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레이크 없는 정세를 펼쳤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평가의 성격이 강한 이번 투표는 미 중간선거 사상 처음으로 투표자가 1억 명이 넘는 등 관심이 뜨거웠던 미국 중간선거로 기록될 전망이다. <그래픽_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 1담당>

6일(현지시간) 실시된 미 중간선거에서 야당인 민주당은 하원에서, 집권당인 공화당은 상원에서의 승리가 확실시 되고 있다. 브레이크 없는 정세를 펼쳤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평가의 성격이 강한 이번 투표는 미 중간선거 사상 처음으로 투표자가 1억 명이 넘는 등 관심이 뜨거웠다. 투표자의 주목을 끌었던 이슈는 일명 ‘오바마 케어’라고 불리는 ‘건강보험’과 ‘이민정책’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민정책’과 ‘경제호황’을 주장했고, 민주당은 ‘건강보험’과 ‘총기규제’를 이슈로 삼았는데 하원은 민주당이, 상원은 공화당이 더 많은 의석을 차지함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와 반대가 팽팽히 맞섰다고 볼 수 있다. 이로써 그동안 독주체제였던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 하원은 민주당, 상원은 집권당 공화당이 앞서

6일(현지시간) 치러진 미 중간선거에서, 7일 오후 7시 20분 현재(현지시간·한국시간으로는 8일 오전 9시 20분) 하원 435석 가운데 민주당이 222석을 차지해 과반을 넘겼다. 전 선거에서 235석을 차지했던 공화당은 196석에 그쳤다. 최종적으로는 하원이 229석 공화당이 206석을 차지할 것으로 미국 언론들은 예상하고 있다.

반면 상원에서는 100석 가운데 집권당인 공화당이 기존보다 2석 늘어난 53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투표율은 49%로 미 중간선거 사상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미국의 중간선거는 보통 40% 안팎이었음을 감안하면 유래없는 기록이다. 이렇게 이번 미국 중간선거가 이슈가 됐던 것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국제 사회에서 각종 트러블을 일으켰던 트럼프 대통령 스타일에 대해 평가를 하겠다는 미국민들의 의지이기도 하다.

이번 선거 결과가 보여주듯 트럼프 대통령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CNN은 출구조사를 통해 유권자 55%가 현 집권당인 공화당의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리고 투표에 영향을 준 정부 정책으로 41%가 ‘건강보험’을 꼽았고, 이어 이민정책 23%, 경제 21%, 종기규제(11%)를 꼽았다. 민주당은 오바마 케어를 내세우며 의료보험 확대를 강조화고 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오바마 케어의 영향력을 줄기기 위한 정책을 펴왔으나, 이에 대한 적절한 대안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정부 보조금만 삭제해 오히려 보험료 부담을 높였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결국 이 부분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에 영향을 주게 된 것이다.

◆ 브레이크 없는 독주, 멈출 수 있을까

하원에서 민주당이 과반수 이상 차지할 것으로 확실시되면서 앞으로 트럼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체로 그동안의 독주에 제동이 걸리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간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고 있었고, 공화당이 행정부와 입법부까지 차지하고 있던 권력 구도에서 민주당이 하원에서 과반 이상을 차지해 트럼프 대통령의 독주를 저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향후 국제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미·중 무역분쟁은 어떻게 될까. 일각에서는 미중 무역분쟁이 완화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우고 있는 미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견제를 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탈환하면서 미·중간 무역분쟁이 다소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대중 강경 노선은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분쟁이기 때문에 미·중 갈등은 공화당에만 국한된 이슈가 아니라는 뜻이다. 크리스토퍼 미 존슨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은 6일(현지시간) “많은 사람들이 중간선거 이후 상황이 바뀔 것이라고 보지만, 중간건거가 미·중 관계의 전반적인 궤도를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중국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도 트럼프 대통령처럼 강경하기 때문이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원과 새러드 브라운 의원은 무역전쟁이 고조되던 3월에 중국을 더욱 압박하기 위한 조치를 하라는 뜻의 발언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동맹국가에게까지 관세를 부과하는 하면서 여러 갈등을 일으켰던 그간의 독주에 대해 민주당이 견제를 완화하거나 속도 조절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나온다. 즉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트럼프의 행보를 저지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로써 국제 정세의 불안 요소 하나가 제거된 것이라는 판단을 투자자들은 한 것이고, 이는 증시에 즉각 반영됐다. 뉴욕증시는 7일(현지시간) 상승세로 출발했고, 코스피도 8일 2,100선을 회복하며 상승세를 보였다.

◆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은?

미국 상하원 권력이 나눠진 이 상황이 한반도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리로서는 촉각이 모아지는 부분이다. 물론 대북 제재를 유지하면서 대화와 협상으로 북한 비핵화 문제를 풀어간다는 큰 틀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협상 스타일에는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워싱턴에 있는 한미경제연구소(KEI) 김연호 연구위원도 “민주당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준비없이 협상에 임한다는 비판을 해왔다”며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게 되면 정치공세나 청문회 등의 형태로 트럼프 행정부의 협상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지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상당한 압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이번 중간선거로 상원과 하원의 권력이 나눠지면서 그동안 미 보호주의를 앞세워 국제정세와 시장의 흐름을 불안하게 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견제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셈이고, 이는 향후 국제 정세 및 시장, 나아가 한반도 정세에 긍정적인 요소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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