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카라 출신 구하라가 전 남자친구 A씨와 폭행 사건으로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A씨로부터 ‘리벤지 포르노’ 협박을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구 씨는 해당 영상이 인터넷 등에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연인 관계였던 A씨에게 애원했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 뉴스워커_황성환 그래픽 담당

더욱이 유명인들조차 리벤지 포르노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충격파 속에 해당 사건은 단순한 연예계 이슈를 넘어 사회적 문제에 대한 논의를 이끌어내는 불씨로 변모했다.

◆ 구하라 사건 새 국면..‘리벤지 포르노’가 새로운 쟁점

전 남자친구 A씨와 폭행 사건으로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는 걸그룹 카라 출신 구하라가 사생활 동영상으로 협박을 받았다고 A씨를 고소했다.

복수매체에 따르면 구하라의 법무법인 측은 “본 법무법인은 구하라의 대리인으로서 말씀드립니다. 의뢰인은 2018. 9. 27. 전(前) 남자친구 최OO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협박 및 강요 혐의로 고소하였습니다. 최OO의 범죄혐의에 대하여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가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라고 4일 공식입장을 밝혔다.

사건은 이렇듯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구하라가 A씨가 본인에게 성관계 동영상 협박을 했었다고 토로하면서 대중들에게 충격을 안긴 것이다.
4일 오전 한 매체는 구하라와 전 남자친구 A씨와의 자세한 뒷이야기를 보도하며 A씨가 구하라의 집에서 폭행 사건이 벌어진 이후 휴대폰 메신저를 통해 A씨가 촬영해둔 성관계 동영상을 보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휴대폰 메신저를 본 이후 구하라는 집 엘리베이터 앞에서 A씨에게 무릎을 꿇고 호소했다. 무릎을 꿇은 CCTV 화면까지 함께 공개됐다. 그럼에도 A씨는 재차 성관계 동영상을 전송해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하라는 디스패치를 통해 “A씨 휴대폰에서 해당 영상을 발견했다. 분명히 지웠는데. 무서웠다. 제보했을까. 친구들과 공유했을까. 연예인 인생은? 여자로서의 삶은...복잡했다”라고 당시 심경을 밝혔다.
더불어 “그는 동영상으로 저를 협박했다. 여자 연예인에게, 이보다 더 무서운 게 있을까? 제가 낸 상처는 인정한다. 처벌을 받겠다. 하지만 그가 준 또 다른 상처는요? 그는 협박범이다”라고 강조했다.

구하라는 자신의 폭행 혐의에 대한 처벌은 각오하고 있다며 사건 초반 상황과 같은 입장을 피력했다.
그러면서도 A씨의 성관계 동영상 협박에 대해서는 “가해자가 피해자로 둔갑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리벤지 포르노(revenge porn)란 헤어진 연인에게 보복하기 위해 유포하는 성적인 사진이나 영상 콘텐츠다. 

리벤지 포르노가 주로 배포되는 곳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으로 온라인의 특성상 한번 유포될 경우 삭제하기가 어려워 피해자는 2차, 3차 피해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 ‘리벤지 포르노’ 법적 처벌 촉구 여론..국민청원도 등장

구하라 사건의 쟁점은 ‘리벤지 포르노’가 되면서 단순 연예계 사건을 넘어 사회적 문제에 대한 논의와 경각심을 상기시키는 불씨로 변모된 모습이다.

이에 따라 온라인 커뮤니티와 국민청원 게시판 등에서는 구하라 사건의 쟁점인 리벤지 포르노 범죄에 대한 강력 처벌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민 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제목 “A씨 이하 비슷한 리벤지포르노 범들 강력 징역해주세요”라는 청원글은 4일 기준 9만여명의 동의를 얻고 있다.

청원인에 따르면 “리벤지 포르노 징역이라고 치면 제일 먼저 뜨는 기사는 ‘리벤지 포르노 유포한 대학생 징역 6개월 집행유예‘. 한국에서 여성들이 점점 과격해지고 남자를 혐오하게 되는 게 왜일까요?”라며 “리벤지 포르노라는 범죄가 세상에 나온 지 몇 십 년이 지나는 동안 가해자들은 그 누구도 감옥에 가질 않았습니다. 피해자들은 2차 가해와 공격들로 자살하고 있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청원인은 “지금 당장 미디어를 장식한 A씨를 본보기로 리벤지 포르노 찍고, 소지하고 협박한 모든 사실관계의 가해자들을 조사하고 ‘징역’ 보내주세요”라고 말했다.
이번 구하라 사건은 유명인도 리벤지 포르노에 대한 심적 고통과 불안감에 떨 수 있다는 점에서 깊은 공감대와 분노를 형성하고 있는 모습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구하라 사건과 관련한 다양한 의견의 댓글이 올라오고 있다.
네티즌들에 따르면 “쌍방폭행이든 명확한 가해자가 한명이든 간에 리벤지 포르노 자체로 봤을 때 전 남자친구의 행위는 잘못된 것”, “먼저 찍었다고 주장했어도 개인의 사생활이 담긴 영상을 협박을 통해 유포하겠다고 한 것은 성별 위계를 이용한 엄연한 범죄 행위” 등 리벤지 포르노가 범죄에 속한다는 점을 고려해 사건이 다루어져야 한다는 시각이 높다.

◆ 정부 ‘리벤지 포르노’ 처벌 강화에도 귀추 쏠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불법 촬영 리벤지 포르노 등 사이버 성폭력 발생건수는 2012년 2400건에서 2017년 6470건으로 2.5배 이상 늘어났다. 지난해의 경우 하루 평균 18건에 달하는 몰카범죄가 발생했다.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에 접수된 리벤지 포르노 피해는 올 상반기 1,295건으로 피해자의 약 60%는 성관계 영상이 존재하는지 몰랐고 서로 아는 사이에서 영상을 촬영한 경우가 70%에 달했다.
이번 구하라 사건이 리벤지 포르노 의혹과 맞닿아 있는 만큼 문재인 정부가 대선 후보시절 10대 공약으로 포함했던 “몰카, 리벤지 포르노 완전 근절”의 실천 여부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는 모습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8월 국무회의를 통해 몰카 범죄에 대한 중한 처벌을 강조하면서 “몰카 신고가 들어오면 심의에만 한 달이 걸린다는데 이래서는 피해 확산을 막을 수 없다”며 몰카 범죄에 대한 특단의 조치를 주문한 바 있다.

국내법에 따르면 리벤지 포르노 가해자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 14조’에 따라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하지만 가해자 90%가 벌금형이나 집행유예를 받는 데 그쳐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이번 구하라 사건은 리벤지 포르노 처벌 강화에 대한 기폭제로 변모한 모습으로, 리벤지 포르노 주장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전 남자친구 A씨에게 가해질 처벌 수위로 앞으로의 처벌 강화 방향을 짐작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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