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KB국민은행에 1인자 자리 빼앗기고 올 상반기에도 4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순이익 감소

[뉴스워커_기업진단] 업계 1인자 자리를 탈환하기 위해 위성호 신한은행장이 글로벌 사업 확대와 디지털전환 두 측면에서 힘쓰고 있는 모습이다.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1958년 출생으로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후 1985년 신한은행에 입사했다. 입사 후 신한금융에서만 근무한 정통 ‘신한맨’이다. 신한은행 최초의 프라이빗뱅킹(PB) 전문지점인 강남 프라이빗뱅킹센터의 초대 센터장을 역임했고, 신한금융지주 부사장과 부행장, 신한카드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다.

▲ 그래픽 속 인물 위성호 신한은행장, 그래픽 뉴스워커 진우현 그래픽 1담당

신한카드 사장 재임기에 외형성장을 주도하고 국내 카드사 최초로 해외에서 신용카드사업 승인을 받는 등 성과를 인정받아 2017년 3월 신한은행장의 자리에 올라서게 됐다.
신한은행은 2016년까지 순이익 1위로 ‘리딩뱅크’ 자리를 지킨 바 있다. 허나 업계의 치열한 경쟁으로 지난해 업계 순위는 지난해 말 기준 3위로 추락했고, 순이익도 4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감소했다.

신한은행의 2017년 순이익은 1조 7,11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1.8%가 감소했다. 반면 1위를 차지한 국민은행은 2017년 순이익이 전년대비 125.6% 급증한 2조 1,750억 원을 기록했다.

2위인 KEB하나은행도 순이익이 전년대비 53%가 증가한 2조1,035억원이었다. 신한은행의 비이자이익은 7907억원으로 지난해 기준 4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1조원을 넘기지 못했다. 올 상반기 당기순익에서도 1인자 자리를 탈환하지 못한 채 2인자 자리에 머물렀다. 4대 시중은행의 2018년 상반기 당기순익은 KB국민은행이 1조3,533억원으로 1위, 신한은행이 1조2,718억원으로 2위, 우리은행이 1조2,369억원으로 3위, KEB하나은행이 1조1,933억원으로 4위였다. 전년동기대비 순익이 4.9% 감소한 신한은행을 제외한 세 은행은 모두 각 사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려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 출처: 금융감독원

◆ 성장잠재력 높은 동남아 지역 적극 공략, 큰 성과 거둬

신한은행은 위 은행장이 작년 3월 취임식에서 “앞으로는 아시아 유망 시장 내 인수합병이나 지분투자 등 다양한 방식으로 글로벌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공표한 것처럼 해외 네트워크 다변화에 주력하고 있다.

2017년 12월 말 기준 20개국 158개의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신한은행은 글로벌 은행으로 진화하기 위해 국가별 상황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자체 경쟁력을 제고하는 ‘오가닉(Organic)’ 성장과 아시아 유망 시장 내 인수합병이나 지분투자 등 ‘인오가닉(Inorganic)’의 투트랙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성장잠재력이 큰 동남아 지역에 집중, 성과를 내고 있다. 가장 성과가 좋은 지역은 베트남이다. 국내 은행이 앞 다투어 베트남 내 영업망을 넓히자 초격차를 내기 위해 위 은행장은 취임 후 한달 만에 신한베트남은행을 통해 호주 ANZ은행의 베트남 소매 금융부문을 인수해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베트남 금융당국으로부터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수탁업무를 국내은행 가운데 최초로 인가 받기도 했다.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기업 및 현지기업에 외환관리서비스와 현지 시황정보를 제공하는 글로벌 트레이딩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2017년 12월 기준 총자산 33억 달러로 HSBC은행을 제치고 베트남 외국계 은행 1위에 우뚝 섰다. 이로써 지난해 해외점포 순이익은 2350억원을 기록해 2016년(553억원)대비 30.8%가 증가했다.

공격적인 해외진출 전략으로 신한은행의 당기순이익에서 글로벌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5.2%였던 것에서 2014년 말에는 8.6%로 증가했다. 2016년말 기준으로는 9.3%, 2017년 말 기준으로는 13.7%로 증가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13%를 기록했다. 신한은행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글로벌 리딩뱅크’를 목표로 2020년까지 글로벌 손익비중 20%를 기록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 출처: 신한금융지주

◆ 디지털 플랫폼 혁신으로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 고객의 니즈 충족

신한은행은 디지털 혁신에도 박차를 가해 모바일 거래 채널의 리브랜딩으로 고객의 다양한 니즈도 충족시키고 있다. 기존 S뱅크, 써니뱅크 등 6개의 앱을 통합해 지난 2월 모바일 플랫폼 ‘쏠(SOL)’을 지난 2월 선보였다. 쏠은 사용자 경험을 크게 개선하고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에 맞는 상품 추천 기능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개방형 플랫폼 전략에 따라 기존 컨텐츠 고도화 및 타업종과의 제휴도 확대해 서비스 차별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부동산 플랫폼을 오픈해 부동산 정보 검색부터 한도 조회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프로야구 구단별 전력분석 데이터를 제공하는 서비스와 자동차 대출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을 위한 서비스 등 다각적인 생활금융 플랫폼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보수적인 은행권에서 기존의 틀을 깨는 고객중심의 사고로 모바일앱을 재설계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실용성과 편의성으로 가입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10월 중순 현재 700만명을 돌파했다.

◆ 업계 내 치열한 경쟁과 대내외적 불확실성은 넘어야할 산

지난해 인터넷 뱅킹이 등장하는 등 은행업계는 몇 년 새 큰 변화를 겪었다. 각 은행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으며,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소매금융분야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으며, 하나은행은 글로벌 영업망 분야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우리은행은 기관영업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해외 시장도 더 적극적으로 개척해야 한다는 평도 있다. 해외지점과 수익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으나, 수익의 절반 이상을 해외영업으로 창출하는 해외의 주요 은행과 비교하면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우리나라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고, 미국 금리가 인상되며 강대국 중심으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는 등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대두되는 것도 방해요소로 꼽힌다. 금리 인상기 속 은행업계가 공격경영을 예고한 가운데, 올해 공격경영 전략으로 신한은행이 리딩뱅크를 탈환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