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11월 6일 중간선거 이후 열리게 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미국의 국내 정치가 북미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북미는 정상회담까지 치열한 수싸움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중간선거 지원 유세를 위해 전용기를 타고 아이오와주로 향하면서 기자들에게 2차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중간선거 이후가 될 것이다. 지금 당장은 갈 수 없다”며 11월 6일 이후 개최를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이 언제 어디서 열리느냐는 질문에는 “그것은 일어나고 있다. 마이크(폼페이오)의 방북 이유 중 하나”라며 “회담과 관련해 현재 계획을 짜고 있고 (준비되면)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소와 관련해선 1차 정상회담 장소였던 싱가포르를 언급하며 “환상적”이라고 밝혔지만, 2차 정상회담 장소에 대해서는 다른 장소에서 하게 될 것이라고말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11월 6일 중간선거 이후 열리게 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미국의 국내 정치가 북미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북미는 정상회담까지 치열한 수싸움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담당>

◆ 북미정상회담 장소 3~4곳 압축…실무라인서 확정될 듯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평양에서의 개최 가능성도 열어둔 뒤 “나는 북한이 정말 성공한 나라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엄청나게 경제적으로 성공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 방식으로 이뤄내길 원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다른 나라들과 다른 국민들, 사업가들과 은행들이 그곳에 가서 투자하길 원한다고 말하고 있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결단을 내리는 어느 시점엔가 그는 무언가 정말로 굉장한 극적인 장면을 풀어낼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3~4곳의 장소가 검토되고 있다고 한 바 있다. 이를 볼 때 회담 개최 장소로 이미 3~4곳이 압축된 상태로, 북미 실무간 물밑 조율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북한 땅에서 많은 회담을 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미국과 평양의 ‘셔틀 외교’도 이뤄질지 눈길이 끌린다.

불확실했던 개최 시기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정리에 나선 데에는 ‘북미 정상’의 두 번째 만남으로 중간 선거를 좌지우지할 만한 획기적인 결과를 얻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미국 언론 등이 폼페이오 장관의 평양 방문 결과와 관련해 긍정적으로 해석하지 않은 점을 두고 이런 분석들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는 설명이다.

◆ 2차 북미정상회담, 중간선거에서 큰 영향 없을 것으로 판단?

특히 회담 시기를 논의하자는 미국의 제안에 북한이 생각만큼 적극적인 호응을 보이지 않은 점을 놓고, 중간선거에서의 유불리를 계산해 봤을 때 활용도가 낮은 것으로 분석됐을 것이란 전망이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 이후로 2차 북미정상회담을 미룬다면, 당초 예상과는 다르게 2차 정상회담 개최 시점이 한참 뒤로 밀릴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공화당이 하원에서 다수당의 지위를 잃게 될 것으로 전망이 나오는데다 상원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중간선거 결과 예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에 패한다면 북미간도 지금처럼 다소 긍정적인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또 북미정상회담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위기의 돌파구로 여전히 활용될 수 있을지 전망하기 어려울 수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경제성장 잠재력을 거론한 데 대해서는 주목할 만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특히 북한이 대북제재를 원하고 있다는 점을 볼 때,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투자의 조건과 관련해 “나는 해제하고 싶지만 그러려면 우리는 무언가를 얻어야 한다”고 한 만큼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가 뒤따를 경우 제재 완화가 이루어질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2차 북미정상회담의 시점이 11월 초를 지나 개최될 것으로 잠정 결론이 나면서 한동안 북미는 치열한 수싸움을 벌일 전망이다. 빠르면 다음주께 ‘비건-최선희’ 협상 라인이 가동될 것으로 보이며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보상을 두고 줄다리기 싸움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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