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국제정세] 오는 11월 6일 열리는 미국 중간선거가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명운을 가를 중간선거에서 야당인 민주당의 우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8월에 비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어 공화당에서 뒤집기에 나설 가능성도 높아졌다. 미국의 중간 선거 결과에 따라 북미정상회담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우리에게도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 현재는 민주당이 우세

미국의 중간선거는 대통령과 상하원의 임기가 달라서 생겨난 선거이다. 대통령 임기는 4년, 상원의 임기는 6년, 하원의 임기는 2년, 주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매 2년 마다 선거가 있다. 이번에는 하원의원 435명 전원, 상원의원 100명 중 35명, 주지사 50명 중 36명을 새로 뽑게 되는데, 대통령 임기 중간에 치러진다고 해서 중간선거라고 부른다. 이는 지난 2년 동안의 대통령 국정 운영이 평가되기 셈이어서 선거 결과에 따라 향후 대통령의 미래도 달라질 수 있다. 집권당의 지지율이 높을 경우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  오는 11월 6일 열리는 미국 중간선거가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명운을 가를 중간선거에서 야당인 민주당의 우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8월에 비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어 공화당에서 뒤집기에 나설 가능성도 높아졌다.<그래픽_황성환 그래픽 담당>

그렇다면 현재 미국의 여론은 어떨까. 1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ABC 방송이 발표한 공동 여론조사(등록 1144명 대상) 결과에 따르면 ‘어느 당에 투표할 것이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3%가 민주당을, 42%가 공화당을 꼽았다는 것이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투표 의사를 밝힌 응답자는 76%로, 63%였던 2014년과 70%였던 2010년보다 높다. ABC방송은 투표 의향이 높다고 보도하면서 민주당원, 민주당 후보 쪽으로 기운 중도층, 18~39세의 젊은층에서 투표하겠다는 답변이 많았다고 밝혔다.

그리고 CBS 방송과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같은 날 내놓은 하원선거전망에서 민주당이 과반보다 8석 많은 226석을 차지하고, 공화당은 209석을 얻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8월 조사보다 민주당 의석이 4석 늘어난 것으로, 투표율이 높아질수록 의석수도 늘어나 최대 235석까지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렇게 현재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이 다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불리해 보이지만 지난 8월 국정 지지율이 36%에서 현재 41%로 상승하고 있고,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기 바란다’는 응답이 8월 60%에서 이번에는 54%로 내려갔기 때문에 공화당이 뒤집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2년마다 의석의 3분의 1이 물갈이 되는 상원 선거는 공화당이 과반을 지켜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재 상원 의원 분포는 공화당 51석대 민주당 49석으로, 민주당이 2석만 빼앗아오면 되지만 이번 선거 대상인 35석에 대한 여야 구도를 바꾸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선거 대상 지역 가운데 공화당은 9석, 민주당은 26석이지만 민주당이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플로리다와 인디애나는 경합지역이며, 2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한 곳이어서 민주당이 현재의 49석도 지켜내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것이다.

◆ 트럼프 국정운영 심판대에

트럼프는 그동안 트러블 메이커라고 불릴 만큼 국제정세를 흔들면서 보호무역주의를 지향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중간선거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대한 미국민들의 관점을 엿볼 수 있는 심판대라고 할 수 있다. 즉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신보호무역주의, 멕시코 장벽 건설, 이슬람교 국가 입국 금지 등 반이민정책, 이란핵합의·파리기후협약탈퇴 등에 대해 평가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은 현재 유례없는 경제호황을 누리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미 노동부 집계에 따르면 9월 실업률은 3.7%를 기록하며 1969년 이후 49년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는 미국경제학계에서 정의하는 자발적으로 일자리를 구할 생각이 없는 계층을 감안하면 사실상 완전 고용 상태이다. 게다가 미국 경제의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4.2%를 기록하며 2014년 3분기(4.9%) 이후 4년 만에 최고를 달성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제롬 파월 의장은 4분기에도 4%를 웃도는 경제성장률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어서 이러한 경제 호황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정국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안심할 수 없는 부분은 역대 중간선거는 항상 집권 여당에 불리했다는 점이다. 1900년대 들어서 중간선거에서 여당이 승리한 경우는 단 3차례밖에 없었을 정도다. 게다가 민주당은 ‘반트럼프 정서’를 고조시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거침없는 언행과 ‘러시아 스캔들’과 같은 사건들을 부각시키고 트럼프 흠집내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 미국의 중간선거, 북미정상회담에 영향 미칠까

트럼프 대통령의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북미정상회담 진행여부도 결정될 듯 보이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미국의 중간선거가 초미의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다. 만약 집권여당이 패배할 경우 북미회담에 대한 동력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미국은 한 석이라도 많은 다수당이 의원회, 상임위원장 전체를 다 갖는 독식체제이기 때문에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진행해 왔던 북핵과 밀접한 외교와 군사위원회, 정보위원회 등에서 민주당이 행정부에 대한 감독을 강화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민주당에서는 상원이든, 하원이든 다수당 확보에 성공할 경우 즉각 북한 관련 청문회를 준비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따라서 상원이든, 하원이든 집권당이 패배할 경우 다시 시작된 한반도 비핵화 논의가 지지부진해질 수 있다.

물론 미국의 일부 전문가들은 중간선거가 북미정상회담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미국 가톨릭대 앤드류 교수는 “북한 관련 의제는 대통령과 백악관이 설정한 것이라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계속 진전될 수 있다”고 봤다. 이어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북미정상회담의 일정이 연기되거나 논란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의회가 가로막을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북한 전문가들은 대체로 트럼프 대통령이 밀고 나가는 한반도 비핵화 동력은 이어나가겠지만 비핵화 협상에 대한 정책 추진이나 협상에서 속도에 영향이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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