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기자의 窓] 최근 유럽, 미국 의약품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생산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들 수 있다.

셀트리온이 개발한 트룩시마는 혈액암의 일종인 비호지킨스 림프종 등의 치료에 쓰이는 항체 바이오시밀러로 오리지널 의약품은 로슈가 판매하는 맙테라/리툭산(성분명 리툭시맙)이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는 트룩시마가 유럽 리툭시맙 시장에서 2018년 2분기 기준으로 32%의 시장 점유율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트룩시마는 영국에서 64%, 프랑스에서 39%, 이탈리아에서 32%의 점유율을 차지하여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네덜란드와 오스트리아에서는 시장 점유율이 50%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나 유럽 의약품 시장에서 트룩시마가 갖는 지위가 결코 낮지 않음이 입증되었다.

▲ 그래픽_뉴스워커 진우현 그래픽 2담당 / 일부 이미지 출처_게티지뱅크

한편 유럽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트룩시마에 대해 지난 10월 12일 FDA(미국 식품 의약국) 자문위원회는 만장일치로 승인권고를 결의했다. 자문위원회는 FDA가 심사 중인 의약품의 품질, 안전성, 경제성 등에 대해 의견을 제공하는데 FDA 결정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자문위원회의 승인권고가 결의된 이상 이르면 오는 11월 중 FDA가 트룩시마에 대한 최종승인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내 트룩시마에 대해서 FDA의 최종승인이 결정될 경우 트룩시마가 맙테라의 바이오시밀러 중 가장 먼저 미국 시장 진입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될 가능성이 높아 시장 선점 기회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셀트리온이 개발하고 2018년 2분기부터 본격 판매된 유방암 치료용 바이오시밀러 허쥬마도 지난 6월 네덜란드에서 출시 한 달 만에 7%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는데 성공하여 유럽 시장 진입에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셀트리온은 내년 상반기까지 유럽 내에서의 허쥬마 판매국을 늘릴 계획으로 있다.

허쥬마는 2017년 5월 FDA에 허쥬마의 품목허가를 신청해 심사를 받아오다 지난 6월 추가 자료 제출을 요청받아 허가가 보류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지난 6월 18일 셀트리온의 추가 자료 제출로 미국 FDA의 승인심사가 재개되었고 FDA 규정에 따르면 추가 보완서류 접수 후 통상 6개월 이내에 해당 제품의 허가 심사를 마무리하게끔 되어 있어 셀트리온은 연내 판매 허가가 날 것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약값 인하 정책으로 인해 미국 의약품 시장에서 오리지날 약보다 저렴한 바이오시밀러가 주목을 받고 있어 전망이 어둡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편 최근 미국 정부 입찰 사이트(FBO)는 MSD가 미국재향군인회에 바이오시밀러 렌플렉시스 1억1750만 달러(약 1324억 원) 물량을 독점 공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렌플렉시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한 바이오시밀러로 류머티스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성인 궤양성 대장염, 건선, 건선성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에 사용되며 2017년 4월에 미국 판매가 허가되었다.

또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렌플렉시스 외에도 브렌시스, 삼페넷 등의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하여 유럽과 미국 시장에 진입했거나 진입할 예정에 있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램시마 관련 매출액은 2017년 2분기 셀트리온 전체 매출의 88%, 2018년 1분기에도 82%에 이를 정도로 비중이 컸지만 2018년 2분기에 이르러서는 18%로 급격하게 하락했다. 이와 같은 현상이 발생한 이유로 업계에서는 미국 시장에서의 램시마 관련 매출을 포함하지 않은 것과 유럽 시장에서 경쟁자들의 진입으로 시장 자체가 치킨 게임 형국으로 변해 램시마 판매 단가가 하락한 것을 꼽고 있다.

아직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미국 시장에서 램시마 판매는 성장을 하고 있지만 유럽시장의 경우 램시마의 경쟁제품인 삼성바이오에페스의 플릭사비와 산도스의 제슬리가 시장에 진입하면서 출혈 경쟁에 가까운 가격할인 경쟁을 펼쳐 2분기 기준으로 53%의 점유율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액은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이 경쟁자의 진입으로 기존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레드오션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한국 바이오 기업들은 신제품을 개발하여 퍼스트 무버의 지위를 오래 지속하는 것이 시장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서 한국 정부도 한국 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할 필요가 생긴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기술개발비용의 자산처리 시점에 관한 지침은 한국 바이오 기업들에게 회계 처리의 불확실성을 제거할 수 있다는 면에서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바이오시밀러 관련해서는 임상 1상 개시 승인이후에 자산처리가 가능하도록 하여 비교적 조기에 자산처리가 가능하도록 했다. 이는 미국의 연구결과 임상 1상 개시 승인 이후 최종 승인율이 약 60%에 달해 주주 보호에 미흡하지 않고, 조기에 자산 처리를 할 수 있도록 하여 새로운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또한 금융감독원은 제약, 바이오 기업이 개별 상황에 따라 합리적인 이유를 근거로 이번 지침과 달리 판단해 회계 처리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감독 기준을 획일적으로 적용하지 않아 개별 기업들이 이유를 충분히 소명할 경우 지침에 표기한 시점보다 앞선 시점에도 자산처리를 할 수 있어 기업들이 새로운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주저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이와 같은 조치 외에도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는 새로운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재정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R&D 비용에 대한 세제지원이라던가, 새로운 바이오시밀러에 건강보험을 적용하여 국내 시장을 확보하게 하는 등의 지원은 고려해봄직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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