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서 최근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종목은 삼성전기일 것이다. 삼성전기는 MLCC호황과 더불어 연이은 어닝 서프라이즈로 하반기 개인과 기관의 순매수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9월 16만원 대를 유지했던 주가는 10월 26일 기준 장중 최저치인 10만 7천원까지 하락했다. 외국인들의 공매도가 9월 이후 급증한 까닭인데, 과연 삼성전기가 실적을 통해 공매도의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삼성전기 주가 움직임

◆ 공매도위기 극복할 수 있을까?

공매도 이슈가 붉어지기 시작한 9월 이후 공매도 동향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10월 10일에는 하루 공매도 거래대금이 1056억 원에 달했고, 10월 24일에는 1158억 원에 달했다.

공매도는 특정 종목의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 주식이나 채권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을 빌려 매도하는 것을 말한다. 주가 하락 폭이 클수록 차익도 늘어나기 때문에, 실적 악화로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에 집중된다.
 
과거 삼성전기는 공매도 타겟과는 멀었다. 실적 개선과 업황 회복으로 오히려 시장의 기대를 받는 종목이었다. 하지만 9월 이후 한국 증시가 하락장에 들어서며 외국인들의 매도 주문과 공매도 대금이 급증했다. 불과 한달 전과 비교했을 때 삼성전기의 주가는 9월 27일 14만 2000원에서 10월 26일 11만 2000원까지 22% 하락했다.

▲ 출처 : KRX

국내 한 헤지펀드본부장의 말에 따르면 현재 계속되고 있는 공매도는 중국 핸드폰 시장의 부진으로 인해 해외 헤지펀드들이 중국이 아닌 한국을 타겟으로 했다는 것이다. 최근 중국 핸드폰 판매량이 하락하며 재고가 쌓이기 시작했고, 중국에 핸드폰을 납품하는 기업을 찾던 중 매출의 30% 이상이 중국향 매출인 삼성전기가 타겟이 됐다는 분석이다.
 
 공매도로 인해 주가가 급락한 이후 기관과 개인의 순매수로 삼성전기의 주가는 어느정도 반등했던 시기도 있지만, 여전히 주가의 변동성이 크고 공매도로 인한 타격을 많이 받은 모습이다. 향후 삼성전기가 실적으로 공매도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지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 부진한 스마트폰, MLCC로 극복 가능할까?

2016년 7월 신사업으로 시작한 반도체 패키징 사업부는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부진과 더불어 2017년 700억 원 규모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갤럭시 노트7의 이슈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이 위기를 겪은 것이 영향을 끼쳤는데, 향후 삼성전자의 성과에 의존하지 않으려면 중화권 시장과 북미 시장으로의 매출 다변화를 통해 신사업의 적자를 해소할 수 있을지 주목해야 한다.

컴포넌트 사업부는 삼성전기가 주목하고 있는 사업부다. 2016년에 비해 2017년 수출 매출은 2조 2546억 원으로 25%증가했고, 수출과 내수를 합한 컴포넌트 사업부의 전체 매출은 2017년 2조 3570억 원으로 전년대비 23%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 대한 컴포넌트 사업부 매출의 기여도 또한 2015년 33%에서 2016년 32%, 2017년 34%로 매출 성장을 이끌고 있다.

▲ 단위 : 억 원 /출처 : 사업보고서

최근 무라타 등 주요 경쟁사들이 전장용 MLCC로 사업을 전환하면서 IT용 MLCC의 경우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상승하는 우호적인 시장환경이 조성됐다. 이에 삼성전기는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MLCC공급을 늘리려 하고 있다. 2015년 필리핀 공장 증설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고, 2016년 중국에 공장 증설을 위해 투자했다.
 전장용 MLCC 시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생산중인 전자용 제품을 기존 441종에서 494종으로 늘렸고, 중국 텐진 공장에 57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며 선두 업체와 간격을 줄이려 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기존 반도체 분야의 기술을 토대로 MLCC라는 새로운 시장에 엄청난 투자를 통해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다. 하지만 공매도라는 큰 위험을 맞닥뜨린 현재, 이 위험을 극복하고 글로벌 강자로 도약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삼성전기는: 1973년 설립되어 카메라와 통신 모듈을 생산하는 모듈솔류션, 수동소자를 생산하는 컴포넌트 솔루션, 반도체 패키지판 등을 생산하는 기판솔루션의 사업부문을 영위하고 있다. 삼성전기의 매출 성장을 이끄는 사업부는 컴포넌트 솔루션 사업부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chip Resistor 등을 생산하고 있다. 기타 사업부의 매출은 큰 변동이 없다.

▲ 이윤태 삼성전기 대표

삼성전기는 삼성의 계열 회사로, 국내에 1개의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고, 중국, 베트남, 미국 등 해외에 14개의 자회사와 1개의 손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삼성전자로 23.6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대표이사인 이윤태는 0.01%를 보유하고 있다.

이윤태 대표는 1960년 태어나 서울대학교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뒤, 카이스트 대학원에서 전기공학 박사를 졸업했다. 1985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시스템 사업부, DS사업총괄 LCD사업부 등 오랜 기간 반도체 전반에서 경험을 쌓았다. 2012년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으로 취임했고, 2014년 12월 삼성전기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이 대표는 취임 이후 삼성전기의 수익성 회복에 집중했다. 삼성전기의 영업이익은 2012년 5000억원에서 글로벌 스마트폰의 부진으로 2014년 500억 원까지 급하락했는데, 이윤태 대표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여 향후 전망이 밝은 MLCC사업부에 집중했다.

또한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에서 벗어나 샤오미, 비보 등 중국으로 고객을 다변화했고, 구조조정으로 어수선해진 분위기를 수습하고자 테스크포스를 꾸려 직원들의 업무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업무 중 활기찬 음악을 트는 등 과감한 리더십과 따뜻한 리더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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