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국제정세] 다음달 30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G20 정상회의에서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중 정상이 만나 회담을 갖기로 했다. 미·중은 물론 제3국의 경제까지 영향 받고 있는 시점에서 양국 정상이 만나 합의점을 찾을지 주목되고 있지만 낙관적인 전망을 갖는 전문가는 없다. 미국 관계자는 물론 우리나라 한국은행도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놨다.

◆ 내달, G20 정상회의에서 미·중 정상 대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 달 30일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무역전쟁 시작 후 첫 대면을 한다. 정식 개막일 하루 전인 29일로 양국 정상이 회담 갖는 것으로 논의가 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0일 보도했다.

▲ 다음달 30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G20 정상회의에서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중 정상이 만나 회담을 갖기로 했다. 미·중은 물론 제3국의 경제까지 영향 받고 있는 시점에서 양국 정상이 만나 합의점을 찾을지 주목되고 있지만 낙관적인 전망을 갖는 전문가는 없다. 미국 관계자는 물론 우리나라 한국은행도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놨다.<그래픽_황성환 그래픽 담당>

사실 현재 미·중 무역협상은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지난 17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협상이 교착 상태에 있다”고 직접 설명 했다. 그러나 미중은 협상을 하기 위해 돌파구를 찾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2일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FC)위원장은 11일(현지시간) 역시 CNBC방송을 통해 아르헨티나 G20 정상회의 기간에 미·중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과 관련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현재 중단된 미·중 간의 무역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음을 암시했다.

◆ 그럼에도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 가능성 점쳐져

미·중이 무역협상 가능성을 열어놓았지만 사실상 무역전쟁이 종료될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우선 로스 미 상무장관도 지난 17일 CNBC와의 인터뷰 당시 미중 간 정상회담 논의가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역전쟁을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었다. 로스 장관은 “G20 정상회의에서 세부적인 사항은 논의되지 않는다”면서 “한 시간 동안 열리는 정상회의에서 수천 장의 무역협정을 맺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날 트럼프 대통령도 폭스비지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이 대화를 시작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들(중국)은 협상을 타결 짓기를 원하지만 나는 그들이 준비가 안됐다”면서 “그렇게 말하는 이유는 그들이 1년에 미국에서 5000억 달러를 빼앗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미국의 중국 상품수입 규모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2001년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기 전만 해도 세계 상품시장에서 미국의 비중은 12.1%였고, 중국은 3.9%였다. 그런데 중국의 WTO 가입 후 10년이 지난 2011년에는 미국의 비중이 8.1%, 중국의 비중이 10.4%로 역전됐다. 게다가 미국의 중국 상품수입 규모는 2000년 1000억 달러에서 지난해에는 5063억 달러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또한 저가의 중국 상품들이 미국 시장에 대거 들어오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노동력이 중요한 섬유 등의 산업은 멕시코로 이동해 미국 제조업의 실업상태가 악화됐다. 결국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고자 미국은 지난 3월 중국산 상품 500억 달러에 대한 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무역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 미·중은 물론 제3국의 경제까지 영향 받아

일상적인 전쟁이 그렇듯이 전쟁 당사자는 물론 억울한 피해자도 있기 마련이다. 현재 중국의 경제위기론이 거론되고 있고,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무역전쟁으로 하락될 것으로 예상되며, 한국·일본과 같은 제 3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경우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5%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보도했다. 뿐만 아니라 중국의 ‘경제위기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무역 전쟁 초기인 3월에 비해 20% 하락했고,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도 10% 가까이 떨어진 상황 때문이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증시폭락으로 자금난을 겪는 중국 민간 기업이 늘면서 정부가 이들을 기업을 인수하는 국유화가 늘었다는 것이다. 상하이와 선전에 있는 증시에 상장된 기업 가운데 32곳의 경영권이 정부로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경우, 미국이 시작한 무역분쟁이 미국 경제성장도 하락 시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간한 <해외경제 포커스>에 실린 ‘미국의 대중국 통상압력 강화배경 및 전망’에 따르면, 미국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추가관세 부과가 단기적으로는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 축소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추가 관세부가가 오히려 소비자 물가 상승, 역량 위축 등을 초래해 GDP 성장률을 0.1%포인트 안팎 하락 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또 한국과 일본과 같은 제 3국도 미중 무역전쟁을 영향을 받기 시작했음이 확인됐다. 일본 재무성은 18일, 9월 일본수출이 전년대비 1.2% 감소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2016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원인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대중-대미 수출이 모두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한국의 경제전문가들은 한국 경제의 최대 리스크로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을 꼽았다. 고용 절벽과 설비투진 부진이 장가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무역전쟁은 그나마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 되는 수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더 암울한 사실은 무역전쟁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앞서 언급한 한국은행 발간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관세 부과가 단순한 무역 보복 조치가 아니라 글로벌 정치경제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계산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미·중 간 무역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에 적극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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