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윤광원 경제칼럼리스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미-중 무역전쟁이 한창이다. 양측은 서로 ‘관세폭탄’을 주고받으며 치열하게 치고받는 중이다. 

전세는 누가 봐도 미국이 ‘절대 유리’하다.
중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물량이 수입하는 것보다 3배 정도 되기 때문이다. ‘호언장담’과 달리 중국의 보복에는 한계가 뚜렷하다.

▲ 뉴스워커_황성환 그래픽 담당

최근 아시아개발은행은 양측이 똑같은 규모로 25%씩의 고율 관세를 계속 매길 경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1% 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일부 중국 내 전문가들은 결과가 뻔한 싸움이므로 일찍 손을 드는 게 국익에 유리하다고 조언하기도 한다.
그러나 중국 정부와 절대 다수의 여론은 여전히 ‘결사항전’이다.
그럼에도 결국은 최대한 적게 ‘양보’하는 선에서 타협을 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전망이다. 아직은 오히려 미국이 협상 가능성을 흘리고 중국은 ‘협상 불가’를 외치고 있기는 하지만...
여기서 미-중 무역전쟁의 ‘본질’은 무엇인지 들여다보자.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독보적’인 세계 최강국이 된 미국은 지속적으로 ‘제2의 강대국’으로 부상하는 나라들을 집중 타격해 완전히 망가뜨리곤 했다.

먼저 구 소련(소비에트연방)이다.
소련은 1940~1970년대에 공산주의 진영을 리드하면서 미국과 ‘냉전’ 혹은 패권경쟁을 펼쳐 왔다. 한때는 누가 승자가 될지 전 인류가 궁금해 했다. 
특히 ‘쿠바사태’때는 미국 전역이 언제 미사일이 자기 마을에 떨어질지 공포에 떨어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소련은 완전히 해체돼버리고, 공산권은 거의 ‘궤멸’됐다. 중국과 북한, 베트남만 빼면...
미국은 소련의 ‘약점’을 간파했다. 무제한적인 물량 공세로 나가면 결국은 무너진다는 것을...
특히 도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그랬다. 영화 ‘스타워즈’에서 착안한 것인지 모르지만, ‘우주전쟁’을 시작한 것이다.

두 번째는 일본이다.
태평양 전쟁에서 패망한 일본은 한국전쟁이라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만나 산업을 대약진시켰다. ‘경제동물’이라는 찬사 겸 비아냥을 들으면서도 엄청난 경제적 성공을 일구면서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급성장했다.
그리고는 미국의 부동산과 기업들을 마구 사들였다. 한때 미국 땅의 절반이 일본 것이라는 소문이 나 돌 정도였다. 그 돈의 대부분은 미국인들을 상대로 벌어들인 것이다.
그러나 일본은 미국의 중요한 동맹국이면서 ‘잠재적 적국’이기도 하다. 
미국은 태평양 전쟁에서 일본의 항복을 받기 위해 원자폭탄을 2번 터뜨렸다. 지금은 어쩔 수 없이 미국인들에게 ‘아부’하지만, 잠재의식 속에는 ‘원한’이 없을 수 없다. 경제적으로 G2가 된 일본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미국은 어떻게 일본을 꺾었을까. 바로 ‘달러의 힘’이다. 
미국은 일본에게 ‘플라자합의’를 강요했다. 엔화의 ‘엄청난’ 대폭 가치절상으로 수출경쟁력을 ‘단칼’에 날려버렸다.
여기엔 미국과의 군사동맹 없이는 ‘독자 생존’이 불가능한 처량한 신세도 한 몫 했다. 일본이 1980년대 이후 자위대 군비증강과 현 아베 정권 등 우익세력이 개헌에 집착하는 것도 그 경험이 작용했을 수 있다.

이제 또 다시 미국과 경쟁하는 ‘G2'가 등장했다. 바로 중국이다.
중국은 일본과 달리 대놓고 미국에게 덤빈다. 미국우선주의자인 트럼프는 그것부터 불쾌하다.
무역 규모가 아니더라도 중국은 아직 미국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 일단 군사력에서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 포함, 미국 외 세계 5대 군사강국의 전력을 모두 합친 것보다 더 우세하다.
두 번째는 아무도 갖지 못한, 그리고 일본을 제압한 ‘기축통화’ 달러의 힘이다.
중국의 ‘대국굴기’는 너무 성급하고 경솔했다. 한 전문가는 “지금 미국이 요구하는 것은 중국의 ‘겸손함’이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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