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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기획] 휴머노이드 기술 ‘추격자 한국’ 속도 내려면 필요한 것
염정민 기자  |  2580@newswor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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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31  05: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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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_진우현 뉴스워커 그래픽 2담당

[뉴스워커_기획] 휴머노이드(Humanoid)란 인간의 신체 구조를 본 따 인간의 동작을 가장 잘 모방할 수 있도록 설계된 로봇을 말한다. 한국의 KAIST가 개발한 휴보(HUBO), 일본의 혼다가 개발한 아시모(ASIMO) 등이 휴머노이드의 대표적인 예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휴머노이드는 휴보처럼 인공지능인 AI가 조종하는 로봇 외에도 사람이 로봇 안에 탑승해서 혹은 로봇 밖에서 조종하는 것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최근 이 휴머노이드 개념이 주목을 받기 시작하고 있는데 이유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미국 현지시각으로 지난 10월 14일 자신의 트위터에 “it‘s time to create a mecha.”라는 글을 올렸기 때문이다. 머스크가 올린 글은 대략 “메카를 만들 때가 왔다.”로 번역할 수 있는데 그가 과거에도 자신의 트위터에서 언급한 내용을 실제로 사업화한 적이 있기 때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메카는 Mechanic에서 나온 단어로 일반적으로 건담, 마징가, 태권 V와 같이 인간이 탑승하여 조종하는 로봇을 지칭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머스크가 킬러 로봇을 만들겠다고 주장한 것이 아닌가하는 추측도 나오고 있지만, 머스크는 스톡홀름에서 개최된 ‘2018 국제 인공지능 공동회의(IJCAI)’에서 킬러 로봇의 인공지능 개발에 협력하지 않겠다고 서약한 바 있어 설득력은 떨어진다.

하지만 사람이 탑승하는 로봇에는 킬러 로봇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아마존 CEO인 제프 베저스가 직접 시연한 ㈜한국미래기술의 ‘메소드-2’와 같은 산업용 메카도 존재하기 때문에 일론 머스크가 메카 제작을 실행에 옮긴다면 휴머노이드 산업계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휴머노이드 부문에서 경쟁력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

산업용 로봇과 달리 휴머노이드 로봇 부문은 상용화 단계로 진입했다는 평가보다는 연구 진행 단계로 평가되는 것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기업의 매출이나 영업 이익 지표로 산업 기술 수준이나 경쟁력을 측정하기보다는 국제 대회나 연구 실적으로 기술 수준을 가늠하는 쪽이 더 용이하다.

이런 배경에서 미국방성 DARPA(고등연구계획국)가 개최한 2015년 DRC(DARPA ROBOT CHALLENGE)에서 KAIST 팀의 휴보가 우승을 차지한 것을 보면 한국의 기술력 수준이 높음을 입증하고 있다.

DRC는 2011년 3월에 발생한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와 같은 재난 상황에 대응하는 로봇을 개발하고자 DARPA가 기획한 대회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원자로의 격납 용기가 손상되어 대량의 방사선이 방출되었을 때 로봇 기술 수준이 낮아 그를 봉쇄할 로봇이 개발되지 않았던 관계로 도쿄 전력은 고준위 방사선이 방출되고 있는 현장에 50명의 기술자를 투입하여 방사선 피해 확산을 저지하는 시도를 벌인다.

만약 재난 현장에서 인간을 대신하여 작업할 수 있는 로봇이 개발되었더라면 고준위 방사선의 피폭으로 목숨을 위협받을 수 있는 현장에 인간을 투입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란 생각에서 DRC는 기획된 것으로 볼 수 있다.

DRC에서는 대회에 참가한 로봇에게 차량 운전, 차량 하차, 문 열고 들어가기, 밸브 잠그기, 전동 공구로 벽 뚫기, 플러그 꼽기, 장애물 돌파, 계단 오르기의 여덟 가지 과제를 수행하도록 지시했는데 한국의 KAIST 팀은 모든 과제를 빠른 시간 안에 훌륭하게 수행했다.

