 지금은 실 거주자의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여기에는 아파트로 시세차익을 많이 낼 수 없다는 생각이 바탕이 깔려있는 듯하다. 경기 평택 장안마을 코오롱 하늘채의 청약 실적을 보면 67~114㎡ 타입 중에서 가장 작은 67.99㎡ 과 67.66 ㎡ 타입이 청약 마감되었으며, 경기 용인 행정타운 두산위브 A2블록 또한 84~153㎡ 타입 중에서 가장 작은 84.72㎡와 84.74㎡ 타입이 우선 청약 마감이 되었다. 

 
네 번째로는 교통과 입지여건이 좋은 아파트일수록 잘 팔린다. 지난 4월 청약 결과를 살펴보면 청약이 100%인 단지는 서울 래미안 송파 파인탑, 서울숲 더샾, 서울 래미안 옥수 리버젠은 브랜드 파워와 교통 및 입지여건이 좋은 아파트이다. 또한 서울 옥수 어울림 아파트의 경우에는 9개 평면 타입중 6개 타입이 청약 마감을 한 것을 보면 브랜드 파워가 약한 것을 교통과 입지여건의 우월함으로 극복한 좋은 사례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앞서 서술한 실수요자 중심의 청약 패턴도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

마지막 다섯 번째로는 친환경 및 에너지(관리비) 절약형 단지가 잘 팔린다. 김포한강신도시 한라 비발디의 경우 한강조망률 45%와 녹지율 53%로 계획하였으며, 김포한강신도시 푸르지오의 경우 냉난방 최대 40%에너지 절감형 단지라는 콘셉트로 계획하였다. 지상에 주차장을 없애고 녹지화하는 것은 이제 일반화되었다. “특히 인근 대형 공원이 있는 경우는 아파트의 분양과 시세가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서울숲 인근 경우에 500m 이내에 위치하고 있는 아파트들은 평당 가격이 최소 1000만원~20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제3장 향후 아파트 시장 예상

첫째, 아파트는 더욱 더 실수요자 중심의 소비패턴이 강화될 것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최대 발코니 면적의 아파트, 커뮤니티시설이 좋은 아파트, 소형 아파트들이 바로 이러한 사실에 대한 반증이기도 하다.

둘째, 관리비가 저렴한 아파트가 잘 팔릴 것이다. 자동차를 살 때 차의 연비가 차량선택의 큰 기준이 되듯이 아파트도 관리비가 한 달에 얼마나 나오는지가 아파트 선택의 기준이 오는 날도 곧 올 것이라고 본다.

셋째, 사람들의 개성을 반영한 다양성과 차별성을 가진 상품들이 잘 팔릴 것으로 판단된다. 주요 도시들이 실질 주택보급률이 100%가 넘어서고,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이런 상황에서 일반 해법으로는 분양시장에서 참패를 할 것이다. 따라서 특수해법이 필요하며 예를 들자면, 한 단지에 평면의 형태가 30~50개 이상의 다양한 평면을 소비자가 선택을 할 수 있게 하거나,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천장고가 3m 이상의 형태, 단독주택처럼 자기 앞마당을 가질 수 있는 아파트 평면 등이 새로운 아파트 시장의 패러다임으로 다가올 것이다.

※이성덕 정림건축 소장은
한국교육개발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광운대 건설법무대학원에서 건설법무학 석사를 마쳤다. 이후 (주)공간도시종합건축사사무소 공간주거팀에서 건축설계부문 차장으로 근무했으며, 2004년부터 (주)정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 건축설계 부문 소장으로 자리하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파주 문산 당동리 힐스테이트아파트 신축 설계용역이 있으며, 다음해에는 고양식사지구 위시티 벽산블루밍 아파트 신축공사, 명일동 삼익그린1차아파트 재건축 아파트 신축공사 설계를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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