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7일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면담하면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미간 대화에 물꼬를 텄다. 이 자리에서 북한이 취하게 될 비핵화 조치들과 미국 정부의 참관 문제에 대한 협의, 미국이 취할 상응 조치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를 최종적으로 결정지을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가닥도 어느 정도 잡힘에 따라 한반도 비핵화 논의가 다시 시작됐다.

◆ 약 3시간 동안 만난 폼페이오와 김정은

일본을 방문 중이었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7일 오전 일찍 일본을 출발해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그리고는 김정은 위원장과 회담 2시간과 오찬 1시간 30분을 포함해 약 3시간 30분 동안 면담을 가졌다. 면담 후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취하게 될 비핵화 조치들과 미국 정부의 참관 문제 등에 대해 협의가 있었으며 미국이 취할 상응 조치에 대해 관해서도 논의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7일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면담하면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미간 대화에 물꼬를 텄다. 이 자리에서 북한이 취하게 될 비핵화 조치들과 미국 정부의 참관 문제에 대한 협의, 미국이 취할 상응 조치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를 최종적으로 결정지을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가닥도 어느 정도 잡힘에 따라 한반도 비핵화 논의가 다시 시작됐다.<그래픽_황성환 그래픽 담당>

이와 관련해 미 국무부는 별도의 보도자료를 통해 김 위원장이 풍계리 핵실험장이 불가역적으로 해체됐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사찰단의 방문을 초청했다고 밝혔다.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이 밝힌 보도자료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과 김 위원장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서명한 6·12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포함된 4가지 합의사항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4가지 합의사항은 북미간 새로운 관계 수립, 한반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 구축, 4.27 판문점 선언 재확인 및 북한의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 한국전 참전 미군 유해 송환 등이다.
또 폼페이오 장관과 김 위원장은 2차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회담 장소와 날짜 등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좀 더 구체화하기 위해 북미 실무협상팀이 조만간 다시 만날 것으로 보인다.

◆ 폼페이오, 문 대통령에게 방북결과 보고

김 위원장과의 면담을 마친 폼페이오 장관은 평양을 떠나 청와대를 방문해 약 40여 분간 문재인 대통령과도 만났다. 청와대 주요 참모들도 함께 한 자리에서 폼페이오 장관은 김 위원장과의 면담 내용을 밝혔다. 즉, 앞서 언급한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 정부의 참관 문제, 미국이 취할 상응 조치 등을 논의했다”면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은 빠른 시일에 갖되 그 시기·장소는 계속 협의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방북결과에 대해서도 “상당히 좋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평가하면서 문 대통령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감사 메시지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감사 말씀을 전해달라고 했다. 문 대통령과 한국이 여기까지 오는 데 상당히 많은 역할을 했고 남북정상회담 등 다양한 것을 통해 전 세계가 여기까지 온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사실 그도 그럴 것이 3차 남북정상회담을 가지기 전까지만 해도 폼페이오 장관은 김 위원장을 만나지 못하고 귀국하는 바람에 ‘빈손 방북’이라는 비판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폼페이오 장관 스스로 평가한 것처럼 비핵화 논의를 위한 진전이 있었던 것이다.

문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결과를 듣고 “오전에 북한을 방문하고 방북이 끝나는 대로 곧바로 한국으로 와 결과를 공유해 준 데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번 폼페이오 장관 방북과 앞으로 있을 제 2차 미북 정상회담이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 프로세세에 되돌아갈 수 없는 결정적인 진전을 만들어 내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도 말했다.

◆ 비핵화와 종전선언 빅딜 논의됐을까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 방문을 예고하자, 과연 미국이 요구하는 비핵화 수준과 북한이 요구하는 종전선언과의 빅딜이 성사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리고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방북 후 ‘생산적인 대화’가 있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조선중앙통신도 8일 보도를 통해 “조만간 제2차 조미(북미)수뇌회담과 관련한 훌륭한 계획이 마련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부분만 갖고는 무엇을 논의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 수는 없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이 문 대통령에게 “북한이 취하게 될 비핵화 조치들과 미국 정부의 참관 문제 등에 대해 협의가 있었으며 미국이 취할 상응 조치에 대해 관해서도 논의가 있었다”고 보고한 것으로 보아 북한의 동창리 엔진실험장과 미사일 발사대 폐기에 대한 미국의 참관, 영변 핵시설 폐기, 종전선언,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완화 등에 대해 논의가 있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연구기획본부장도 한 언론을 통해 “북한이 취하게 될 비핵화 조치들과 미국이 취할 상응조치에 대해 동시에 논의가 이뤄지게 된 것은 북한이 요구해온 단계적 접근과 동시행동 원칙을 미국이 마침내 수용한 것으로써 비핵화 방법론과 관련해 미북 양국 간의 입장 차이가 크게 좁혀진 것은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만약 북한이 언급한 비핵화 조치에 대해 미국이 그 진정성을 인정하고 수용한다면 연내 종전선언도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미 국무부 관리가 이번 방북성과에 대해 “지난 번 보다는 좋았지만 ‘장기전’이 될 것”이라고 언급하고, 폼페이오 장관도 “아직은 우리가 할 일이 상당히 많다”고 밝힌 만큼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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