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평양정상회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9일 평양에서 3차 남북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 비핵화 추진 구상을 밝혔다. 남북 정상이 연내 서울에서 4차 정상회담을 열기로 하면서, 서울에서 남북미 종전선언이 나설지 이목이 집중된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평양에서 ‘9월 평양공동선언’ 합의서에 서명했다. 이어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남과 북은 오늘 한반도 전 지역에서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모든 위험을 없애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 그래픽_황성환_진우현 그래픽 담당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가까운 시일 내에 서울을 방문하기로 했다”고 밝혔고, 문 대통령은 “여기서 가까운 시일은 특별한 시점이 없으면 ‘올해 안’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은 최초의 북한 최고지도자의 방문”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전문가들은 문 대통령의 서울 초청에 대해 정상회담 정례화를 넘어 남북미 종전선언을 서울에서 함으로 마침표를 찍기 위한 계기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은 유엔 총회를 계기로 뉴욕을 방문한 자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담판’ 승부를 볼 전망이다.

北, 상응조치 취하면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 추가 조치 시행…美 만족할까

우선 평양선언에서 북측은 미국이 6·12 북미공동성명의 정신에 따라 상응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 조치를 계속해서 취해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는 당초 북한의 영변 핵시설에 대한 영구적인 폐기조치가 있으면 종전선언을 하겠다는 정부의 중재안이 일부 수용된 것으로 관측된다.

이 때문에 관건은 이 평양선언을 트럼프 대통령이 수용할 지의 여부다. 미국은 지속해서 구체적인 비핵화 로드맵을 원하고 있고, ‘의미있고 검증할 수 있는 조치’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새벽 시간에도 트위터를 통해 양 정상의 기자회견을 본 소감을 밝혔다.

◆ 트럼프 “매우 흥분돼”…文대통령과 이달 말 만나 어떤 이야기 나눌까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문 내용이 공개된 지 약 1시간 만인 19일 자정쯤(미국 동부시간) 트위터에 “매우 흥분된다”며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핵사찰을 허용하는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최종 협상에 부쳐질 핵사찰을 허용하는 것과, 또 국제 전문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영구적으로 폐기하는 것에 합의했다”며 “그러는 동안에 로켓과 핵 실험은 더 없을 것이고, 전쟁영웅들도 계속 송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북이 2032년에 공동으로 올림픽 개최를 신청할 것”이라며 “매우 흥분된다(very exciting)”라고 덧붙였다.

◆ 文대통령이 들고갈 ‘김정은 메시지’ 따라 북미회담 개최 여부 결정될 듯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합의서 발표 후 논평을 통해 “결국 북한이 확실하게 약속한 것은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의 영구 폐기뿐이고 영변 핵시설의 폐기는 미국이 ‘상응조치’를 취할 때 이루어질 수 있을 전망”이라며 “남북 정상 간의 이 같은 합의는 물론 북한 비핵화의 진전에 일정 부분 기여하기는 하겠지만, 미국의 대북 강경파들을 얼마나 만족시킬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정 본부장은 다만 “물론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남북 정상이 논의한 내용이 모두 ‘9월 평양공동선언’에 담기지 않았을 수 있다”며 “따라서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할 메시지의 내용에 따라 올해 제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평양에서 나름대로의 중재안이 도출되면서 문 대통령은 ‘평양선언’을 들고 이달 말 미국으로 향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담판에서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할 수 있는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어낸다면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한 진전된 합의가 북미간에서도 도출되며 한반도 항구적 평화체제로 나가는 데 보폭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