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_뉴스워커 그래픽 담당 황성환

[뉴스워커_워싱턴] 이탈리아에서 삼성과 애플이 고의적으로 자사의 휴대폰 속도를 저하시키는 업데이트를 진행해 사용자들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최초의 결정이 나왔다.

이탈리아 당국은 삼성과 애플이 새로운 업데이트를 사용자들에게 끈질기게 권유하며, 제품의 성능을 의도적으로 떨어뜨려, 신제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했다고 비난했다.

이번 이탈리아의 결정은 애플과 삼성의 ‘휴대폰 노후화 계획’에 대한 전 세계적인 비난이 일어난 후, 해당 기업들의 잘못을 물은 최초의 판결이다.

◆ “고의적 성능 저하로 신제품 구매 유도”

로이터통신, 더가디언 등 외신은 2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경쟁관리 당국이 이른바 ‘휴대폰 노후화 계획’을 비난하며 삼성과 애플에게 각각 570만달러(약 64억원), 1,150만달러(약 130억원) 벌금을 부과했다고 보도했다.

애플과 삼성은 이탈리아 당국으로부터 최대치의 벌금을 부과 받았으며, 애플은 삼성보다 약 두배 많은 벌금을 부과 받았다.

외신은 이번 이탈리아 당국의 조치는 애플과 삼성의 노후화 업데이트에 대한 전 세계의 비난이 이어진 후, 해당 기업들의 잘못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최초의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이탈리아 당국에 따르면, 당국은 몇 가지의 신중한 조사를 통해 애플과 삼성이 불공정한 상업 관행을 실시한 것을 밝혀냈다.

이탈리아 당국은 “두 기업은 사용자들의 디바이스에서 적절하게 지원되지 않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설치를 유도했다”며 “이에 대해 사용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디바이스의 모든 기능을 복구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운영체제 업데이트로 인해 심각한 오작동이 발생하고 성능이 크게 저하, 최신 제품으로 교체하는 속도가 빨라졌다고 지적했다.

특히 당국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14년 갤럭시노트4 휴대폰 사용자에게 최신제품 갤럭시노트7을 위한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새로운 버전을 설치하기를 ‘끈질기게’ 제안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업데이트 권장은 새로운 펌웨어가 디바이스의 하드웨어 스트레스로 인해 심각한 오작동을 일으킬 수 있음에도, 삼성전자가 이를 사용자에게 알려주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오히려 삼성전자는 이러한 오작동과 관련, 보증기간이 만료된 수리에 대해 높은 비용을 요구했다고 당국은 지적했다.

또한 이탈리아 당국은 애플 역시 아이폰6 사용자들에게 아이폰7을 위해 설계된 운영체제를 설치하도록 ‘굳이 제안했다’고 비난했다.

애플도 업그레이드 된 운영체제 설치가 사용자들의 디바이스 실행 속도와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경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 집단소송 직면한 ‘애플’

애플은 업데이트로 인한 휴대폰 노후화 비난이 최초로 일어난 직후, 법적 보증이 적용되지 않은 아이폰에 대한 특별한 지원 조치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다만, 애플은 2017년 12월에만 배터리를 할인된 가격으로 교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또한 애플은 사용자들에게 휴대폰 리튬 배터리의 중요한 특성에 대해 밝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탈리아 당국은 “리튬 배터리의 평균 지속 시간 및 열화 요인, 디바이스 모든 기능을 보존하기 위해 배터리를 유지 및 확인, 교체하는 올바른 절차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애플은 당초 해당 업데이트가 제품의 수명을 의도적으로 단축한 것을 부인한바 있다. 휴대폰의 성능을 넓히고, 예기치 못한 시스템 종료를 방지하기 위해 해당 모델이 느려졌다는 주장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애플은 현재 미국에서 집단소송과 러시아에서의 수많은 소송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제품 수명주기 동안, 제품 성능을 줄이기 위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하지 않는다”고 지난 1월 보고서를 통해 밝힌바 있다.

또 삼성전자는 이번 사태에 대해 이탈리아 당국에 협력키로 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애플과 삼성은 이번 당국의 판결에 대해 개정신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외신은 “이탈리아 당국은 프랑스에서 나온 사용자 불만에 이어 지난 1월부터 조사를 시작했다”며 “이번 당국의 결정에 대해 애플과 삼성의 즉각적인 반응은 없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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