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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 거제 살인사건에 쏟아지는 분개한 민심..‘상해치사’ 아닌 법감정 반영한 혐의 적용 촉구 ‘한목소리’-살인죄 VS 상해치사 쟁점...심신미약·주취감형 반대 청원 30만 돌파..형법 재정비 필요 목소리도
김태연 기자  |  2580@newswor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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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07  11: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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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김태연 기자] 20대 남성이 왜소한 체격의 50대 여성을 폭행해 숨지게 한 ‘거제 살인사건’과 관련해 가해자 처벌을 두고 국민들의 분개한 민심이 들끓고 있다.

경찰이 심신미약 주장을 인정하는 형법을 적용하는 처벌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부실수사와 관련한 비판과 함께 국민의 법 감정을 반영한 처벌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음주 범죄 조항을 신설해 술에 만취해 범죄를 저지르는 사안에 대해서는 엄격한 처벌을 적용해야 한다는 형법 태도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 20대 남성이 왜소한 체격의 50대 여성을 폭행해 숨지게 한 ‘거제 살인사건’과 관련해 가해자 처벌을 두고 국민들의 분개한 민심이 들끓고 있다.<그래픽_황성환 그래픽 1담당>

◆ 피해자는 사회적 약자..가해자·피해자 연관 없는 묻지마 범죄

‘거제 살인사건’은 피해자와 가해자가 아무런 연관 없는 일명 ‘묻지마 범죄’로 경찰 조사 결과 파악됐다.

10월 4일 새벽 2시36분께 경남 거제시 한 크루즈 선착장 인근 길가에서 박모(20)씨가 50대 여성을 수십 차례 폭행해 숨지게 했다.

주변 CCTV 판독 결과 박씨가 길가에 있던 이 여성에게 다가가 얼굴, 머리, 배 등을 주먹과 발로 20여분 가량 폭행한 뒤 의식을 잃은 여성을 끌고 다니는 장면이 담겼다.

왜소한 체격의 여성은 영문도 모른 채 박씨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했고, 무릎을 꿇고 살려달라고 애원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여성은 인근 주민들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폭행을 당한 지 5시간여 만에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숨진 50대 피해자 여성은 키 132CM, 몸무게 31KG의 왜소한 체구의 소유자로 일찍 남편을 떠나보낸 뒤 폐지를 주우며 생계를 이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주거하던 곳이 뚜렷하게 없고 거제 선착장 인근 다리 밑 소파 밑에서 생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박씨가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에 대한 국민들의 분통이 터져 나오는 모습이다.

◆ ‘상해치사 VS 살인혐의’..경찰과 검찰 엇갈린 판단

사건 발생 당시 사건 현장을 지나가던 시민의 출동을 받고 출동한 경찰은 피의자 박모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한 뒤 살인혐의가 아닌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상해치사와 살인을 가르는 기준은 범행에 ‘고의성’이 있었는가에 대한 여부다.

박 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하기 위해선 폭행 당시 박 씨가 피해자를 살해할 의도가 있었는 지 입증해야 하는데 출동 당시 경찰은 박 씨가 술에 취해 아무것도 기억에 나지 않는다는 박 씨의 진술을 우선적으로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검찰은 경찰과 엇갈린 판단을 나타냈다.

검찰은 박씨의 폭행이 72번에 달할 만큼 잔혹했던 점, 국민의 법 감정이 박씨 범행을 상해치사로 보지 않고 살인혐의로 보고 있는 점, 박씨가 여성의 머리, 얼굴 등을 집중 폭행한 점과 범행 며칠 전과 전날 휴대전화에서 ‘사람이 죽었을 때’, ‘사람이 죽었는지 안 죽었는지’ 등을 검색한 것 등을 미루어 살인 의도가 있었다고 판단해 박씨를 살인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지난 2일 CBS 라디오를 통해 사건을 수사한 창원지검 통영지청 류혁 지청장은 “30여분에 걸쳐서 무차별적으로 폭행을 가한 점, 피해자가 전혀 저항할 수 없었던 점 등을 고려해 살인죄에 더 적합한 행위라고 보아서 살인죄로 의율을 변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찰과 검찰의 법 적용 판단이 살인죄와 상해치사 등으로 엇갈리고 있고 피의자 측이 심신미약과 음주 등을 주장하고 있어 검찰은 피의자 측 심신 미약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도록 혐의 입증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 경찰 부실수사 논란에 불 붙는 비판 여론..‘가해자 엄벌’ 청원 등장

경찰과 검찰의 혐의 판단에 대한 입장이 엇갈리면서 해당 사건은 경찰의 부실수사 논란으로도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누리꾼들은 사건 발생 초기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는 경찰 브리핑 내용에 분개하며 “한국은 술 취해 범죄 저지르면 감행되는 나라”라며 강력한 항의를 이어가고 있다.

현행법상 사람의 신체에 상해를 가해 숨지게 한 상해치사죄는 3년 이상 유기징역에 처한다.

반면 살인죄는 최대 사형과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어 형법상 형량의 경중 자체가 다르다.

범죄의 잔혹성에 비해 주취감경에 대한 혐의 적용에 비판이 높아지자 비판 여론은 국민청원 게시판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월 31일 ‘'132cm, 31kg의 왜소한 50대 여성이 180cm가 넘는 건장한 20세 남성에게 아무런 이유 없이 끔찍한 폭행을 당해 숨졌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에 따르면 청원자는 ”정말로 어려운 형편에 좌절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던 선량한, 사회적 약자가 영문도 모른 채 극심한 폭행을 당해 숨졌다“며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사람들, 감형 없이 강력하게 처벌해달라“고 주장했다.

해당 청원은 게시된 지 3일 만에 30만 여명의 동의를 얻어 청와대 답변을 받을 수 있게 됐다.

◆ 전문가들, 심신미약·주취감형 관련 ‘형법 재정비’ 주장도

경찰의 부실수사와 상해치사 혐의 적용 검토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자 음주에 의한 주취감형을 인정하는 형법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형법 10조에 나와 있는 주취에 의한 심신장애로 인한 감형 규정이 흔히 살인죄에 적용되는 사례도 빈번해 형법상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형법학자의 주장도 있다.

중앙일보를 통해 박미숙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이번 사건의 경우 범행 이전에 (피고인이) 휴대전화로 사람이 죽었을 때 어떻게 되는지 검색하고 어떤 현상이 나타나는지 (행위 도중에)관찰했다면 피해자는 실험 대상이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처럼 철저한 정신감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형법 10조에 심신장애로 인한 감경규정이 있고 주취에 의해 우발적 살인에도 흔히 적용이 되는데 이 부분은 입법론적인 관점에서 형법상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검찰이 살인죄 혐의 입증에 집중하겠다는 입장 발표에도 여론의 분노는 사그라들지 않는 모습이다.

과거에도 심신미약이 인정돼 감형된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만취 범죄가 적용돼 9살 여아를 성폭행한 조두순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다.

앞서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역시 피의자가 우울증에 의한 심신미약을 주장하고 있어 이번 사건만큼은 심신미약 혐의 적용을 피할 수 있어야 한다는 평균적 여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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