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50의 동급 최강 성능, 가성비를 어필하여 FA-50 수출 필요

지난 9월 27일 미 공군은 보잉-사브를 미 공군 차세대 훈련기 사업의 파트너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때 수주 금액은 92억 달러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지 언론들은 163억 달러 수준에서 수주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에 수주 금액이 공개된 후 저가 수주라는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다.

▲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담당

수주 실패 후 국내에서도 보잉-사브의 가격대에 맞추어 록히드마틴-KAI가 T-50의 가격을 인하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같은 지적은 미 공군 훈련기 사업을 통해 선진국에도 T-50을 납품할 수 있다는 제품 이미지 측면이나 유지 보수 측면에서 적자 폭을 메울 수 있을 것이라는 것에 근거를 두고 있다.

하지만 163억 달러(한화 18조 2560억 원) 수준이 아닌 92억 달러(한화 10조 3040억 원)로 수주했을 경우 적자 폭은 KAI가 감내할 수 있을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BNK 김익상 연구원에 따르면 록히드마틴-KAI가 보잉 가격으로 수주했을 경우 10년간 2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감당해야 하는 것으로 주장했다.

▲ 단 (–)는 적자, 연결재무제표 기준, 출처: 금융감독원

10년간 2조원 적자라면 매년 약 2000억 원, 매 분기별 500억 원의 적자를 감당해야 하는데 최근 5분기 KAI의 영업실적을 보면 매 분기별 500억 원의 적자를 감당하는 것은 어렵다고 볼 수 있다.

5분기 동안 흑자를 기록한 것은 2018년 1분기, 2분기로 2개 분기이며 흑자폭도 410억 원, 333억 원에 불과한데, 이보다 더 큰 폭의 매 분기 500억 원 적자가 더해질 경우, 겨우 흑자로 전환한 KAI의 영업 실적은 장기 적자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매 분기 500억 원에 달하는 적자 요인은 KAI가 이미지 개선이나 유지 보수 사업 수주만으로 그 적자폭을 극복할 수 있을만한 수준이라 판단하기는 어렵다.

이번 미 공군 훈련기 수주 경쟁에서 패했기 때문에 향후 훈련기 시장에서 T-50의 입지가 줄어들 것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하지만, T-50의 경공격기 파생형인 FA-50이 존재하기 때문에 T-50의 판로가 막힐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FA-50은 T-50을 베이스로 훈련기에는 탑재되지 않는 화기 제어 시스템 등을 포함한 무장 관련 시스템을 탑재한 파생형이다. 한국 공군은 과거 제공호라고도 불리던 F5를 대체하기 위해서 FA-50을 개발한 바 있다.

F5는 1950년대 중반 미국의 군수업체 노스롭사가 개발한 경량의 초음속 제트기로서 성능이 우수하다기 보다는 단순한 구조로 정비하기가 쉬웠으며 무엇보다 값이 싸다는 장점으로 인해 미 공군 보다는 고가의 전투기를 구매하기 힘든 미국의 동맹국 중심으로 대량 도입되었다.

면허 생산까지 포함할 경우 F5의 생산양은 F-5A/B/D 계열이 2617기이고 F-5E/F 계열이 1407기로 합하면 4000기를 넘을 정도로 베스트 셀러였다. 현재도 1000기가 넘는 F5 계열 전투기가 현장에서 운용되고 있는데 대표적인 나라로 멕시코와 말레이시아를 들 수 있다.

한편 F5는 생산된 지 20 ~ 30년이 지난 기체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앞으로 그 교체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때 F5 교체 수요가 발생할 경우 F5 운용국은 애초부터 고가의 전투기를 운용할 만한 예산을 확보할 수 없어 F5를 운용했기 때문에, 교체 수요 중 적지 않은 물량이 F35, F16, Su-35, Mig-29와 같은 고가의 전투기보다는 FA-50과 같은 경량급 전투기로 대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 출처: 금융감독원

실제로 FA-50을 수입한 국가인 이라크, 필리핀을 봐도, 경제 대국 보다는 개발도상국의 제 3세계에 집중되어 있는 편이다.

FA-50이 F16, Mig-29와 같은 주력 전투기보다 성능이 우월하다고 평가하기는 곤란하지만, 이스라엘제  EL/M-2032 레이더를 장착하여 동급 경전투기가 가지기 어려운 중거리 공대공 전투 능력을 갖추었으며 수출 조건에 따라 경량급 타우루스 순항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도록 개조할 수 있기 때문에 가성비, 범용성 면에서는 동급 최강이라는 평가가 가능하다.

이런 배경 하에서 이라크, 필리핀이 FA-50을 도입하였고 F5급 경량 전투기 교체 수요가 발생할 경우 언제든지 수주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어 훈련기 수주에서 실패했기 때문에 T-50의 판로가 막혔다는 평가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번 실패를 딛고 일어서서 한국 내 FA-50 수요와 다른 국가들의 경량급 전투기 교체 수요에 더욱 매진하는 태도를 보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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