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카드는 카드업계 후발주자로 등장하면서도 지난 10년간 초고속성장을 이룬 결과 현대 카드업계 3위까지 오르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최근에는 삼성카드를 제치고 코스트코와 힘을 합하면서 챕터2의 전략을 힘을 받는 모습이다. <그래픽_뉴스워커 진우현 그래픽 담당>

[뉴스워커_기업분석팀 / 팀장_신대성] 현대캐피탈 정태영 대표이사 부회장은 1960년생으로 서울대학교 불문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MIT(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 대학원에서 MBA를 마치고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7년부터 현대종합상사에서 기획실장으로 근무하다 1988년부터 1999년까지 현대정공 도쿄지사, 샌프란시스코지사 지사장 등을 역임하였으며 현대모비스, 기아자동차를 거쳐 2003년 현대카드 부사장으로 취임하고 같은 해 10월부터 대표이사 직을 맡고 있다.

현대캐피탈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으며, 2007년부터는 현대커머셜 대표이사도 맡고 있다. 2015년에는 현대카드가 속한 현대자동차그룹의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배우자는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의 차녀 정명이 현대커머셜 부문장이다.

2017년 12월 31일을 기준으로 현대카드의 최대주주는 현대자동차그룹의 계열회사인 현대자동차로 36.96%의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이어 현대커머셜이 24.54%로 두 번째로 높은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2016년까지(12월 31일 기준) 2대 주주는 IGE USA INVESTMENTS(6900만73주, 지분율 43%)였으나 작년 2월 24일 현대커머셜과 FI(재무적 투자자)에게 보유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그룹의 현대카드 지분율은 72.98%로 상승해 더 큰 지배력을 확보하게 됐다.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후발주자에서 업계 3위로
현대카드는 현대자동차그룹이 2001년 ㈜다이너스클럽코리아를 인수하면서 시작됐다. 정태영 대표이사 취임 해인 2003년 5월 출시한 ‘현대카드 M’은 파격적인 포인트 혜택과 카드디자인, 남다른 마케팅전략으로 출시 1년 만에 100만 명의 회원을, 2005년에는 카드 단일브랜드 최초 회원 500만을 돌파했다.  

후발주자로써 선도업체들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점유율을 넓혀 가기 위해서는 발상의 전환을 통한 독창적인 전략이 절실했다. 정 대표이사는 바로 그런 점을 공략했다. ‘현대카드 M’을 시작으로 ‘현대카드+알파벳’형태의 카드를 잇달아 선보이며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데 성공했다. 알파벳 카드는 단순한 브랜드 네이밍에 그친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특성을 파악하고 세분하여 공략한 일종의 마케팅 전략이었다.

새로운 전략은 문화와 스포츠 마케팅으로도 나타났다. 2005년 9월에는 마리아 샤라포바와 비너스 윌리엄스의 슈퍼매치 경기를, 2007년 1월에는 일 디보 슈퍼콘서트를 선보여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한편 기업의 이미지 제고에도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카드에 디자인을 접목하는 시도도 계속됐다. 2005년 2월 VIP를 겨냥한 ‘the Black’카드를 출시하면서 컬러를 도입하기 시작해 2006년 ‘the Purple’, 2008년 ‘the Red’를 잇달아 내놓고 ‘VIP카드 = 컬러’라는 인식을 확고히 심어주었다.

2007년에는 업계 최초로 카드 옆면에 색깔이 나타나는 ‘컬러코어’ 기법을 도입, 디자인을 전면 교체하여 큰 주목을 끌었다. 작년에는 업계 최초로 세로형 디자인을 선보였으며 올해에는 4번째 VIP카드 ‘the Green’을 출시했다.
이러한 차별화된 전략은 후발주자로 시작한 현대카드를 업계 3위(2017년 기준)로 올려놓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 알파벳 버리고 상품 단순화...‘챕터2’ 4년의 성과는

2013년 7월, 현대카드는 ‘챕터2’ 전략을 발표했다. 소비자의 다양한 특성을 반영한 기존 전략을 과감히 포기하고 포인트와 캐시백을 양축으로 한 투 트랙 전략으로 상품을 단순화 시킨 것이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챕터2’ 도입 후 일반기업의 매출액에 해당하는 영업수익은 증가했다. 영업수익은 2014년 2조6180억 원을 기록한 이후 2017년에는 3조 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매출에서 비용을 차감한 영업이익은 정체상태에 머무르고 있다. 2014년 3000억 원에 달하던 영업이익은 2015년 2415억 원으로 감소했다. 이후 큰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영업이익이 정체되면서 영업이익률과 ROE(자기자본이익률, 당기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비율) 또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시장점유율 상황도 녹록치 않다. 2017년을 기준으로 개인부문에서는 3위를 고수하고 있으나 4위 KB국민카드와의 격차는 2017년 0.06%p까지 좁혀졌고 법인부문은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전체 실적에서도 4위인 KB국민카드와의 격차가 0.06%p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2018년 상반기까지의 전체실적을 기준으로 신한카드가 69.1조 원으로 1위, 삼성카드가 61.8조 원으로 2위를 기록한 가운데 KB국민카드가 49.6조 원으로 3위를 차지하여 현대카드를 앞질렀다. 이로써 2018년 전체기간으로도 4위로 밀려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 주: 이용실적=일시불+할부+현금서비스+카드론 자료: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 호재와 악재가 겹친 시장 상황

작년 9월 금융위원회는 카드사의 신사업 진출과 영업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을 발표했다. 발표에는 선불카드와 송금, 인출이 가능한 선불전자지급수단을 결합한 결제수단의 개발과 출시를 허용하고 더치페이 결제방식을 허용하는 한편 해외장기체류자의 카드발급을 지원하고 화물운송대금의 카드결제를 활성화 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한편 작년과 올해에 걸쳐 최저임금의 큰 폭의 인상으로 자영업·소상공인의 경영난이 심화되고 반발이 확산되면서 정부와 여당은 카드수수료율을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올해 12월부터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서울시가 스마트폰 QR코드를 통한 결제시스템인 ‘(가칭)제로페이’의 시범운영에 착수하기로 했다. 이러한 규제완화 기조와 수수료율 인하 압박은 카드업계 전반에 호재와 악재로 동시에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사의 사업영역이 확대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당장의 수익성을 개선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다. 산업 자체가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상품 간 차별 정도가 떨어지고 있고, 회원유치를 위한 판촉비용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현대카드의 판매촉진비는 2016년 1417억 원에서 2017년 2507억 원으로 77%나 증가했다. 호재와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전체카드이용액수는 2017년 600조 원을 돌파하여 전체 시장규모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는 만큼 현대카드의 향배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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