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신남방정책] 아셈(ASEM·아이사유럽정상회의)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도 신남방정책을 확대하기 위한 외교전을 펼쳤다. 19일(현지시간) 쁘라윳 짠- 오차 태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수교 60주년을 맞은 양국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 방안과 한-아세안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또한 아세안 중에서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국가에서 사장단 회의를 진행해왔던 GS그룹이 이번에는 태국에서 사장단 회의를 했다. 태국에 주목하고 있다는 뜻이다.

▲ 아셈(ASEM·아이사유럽정상회의)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도 신남방정책을 확대하기 위한 외교전을 펼쳤다. 19일(현지시간) 쁘라윳 짠- 오차 태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수교 60주년을 맞은 양국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 방안과 한-아세안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또한 아세안 중에서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국가에서 사장단 회의를 진행해왔던 GS그룹이 이번에는 태국에서 사장단 회의를 했다. <그래픽_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 담당>

◆ 문 대통령, 아셈에서 태국 총리와 정상회담

문재인 대통령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아셈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유럽 순방을 위해 지난 13일 출국하고, 오늘 귀국하게 된다. 이번 순방에서는 이탈리아, 바티칸, 프랑스, 덴마크 등을 방문하여 미래지향적 실질 협력관계 구축했으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 정부 노력을 소개하고 지지를 당부했다. 정상회의가 열리는 브뤼셀에서는 영국의 메이 총리, 독일의 메르켈 총리와 단독회담을 했고, 태국의 쁘라윳 총리와도 단독 회담을 통해 신남방정책 확대를 위한 외교를 펼쳐나갔다.

쁘라윳 총리는 “그간 아세안 및 메콩과의 관계 강화를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신남방정책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한 양 정상은 국민 간 상호방문 규모가 지난해 220만 명에 이르렀다면서 활발한 상호 인적 교류를 지난 60년간 양국 우호 협력의 기반이 됐다고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양국 간 인적·문화 교류를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양국 간 교역·투자 협력 확대의 잠재력이 크다는 데 공감하고 태국 인프라 사업에 대한 한국 기업 진출 등을 통해 태국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동부경제회랑(EEC) 인프라 개발 계획, 태국 4.0 정책과 신남방정책과의 연계점을 찾고 시너지 효과를 내기로 했다.

동부경제회랑(EEC) 개발 계획은 2017~2021년 간 방콕의 차청사오, 촌부리, 라용주 등 동부 3개주에 대한 인프라 개발 프로젝트를 발주 및 외국 투자를 유지하는 계획이다. 또한 태국 4.0은 태국이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1차, 2차, 3차 산업 전반에 ICT(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해 미래성장 산업으로 육성하는 계획이다.

◆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한국과 태국 경제협력 평가·신남방정책 협력 과제 발표

문 대통령과 쁘라윳 총리는 정상회담을 통해 태국의 인프라 개발 계획과 우리 정부가 이끄는 신남방정책의 접점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 것인데, 우리나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태 수교 60주년 경제협력 평가와 신남방정책 협력과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2017년 기준 양국 간 교역은 약 126억 달러로 태국의 한국의 수출대상국 16위(74억), 수입대상국 22억(52억 달러)이며, 한국은 태국의 수출대상국, 6대 수입대상국의 지위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한국의 태국에 대한 직접 투자는 2017년 기준 1천37개 법인, 누적투자액 25억 달러 규모로 한국의 對아세안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6% 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태국의 경제개발정책인 태국 4.0과 ECC와 우리 경제정책 방향의 접점을 고려해 주요 협력분야를 선정해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두앙짜리 아사와친따칫 태국투자청(BOI) 청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이 강점을 갖고 있는 자동차, 스마트전자, 바이오테크놀로지, 식품산업 등은 태국 정부의 목표 산업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S커브 산업, 즉 농업 및 바이오테크놀로지, 차세대 오토모티브, 관광, 미래 식량, 스마트 가전 산업에 신S커브 산업인 메디컬 허브, 오토메이션 로보틱스, 디지털 경제, 바이오 연료 및 바이오 화학, 항공우주, 방위 산업을 더해 11대 산업 육성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는 것이다.

두앙짜이 청장은 이러한 태국의 경제개발 계획은 한국에게 엄청난 기회가 될 뿐 아니라, 태국이 전략적 위치상 한국 기업의 비즈니스 허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태국을 교두보로 삼아 빠르게 성장하는 아세안 시장(인근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 등)에 함께 진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 기업 GS, 태국에 주목

태국의 두앙짜이 청장이 한국에 “태국을 교두보 삼아 아세안 시장에 진출하라”고 조언한 것처럼 기업 GS그룹도 아세안 시장 수출 전진기지로 태국을 꼽았다. 그리고 지난 17일 태국 방콕에서 사장단 회의를 열었다. GS 칼텍스, GS건설, GS 홈쇼핑, GS에너지, GS 리테일 등 주요 계열사 CEO들이 참석한 가운데 허창수 GS회장은 “GS가 태국에서 쌓은 경험과 기술력을 발판 삼아, 과감한 기업가 정신으로 동남아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서 더 큰 성장의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는 “전략적 투자를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허창수 GS회장을 비롯한 GS계열 사장단은 태국의 성장 잠재력 및 국가 경쟁력이 크다는 점, 글로벌 기업들의 현지 시장진출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 에너지 발전 부문과 건설 및 플랜트 산업에서 사업 참여 기회가 커질 것이라는 점에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GS는 지난 2011년부터 매년 중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베트남, 인도 등 경제성장이 기대되는 국가에서 사장단회의를 개최하면서 성과를 내 오고 있다. GS그룹의 이 지역에 대한 지난해 수출액은 29조3000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49.3%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매우 크다.

이렇게 아세안 지역의 성장 가능성을 미리 내다보고 전략적으로 투자하면서 성과를 냈던 GS가 이번에는 태국을 주목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가 태국을 통해 신남방정책을 확대해 가야 하는 이유를 반증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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