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아연 기자_워싱턴] 미국 언론이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북한 방문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블룸버그, CNN, CNBC 등 미국 주요언론들은 17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의 북한 방문 소식을 긴급 타전하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행보를 주목했다.

문 대통령은 18일부터 3일간의 북한 평양 방문 일정을 소화한다. 문 대통령의 북한 방문은 2007년 이후 한국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 한 후 처음 있는 일로, 양국 정부 간 우호적인 기류 속에 경제 협력의 심화가 예상된다고 언론은 관측했다.

특히 미국 언론은 문 대통령의 북한 방문에 동행한 200여명의 대표단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최태원 SK 하이닉스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한국 경영인이 포함된 것에 주목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3차 남북정상회담을 갖는 과정에서 미국 언론은 문 대통령의 북한 방문에 동행한 200여명의 대표단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최태원 SK 하이닉스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한국 경영인이 포함된 것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래픽_황성환 그래픽 담당>

◆ 이재용 부회장의 조심스러운 행보

이재용 부회장은 문 대통령과 북한을 방문하는 12명의 기업 리더 중 한 명으로 포함됐다.

문 대통령은 지난 달 한국과 북한 양국의 극적인 변화와 연결을 통한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이 아시아 대륙과 육로로 연결됨에 따라 얻게 될 수익성, 무역과 인프라 등 경제 번영 가능성을 강조했다.

이러한 한국 정부의 계획은 궁극적으로 삼성 등과 같은 한국의 대기업에 이익이 될 수도 있다고 미국 언론은 관측했다.

언론은 세계에서 가장 큰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삼성전자 외에도 삼성 사업부에는 엔지니어링, 건설 및 조선 분야도 포함된다고 전했다.

스티브 정 홍콩 중문대학 한국전문가는 “만약 한국이 한국기업 리더들을 북한에 대동한다면, 한국이 북한에 경제 협력을 할 수 있는 좋은 출발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은 현재 핵무기 개발에 대한 국제 제재 대상국인 북한에 어떠한 사업도 진행하고 있지 않고 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3번의 회담 동안 “양국 간 경제 협력 증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한국 기업의 역할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설명한 바 없다.

문 대통령이 정치와 기업 간의 정경유착 철폐에 강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후, 지난 2월에 석방됐다. 현재는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이 부회장은 아버지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건강 악화로 사실상 현재 삼성 그룹의 리더 자격을 갖고 있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 리스크가 존재하는 ‘북한 비즈니스’
 
미국 언론은 삼성이 기회가 오는 대로 북한에 경제적인 협력을 진행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그러나 이 부회장 외에 한국 기업인들은 이번 북한 방문을 통해 경제적으로 유망한 기회를 찾기 보다는 한국 정부에 의무감을 갖고 방북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한국 기업들이 그간의 기업 지배 구조를 개선할 것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 방문에 대한 문 대통령의 요청을 거절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 대변인은 이번 이 부회장의 북한 방문에 대해 대통령의 성명을 넘어서는 언급을 거부했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미국 경제 분석가들은 북한의 2천5백만 인구 경제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라고 평가하고 있다. 여기에는 값싼 노동력, 좋은 지리적 위치 및 미개척 된 천연 자원이 포함된다.

이에 삼성증권은 지난 6월 북한에 잠재적인 미래 투자를 분석하기 위한 연구팀을 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북한에서 사업을 하는 것은 많은 위험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북한에 대한 미국 등 국제적인 제한 조치가 해제되지 않는 한, 한국 기업들의 북한 진출은 사실상 힘들 전망이다.

북한에 대한 국제적인 제재조치는 북한 경제를 크게 위축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 한국중앙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북한 경제는 3.5% 위축됐으며, 올해는 더욱 악화 될 전망이다.

미국 언론은 “북한의 경제적인 곤경을 감안할 때, 삼성 등 한국 기업 리더들의 북한 방문이 사업기회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며 “북한에 모험적으로 투자를 했던 이전 외국 기업들은 자산의 통제를 잃는 것을 포함한, 지배 체제를 다루는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삼성이 북한 시장 내에서 기존보다 좀 더 개방된 시장에 진출 하게 된다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는 있을 것이라는 미국 언론의 분석이 나왔다.

언론은 “북한은 독재국가로서 한국 스마트폰 수입에 대해 엄격한 금지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그러나 삼성의 스마트폰은 이미 북한의 암시장에서 공공연하게 구매가 가능하다고”고 전했다.

이어 “삼성은 북한 바이어들 사이에서 가장 유명한 스마트폰 브랜드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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