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 신혼여행지 고급리조트와 현금다발 지급, 해외출장자 양주심부름 정황
자동차 부품 제조회사 일진글로벌의 이상일 회장이 여직원들의 과잉의전을 받고 결혼하는 비서에게 고급 리조트와 현금다발을 주는 등, 특혜를 줬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에 이 회장 관련 내부 증언을 하는 게시글이 줄이어 올라오고 있다. 한 직원은 “이 회장이 공장에 방문하면 레드카펫을 깔고 여직원은 흰색 블라우스와 검정치마를 입히고 하이힐을 신게 하고 흰색 장갑을 낀 채 꽃다발을 전해준다”며 “이동 경로마다 배치해서 여직원을 안내원으로 만든다”고 과잉의전을 주장했다.
또 다른 익명의 작성자는 이 회장의 비서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올린 게시글 화면을 복사해 블라인드에 공유하며 “갑질 당하는 일반직원 뒤에 이런 특혜를 받으니 정말 화가 난다”며 분개했다.
해당 비서는 앞서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회사에서 3개월 동안 유급휴가를 주고 신혼여행지의 펜트하우스급 리조트 12박을 모두 회사에서 협찬해 줬다”며 “예쁜 봉투에 선물(현금)까지 두둑이 챙겨주셨다”는 등의 내용과 함께 호텔 사진까지 첨부했기 때문이다.
반면 일진글로벌 직원들은 회사 내규상 결혼식 전날까지 근무하고 연차가 최대 4일만 제공되고 있는 것으로 전했다. 한 직원은 “연차 4일을 다 사용하면 그 이후부터는 연봉에서 차감되는 방식이다”며 “주 52시간 근무시간은 커녕 주말에도 출근해 야간근무를 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일반 직원들은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고 있지만 회장 비서는 귀족대접을 받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더욱이 이 회장은 해외출장 직원들에게 양주구매를 지시한 의혹도 받고 있다. 지난 2일 블라인드 게시글 내 익명의 작성자는 “해외출장자는 반드시 조니워커블랙(750ML)를 구입하여 서울본사 재무팀 앞으로 전달하라”는 내용의 ‘해외출장자 준수사항’ 공문을 공개했다.
직원으로 추정되는 그는 “조니워커 블랙 사 먹을 능력이 없어 술심부름까지 시키나”라며 분개했다.
일진글로벌 관계자는 “해외출장자에게 양주 구매를 요청한 것은 사실이나 회사 행사를 위함이었고, (여직원 과잉의전 논란에 대해서는) 회장 나이가 80세가 넘었고 공장을 방문한 지 1년 만이라 행사를 진행했던 거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