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워싱턴] 현대·기아차가 주요 부문 임원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미주법인장이 1년 만에 교체돼 외신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차는 미래 기술을 개발·개편하기 위해, 글로벌 제품 전략 및 디자인 책임자를 임명하고 새로운 사업부를 신설했다.

현대차의 주식은 최근 9년 만에 최저치로 하락했으며, 미국발 리콜 및 환율 악재로 고심하고 있어, 이번 인사단행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외신은 관측하고 있다.

▲ 이경수 현대차 미국법인장이 지난 9월 미국 법인장에서 교체됐다. 이를 놓고 미국 외신에서는 임원 재편에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그래픽_진우현 뉴스워커 그래픽 2담당

◆ 1년 만에 미국법인장 교체

로이터통신, 클래임저널, 씨넷 등 외신은 29일(현지시간) 현대·기아차의 임원 개편이 최근 3분기 실적 악화와 관련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현대·기아차의 대대적인 인사 개편은 상속인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 부사장이 승진된 지 한 달 만에 나온 것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현대·기아차는 이동성 서비스 개발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인공지능(A.I) 연구실을 신설했다. 또한 수소차량 생산을 두 배로 늘리기 위해 연료전지자동차 부분도 신설했다.

이러한 인사 단행에는 현대·기아차가 지난주 발표한 3분기 실적 악화 및 미국리콜과 관련된 일회성 비용 4억4천만달러 등 악재에서 비롯됐다고 외신은 관측했다.

특히 리콜 문제는 현대차가 새롭게 선보였던 SUV 라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외신은 지적했다. 현대차는 당초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의 판매부진으로 5년 연속 연간 이익 감소 이후, 새로운 SUV 라인을 선보이며 회복세를 보였다.

이러한 가운데, 현대차 미주판매법인(HMA) 이경수 법인장이 한국 본사의 자문으로 가면서 미국 법인장 자리에서 떠나게 됐다. 그는 지난해 9월 미국법인 법인장에 임명됐으며, 이번 인사로 약 1년ㅠ만에 법인장 자리에서 내려온 셈이다.

현재 새로운 법인장은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이번 조치에 현대차 미법인 대변인은 “정기적인 전체 임원 개편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법인장의 임기가 약 3년 정도임을 가만할 때, 이번 인사 조치는 미국 시장에서의 실적부진과 리콜 사태에서 기인됐을 것으로 외신은 분석했다. 현재 미국에서 현대차와 기아차는 비충돌 엔진 화재 문제로 인해 미국 상원위원회 청문회 요청을 받은 상태다.

외신은 “정의선 부사장의 이번 인사 단행으로 인해, 그의 80대 아버지가 대표인 한국에서 두 번째로 큰 그룹의 총수를 승계하는데 한 단계 근접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개편은 현대의 일반적인 경영진보다 한 달 더 빨리 시작 됐다”며 “현대차의 실적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해소하려는 시도로 관측된다”고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현대·기아차는 “이번 인사 단행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 미래기술·디자인 강화 의지

이번 인사 개편은 미래기술과 디자인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외신의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번 현대·기아차의 인사 개편에 외신이 주목한 인사는 토마스 쉬미에(Thomas Schemera) 부사장이다. 쉬미에 부사장은 BMW M 북남미 사업총괄에서 올해 현대차 고성능사업부장으로 임명된 바 있다. 향후 쉬미에 부사장은 상품전략본부장을 맡아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수소전기자동차 등 제품 기획을 책임질 전망이다.

현재 현대디자인센터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의 현대·기아차 디자인 최고 책임자(CDO)로의 이동도 눈에 띄는 인사 개편이다. 동커볼케 부사장은 푸조, 폭스바겐 등 브랜드의 디자인을 맡았던 디자이너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현대·기아차는 △연료전지사업부 김세훈 신임 사업부장 △현대기아차 AIR Lab 총괄 김정희 이사 △현대차 러시아권역본부 이영택 본부장 등의 인사를 단행했다.

외신은 “현대차가 자율자동차, 전기자동차, 승용차 공유 서비스 등 최신 기술에 대한 포용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며 이번 인사 단행의 의미를 분석했다.

외신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최근 작업용 착용로봇(H-VEX: Hyundai Vest EXoskeleton) 개발을 시작으로 미래의 고 부가가치 로봇 산업으로의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이번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11월 1일부로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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