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신남방정책] 국내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오늘(12일)부터 14일까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 총회에 참석했다. 이번 연차 총회에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 은행장,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등 주요 은행권 CEO들이 대거 참석했다.

지난해 미국에서 열릴 때는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만 참석했던 것에 비하면 은행권 수장들이 총출동한 셈인데, 이는 신남방 금융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인도네시아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은행권 수장들은 이번 총회에서 국내외 금융 시장에 대한 현안을 논의함과 동시에 현지 영업점을 직접 점검하고 동남아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 국내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오늘(12일)부터 14일까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 총회에 참석했다. 이번 연차 총회에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 은행장,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등 주요 은행권 CEO들이 대거 참석했다. <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 담당>

◆ 신남방 금융 거점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는 2억6000명의 인구대국이지만 국민 60%가 은행 거래를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 사용인구가 9000만명에 이르고, 섬나라 지형 특징상 간편 모바일 뱅크 수요가 높기 때문에 국내 금융권들은 이러한 점을 공략하며 현지 진출에 나서고 있다.

우선 KBE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이 인도네시아 현지고객 비중이 90%로 현지화 정착에 성공한 은행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KEB하나은행의 인도네시아 법인인 PT KEB Hana Bank는 지난해 전년대비 두 자릿수 순익 성장률을 기록하며 현지 톱20 은행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한인도네시아 은행은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 두 곳을 인수합병(M&A)한 통합법인을 출범시킨 후 현재 60개까지 점포망을 늘리며 영업 경쟁력을 키우고 있으며, KB국민은행은 현지 부코핀 은행의 지분을 인수해 2대 주주로 올라서며 10년 만에 인도네시아 시장에 재진출했다.

IBK기업은행 올해 4월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을 두 번째 인수하면서 연내 현지법인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은 이 현지법인 설립 상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지난 2월과 4월 각각 인도네시아 아그리스 은행과 미트라니라가 은행을 인수하는 데 성공하고 현재 인도네시아 법인 설립에 마지막 관문인 현지 금융감독청의 주주 적격성 심사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아그리스 은행은 현지에서만 23개 영업망을 가진 외환거래 라이선스 보유 금융회사이고, 미트라니아가 은행도 13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어서 현지 은행이 갖고 있는 영업망에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지원 노하우를 접목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베트남 시장도 개척 활발

국내 금융사는 인도네시아 외에도 베트남으로의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아세안 공동체 10개국 가운데 국내 은행의 진출이 가장 활발한 곳이기도 하다. 국내 은행 12개 은행의 점포만 해도 19개이고,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IBK기업·NH농협은행 등 6대 주요 은행 모두가 현지법인이나 지점, 사무소 형태로 하노이와 호찌민에 진출했다.

이중 신한은행은 1993년 한국 은행 최초로 호찌민에 대표사무소를 개설했고, 이후 2017년 ANZ은행 베트남 리테일 부문을 인수하며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한 586억을 기록하며 명실공히 베트남 내 외국계 은행 가운데 순이익 1위로 올라섰다. 호찌민을 비롯해 남부에만 18개, 북부에 12개 지점을 여는 등 총 30개 점포망을 가지고 있는데, 비은행 부문까지도 망라하는 종합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이다. 이를 위해 신한카드는 푸르덴셜베트남소비자금융(PVFC)을 인수해 소액대출과 카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KB금융도 베트남에 힘을 쏟고 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취임 후 캄보디아, 미얀마와 함께 베트남을 동남아 거점지역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지난 달 초 브엉 딘 베트남 경제부청리 등과 만나 KB증권 현지법인 KBSV 증자 등에 1억1000만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또한 KB금융은 하노이 사무소의 지점 전환도 추진 중이다. 베트남 중앙은행이 지점 개설 승인 의사를 밝혀왔기 때문에 얀내 하노이 지점 개점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KB손보는 베트남 호치민과 하노이에 사무소를 운영하면서 베트남 현지 합착 보험사인 UIC와 파트너십을 맺고 영업을 지원하고 있다, 여기에 현지 보험사에 대한 지분 인수까지 이루어진다면 KB금융의 베트남 시장 확대는 더욱 탄력 받을 것으로 보인다.

◆ 캄보디아, 최근 국내 은행 진출이 가장 두드러져

캄보디아도 최근 은행권이 주목하고 있는 곳이다. 지난해 말까지 12개 은행 중 5개 은행이 6개소를 냈고, 올 들어서는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이 잇따라 현지법인을 인수했다. 특히 우리은행은 2014년 소액대출회사(MFI)인 말리스를 인수해 우리파이낸스캄보디아(WFC)를 세웠고, 올 6월에는 전국망을 보유한 현지 금융사인 ‘비전펀드 캄보디아’를 인수해 WB파이낸스를 추가 설립했다.

우리 은행은 4년 전 말리스를 인수하면서 프놈펜 시내에 거점을 마련했지만 캄보디아 전역으로 확대할 네트워크가 없었다. 그런데 올해 인수한 비전펀드는 캄보디아 전약에 106개의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예금 수신이 가능한 소액대출기관(MDI)의 라이선스를 보유해 여신 13만6000만명, 수신 8만3000명 등 약 22만명의 거래 고객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은행은 두 금융사의 시너지를 본격 가동해 현지 1등 금융사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신남방지역은 인구가 많고 성장잠재력이 큰 곳이다. 게다가 금융시장이 발달하지 않아 금리가 높고 수익성이 좋은 편이어서 국내금융기관들이 정부의 신남방정책에 발맞춰 공을 들이고 있는 이유다. 이로써 한국도 금융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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