KAIST 팀은 결승에서 8점을 획득하고 주어진 과제를 44분 28초 만에 완수하여 같은 8점을 획득했지만 과제 완수 시간에서 6분 정도 뒤진 IHMC ROBOTICS를 제치고 우승했다. 특히 기계공학에서 세계 최고라고 평가받는 MIT(메사추세츠 공과대학, 6위)을 누르고 우승한 것은 한국의 휴머노이드 기술 수준을 세계에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한편 2017년 3월 아마존이 개최한 ‘마스(MARS) 2017’에 참여한 한국 중소기업인 ㈜한국미래기술의 ‘메소드-2’ 또한 한국 휴머노이드 기술 수준이 낮지 않음을 입증하고 있다.

메소드-2는 4.2m의 크기, 무게 1.6t로 현존하는 휴머노이드 중 가장 큰 로봇이지만, 마스 2017에서 아마존 CEO 제프 베저스의 조종에 맞추어 정밀한 팔 동작을 선보이는데 무리가 없었다. 제작사에 따르면 메소드-2의 상체는 탄소 섬유 80%, 알루미늄 합금 20%, 하체는 알루미늄 합금 100%로 만들어졌고 동력원은 전기 모터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소드-2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에 조종석에 탑승한 베저스조차 자신이 “왜 내가 시고니 위버(영화 에어리언에서 휴머노이드를 탄 배우) 같은 기분이지?”라고 하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는 메소드 2의 탑승이 끝난 후 자신의 트위터에서도 ㈜한국미래기술의 기술력을 또 한 번 극찬하기도 했다.

한편 ㈜한국미래기술의 임현국 대표는 2018년 5월 메소드-3를 공개하면서 로봇 제작에 사용되는 작은 부품까지 자체 제작을 하고 있으며 다른 분야의 로봇 기술도 곧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메소드 씨리즈의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지만 높은 수준의 완성도를 보일 경우 산업, 재난 현장 뿐 아니라 군사용으로도 사용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내어놓았다. 게다가 앞선 ‘마스(MARS) 2017’에 참여했던 메소드-2를 보며 아마존 작업자의 미래라는 평가가 내려질 정도로 산업 현장에서는 이미 한국 휴머노이드인 메소드-2의 채용가능성을 높게 예상하고 있다.

◆  빠르게 향상되고 있는 세계 휴머노이드 기술 수준

2015 DRC에서 6위를 차지했던 MIT팀(현재는 보스턴 다이내믹스 팀)의 아틀라스가 통나무를 뛰어넘고 단차가 높은 계단을 연속적으로 오르는 영상이 최근 유투브에서 공개되면서 휴머노이드 관련 기술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2015년 당시에도 미국 로봇들이 낼 수 있는 출력이 우승을 차지했던 휴보의 출력보다 강하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최근 공개된 영상에서는 아틀라스가 빠른 속력으로 통나무를 뛰어넘고 약 40cm 높이의 계단을 빠르게 오르는 모습을 보이면서 2015년에 비해 많은 개선을 이루었다는 것이 지배적인 평가다.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AIST) 또한 ‘HRP-5P’라는 산업용 로봇을 공개했는데 해당 로봇은 스스로 11kg 정도의 석고 보드를 들어올려 자율적으로 벽체 시공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사는 빌딩, 주택을 시공하는 작업과 항공기와 선박 등을 조립하는 작업에 HRP-5P를 투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HRP-5P의 작업 속도가 인간의 속도에 비해 느리기 때문에 빠른 시간 안에 인간을 대체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같은 인간이 쉽게 진입하기 힘든 현장에 투입되기까지는 그리 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한국 휴머노이드 기술 수준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 일본을 중심으로 세계 휴머노이드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이상, 체계적인 검토와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한국 휴머노이드 관련 기술 발전을 지원할 필요는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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