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김영욱 시사칼럼리스트] ‘촛불집회’(candlelight rally)는 광장 등에서 야간에 촛불을 들고 벌이는 집회를 말한다.

대중문화사전 등에 따르면, 촛불집회는 1968년 미국에서 베트남 전쟁을 반대하는 반전시위의 하나로 마틴 루터 킹 목사 등 반전 운동가들에 의해 시작되었다.

촛불집회는 침묵시위의 형태로 진행되며 보통 비폭력 평화시위를 상징한다. 또 이 집회는 시각적 효과가 커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고, 야간에 이뤄지기 때문에 하루 일과를 끝낸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용이하다는 장점을 지닌다.

▲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담당

우리나라의 촛불집회는 2002년 한 동네 친구였던 효선과 미선 양이 훈련 중이던 미군의 장갑차에 희생된 사건 이후 이들을 추모하기 위해 처음으로 시작되었다.

이후 국내 정치·사회적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시민들은 시위의 한 형태로 촛불을 들고 광장에 모이기 시작했다.

2004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나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 2009년 용산 철거민 진압 참사 추모 집회 등이 대표적인 촛불집회다.

한국의 촛불집회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서 “일몰 후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금지”하며 다만 “문화행사 등은 예외로 한다”는 조항 때문에 문화제의 형태로 이루어진다는 특징을 보인다.

지난 2016년 10월 28일 금요일 저녁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 이곳에 모인 수천 명의 시민들은 촛불을 들었으며 한국 민주주의의 새로운 한 획을 그었다. 이는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킨 밑거름이 됐다.

당시 촛불시민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와 청와대 앞에서까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엄중한 심판을 요구했다. 주말도, 비오는 날도 상관치 않았다.

이후 횟수들 거듭한 촛불집회는 규모가 갈수록 커져 결국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으로 이끌었고,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최서원)씨 등 국정농단에 가담한 사람들은 대부분 구치소에 갇혔다.

2년이 지난 2018년 10월 28일 지금 국정농단의 주인공들은 어떤 형태로 수감생활을 하고 있을까?

2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과 최 씨는 서울구치소와 서울동부구치소에 각각 수감돼 있다.

아이러니하게 ‘언니동생’사이였던 박 전 대통령과 최 씨의 구치소 생활은 상반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8월 28일 기준으로 일반인 접견이 단 한 건도 없는 ‘홀로서기’를 하고 있다.

그러나 최 씨는 같은 날을 기준으로 일반인 접견이 198회다. 최 씨가 이날을 기준으로 722일째 구치소 생활 중인 것을 감안하면, 3~4일에 한 번 꼴로 일반인을 만나는 꼴이다.

심지어 최 씨는 지난달 9월 6일 기준으로 변호인 접견을 554차례나 했다.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 접견 횟수는 258회였다.

박 전 대통령은 현재까지 징역 32년을, 최 씨는 징역 20년을 각각 선고 받았고, 항소 상태다.

또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36억 5천만원, 최 씨에게는 77억 9천735만원이 각각 추징보전 조치됐다. 다만, 재판이 아직 진행 중이므로 실제 몰수되거나 추징된 내역은 없다.

박 전 대통령·최 씨와 함께 ‘국정농단 부역자’인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은 서울 남부구치소와 서울구치소 등에 각각 수감돼 있다.

안 전 수석은 국정농단 사태 때 가정 먼저 구속된 인물로 2016년 11월 3일 서울 남부구치소에 723일째 수감 중이다.

우 전 수석은 이들 중 가장 늦게 지난해 12월 14일 입소로, 수감 314일째다. 직무유기와 직권남용 등 9개 혐의로 기소돼 올해 2월 징역 2년6개월을 선고 받았다.

최 씨를 등에 업고 권력을 휘둘렀던 차은택 씨는 수감 717일째고, 정유라 승마활동 등을 지원했던 김 종 전 차관은 704일째 수감 중이다.

박 전 대통령의 ‘문고리 3인방’으로 불렸던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안봉근 전 청와대 홍보비서관 등도 360일째 교도소에 있다.

2년 전 성난 민심의 촛불집회로 구치소에 각각 수감된 박 전 대통령과 최 씨, 국정농단 부역자들은 그날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날씨는 추워지고 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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