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김태연 기자] 글로벌시장에서 차별화된 기술력 우위를 점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 근로자 작업안전에 무책임한 모습은 국제적 위상을 스스로 갉아먹는 요소가 되고 있다.

지난 3일 삼성전자 기흥 사업장에서 이산화탄소가 누출돼 협력업체 직원 1명이 숨지고 2명이 중태에 빠졌다.  이번 사고도 지난 몇 년 간 반복돼 온 누출사고의 연장선상이 된 셈이다.

삼성은 ‘책임을 통감한다’고 사과 했지만 유사할 정도로 반복되는 누출사고는 ‘진정성 없는 사과’라는 빈축을 사고 있고, 근로자 안전을 진정으로 신경써왔는지를 의심케 할 정도다.

▲ 삼성은 불산사고 이후 안전전문 직원을 채용하고 불시점검을 강화했음에도 위험의 재생산을 낳고 있다. 매번 누출사고가 터질 때마다 “위험한 작업을 외주화하기 전에 전체적인 작업 환경을 보다 적극적으로 돌봐왔다”는 해명은 변명은 아니었는지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그동안의 수많은 누출사고 앞에서 삼성은 안전강화에 노력을 기울여 책임을 통감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지만 그저 헛구호에 그쳤을 뿐이다.<그래픽_황성환 그래픽 담당>

사고 이후 삼성전자가 ‘늑장신고’를 했다는 의혹도 퍼지고 있다.

고용부에 따르면 삼성전자 기흥공장은 사고를 목격할 이날 오후 1시 55분 이후 두 시간 가량 지체된 오후 3시48분께 고용부에 보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 측은 “매뉴얼대로 한 것“이라며 논란을 일축했지만 생명이 오가는 긴급한 상황에서 출동시간이 지체된 점, 자동 대피 방송 시스템도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매뉴얼대로 이행했다는 해명은 무색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속되는 누출사고 원인으로는 삼성의 ‘위험외주화’가 거론된다.

우선 통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화학물질을 다루는 산업은 일반적으로 다른 기업에 비해 설비가 밀집돼 있어 대형 사고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그러나 여태껏 누출 사고 사상자 대부분은 협력업체 직원이었다는 점은 삼성이 위험외주화를 간과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제기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 된다.

2014년 3월 경기 수원전자생산기술연구소에서도 오작동으로 인해 이산화탄소가 유출돼 협력업체 직원 1명이 숨졌다.

2013년 1월, 5월 화성공장에서 발생한 불산가스 유출 사고에서도 협력사 직원이 부상을 입거나 사망했다.

2015년 11월에도 기흥사업장에서 황산이 누출돼 협력사 직원이 1~2도 화상을 입기도 했다.
 
이런 사례들을 종합하면 삼성은 위험외주화를 통해 위험한 작업현장 업무 다수는 협력사에 맡기고 있고, 원청으로서의 책임을 회피하는 구조를 이어오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될 수밖에 없다.

삼성은 불산사고 이후 안전전문 직원을 채용하고 불시점검을 강화했음에도 위험의 재생산을 낳고 있다.

매번 누출사고가 터질 때마다 “위험한 작업을 외주화하기 전에 전체적인 작업 환경을 보다 적극적으로 돌봐왔다”는 해명은 변명은 아니었는지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그동안의 수많은 누출사고 앞에서 삼성은 안전강화에 노력을 기울여 책임을 통감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지만 그저 헛구호에 그쳤을 뿐이다.

기업의 이미지는 가치이자 자산이다. 어둡고 위험한 이면이 누적된 기업은 누구도 반기지 않을 것이란 걸 명심해 위험외주화에 대한 세밀한 경각심을 가져 대대적인 점검과 안전강화를 위한 대책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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